어느 날 회사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나는 집 근처 공원에 잠시 차를 세웠다.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네 꼬마들의 야구경기를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1루 수비를 보고 있는 아이에게 점수가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아이는 웃으면서 말했다."우리가 14:0으로 지고 있어요." 내가 말했다. "그런데 넌 그다지 절망적이지 않아 보이는구나." 그러자 아이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절망적이라구요? 왜 우리가 절망적이어야 하죠? 우린 아직 한 번도 공격을 하지 않았는데요."영혼을 위한 닭고기수프 기업 CEO이며 소설가인 미국
태국의 국왕 쥬라롱은 열살 난 아들의 황태자 즉위식을 위해 1887년 메남강 가에 50만불을 들여 황금사(黃金寺)를 세웠다. 이 사원은 네개의 작은 탑으로 에워싸고 있고, 황금의 판자와 보석류로 장식됐다. 사원 한 가운데는 대리석과 금으로 된 목욕탕이 있는데 황태자로 즉위하기 전 이 목욕탕에서 몸을 씻는 통과의례를 거쳐야 했다. 그런데 이 어마어마한 목욕탕은 황태자가 단 한번 쓰고 난 뒤에는 영원히 사용하지 않았다.일반적으로 목욕은 청결이나 미용·건강·치료의 목적으로 이용되지만 종교적 또는 의식의 수단으로
여름이 되면 산이나 바다로 피서를 떠나는 일을 바캉스(vacance)라 한다. 이 말은 영어가 아니고 프랑스어다. 프랑스 사람들은 유별나게도 바캉스를 즐긴다. 그들이 돈을 모으는 이유 중 하나도 여름이 되면 이름난 휴양지나 유명한 해수욕장에서 멋진 휴가를 즐기기 위함이다. 그런 탓으로 바캉스라하면 그럴듯한 곳에 가야하는 것으로 여기는데 그건 단지 그들의 문화일 뿐이다.유럽에서 바캉스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유두(流頭)가 있다. 음력 유월 보름으로 올해 양력으로는 7월 17일이다. 유두는 목욕과 깊은 관계가 있다. 유두란 '동류두
어느날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물었다. "사(師:子張)와 상(商:子夏)은 어느 쪽이 어집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 "그럼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子曰, 過猶不及)." 논어 선진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 과유불급이다.공자가 제(齊)나라를 방문했을 때였다. 환공의 곁에 신기한 그릇하나가 있었다. 이 그릇은 속에 아무 것도 담지 않으면 기울어지고, 가득 채우게 되면 자빠지지만, 적당히 채웠을 때는 반듯하게 섰다. 이 그릇
인도 참바랑 지방에서 자라는 벼는, 사람만이 생각할 수 있다는 가설을 비웃고 있는 듯하다. 간혹 동물의 세계에서는 재난이 오기 전에 그것을 알아차리고 제 살길을 찾아 이동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식물이 그런다는 것은 참으로 드문 일이다.참바랑 지방의 벼는 놀랍게도 자연재해를 미리 알아차린다. 이 벼는 본래부터 키가 보통 1.5m 정도의 높이로 자란다. 그런데 참바랑 지방에는 해마다 자연의 횡포인 큰 홍수가 진다. 심할 때는 수위가 6m를 넘길 때도 있다고 한다. 홍수가 진 그해는 모든 식물들이 물속에 잠겨 다 썩어버리고 말 일이다.
미국 오리건주(州)에서는 청소년이 비행을 저지르면 그 부모에게 책임을 물어 벌금을 내야하는 '부모연좌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랬더니 소년 범죄율이 40%나 줄었다고 발표하자 다른 주에서도 이 법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자식의 잘못에 대해 아버지에게 그 책임을 묻는 제도는 세계에서 우리가 선진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식이 잘못해 문제가 되면 그날 밤 아버지는 아들을 불러내 함께 조상이 묻혀 있는 무덤으로 간다. 아버지는 무덤 앞에서 먼저 고한다. "제 자식놈이 이렇게 된 것은 모두 제가 잘못 가르친 탓이오
음식의 맛을 낼 때 참깨를 써야 할 곳과 들깨를 써야 할 곳이 따로 있다. 각각은 같은 듯 다르다. 자녀교육 역시 학교와 가정은 각각의 그 역할이 다르다. 교육학자 세르스키의 조사에 의하면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에서 67.2%는 부모라고 답한 반면, 17.1%만이 학교라고 답했다. 독일에서의 연구인데, 이는 비단 독일뿐 아니라 부모의 교육권을 높이 인정하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그렇다.학교는 'instruct'(인스트락트·남을 가르치다)이고, 가정은 'ed
어렸을 때 잘못을 저지르면 엄마가 빗자루몽둥이를 들고 때리려 할때 삼십육계가 최고였다. 엄마도 아이가 고집부리며 얻어맞지 말고 집밖으로 도망쳐주길 바란다. 아무리 독한 엄마라도 아이를 집밖으로 쫓아내는 것으로 끝이다. 집에서 쫓겨난다는 것이 최고의 벌이다. 독자들 중에도 어려서 집에서 쫓겨난 경험을 한두 번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영국 부모들은 아이가 잘못을 저지르면 집밖으로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반대로 방에 가두어버린다. 밖으로 못 나가게 한다는 것은 자유로부터의 구속이고 아이의 생각을 규제하는 것이다. 영국에서 생
퇴근시간이다. 아침에 출근할 때 아내가 "오늘 퇴근하자 말자 바로와서 시장에 같이 가요. 며칠 후 제산데 장볼게 많아요"라고 했던 말이 기억나 서둘러 책상을 정리했다. 그런데 과장이 한다는 말이 "어이, 김 계장. 오랜만에 야근도 없는데 소주 한잔 어때?"직장상사의 제안에 김 계장의 고민은 깊다. "오늘은 안됩니다. 아내와 시장에 가기로 했거든요" 하고 단박에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렇게 말했다가는 쪼다에 병신소리 듣기 십상이다. 심지어는 직장에서 왕따 당하고 만다. 그러니 아내와의 선약을 포기하고 동료들과 술자리에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 서너살이 될 때까지 같이 잔다. 그러다가 아이가 크면 부부생활에 문제가 되니 다 큰 게 아직도 엄마 옆에 붙어 자느냐고 나무라며 제 방에 가서 자라 하지만, 이제껏 혼자 자보지 않은 아이는 부모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실랑이를 한다.미국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자기 방 침대에서 혼자 자게 만든다. 그들의 육아관은 철저한 독립에 둔다.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자신이 처리하고, 자신의 발로 걸어가기를 부모는 원한다. 미국부모는 아이도 중요하지만 부부생활이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아이에게 들
1850년에 발표한 나다니엘 호손의 장편소설 '주홍글씨'는 17세기 청교도의 도시 보스턴에서 일어난 간통사건을 주제로 다룬 작품으로, 죄지은 자의 고독한 심리를 묘사한 19세기 미국문학의 걸작이다. 헤스터 프린은 유부녀이지만 누군지 모를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아이를 교도소에서 낳고 가슴에 간통(adultery)의 첫 글자 'A'자를 달고, 평생 죄인이라는 낙인 속에서 살아야 했던 비운의 여인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다.고려시대부터 절도 전과자나 노비에게 낙인을 찍었던 적이 있다. 낙인하는 형벌을
중국 고사에 나오는 이야기다. 제물에 쓸 소를 한 마리 끌고 오자, 소는 자기의 죽음을 직감했는지 끌려가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치면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를 지켜보던 왕이 "소가 불쌍하니 살려주라"고 명령한다. 신하들이 "소를 살려주면 제사에 쓸 희생이 없는데 어찌합니까?" 하고 물었더니, 왕이 하는 말이 "소가 없으면 양이라도 잡아 제수로 쓰면 되지" 소나 양이나 불쌍하기는 매한가진데 임금의 어리석음을 비웃는 풍자다.2016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알후사이언 수도전력부 장관이 해임됐다. 알후사이언 장관은 국민들이 수도요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자금이 부족하자 도성을 드나들기 위해 사대문을 이용하는 행인들에게 '도성문 통행세'라는 이름으로 돈을 거뒀다. 유료 통행료의 시초다. 껄렁껄렁한 깡패 같은 놈들이 골목을 지키고 있다가 만만한 애가 지나가면 앞을 막아서서 여기 지나가려면 통행세를 내야 한다고 협박해 돈을 뜯는 일이 현대판이라면, 고전판은 산을 넘는 나그네에게 우루루 떼거리로 몰려가 통행세를 내라고 어거지를 부리던 옛날 산적들이다.이 대명천지에 자기 땅을 지나간다고 해서 길을 막고 통행료를 내라고 산적 같은 짓을 하는 곳이
흰 가마를 타고 시집가는 여자가 있었다. 죽은 신랑과 결혼하러 갈 때 꽃가마 대신 타는 것이 흰 가마다. 시집가서는 가문의 명예를 위해 처녀과부로 열녀가 되기를 강요받는다. 집안에 열녀가 나면 노역·군역·공세를 면제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처녀과부는 얼굴도 모르는 신랑의 무덤 앞에 가서 밤낮으로 슬피 울며 통곡해야 했다.어느 날 밤, 갑자기 무덤이 갈라지면서 울고 있는 처녀과부를 무덤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을 옆에 있던 하녀가 놀라 처녀과부의 저고리 섶을 붙잡고 늘어졌다. 이때 저고리 섶이 세모꼴로 찢어
제가 퀴즈를 내겠습니다. 문제① 미국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이 들고 있는 횃불은 오른손일까요? 왼손일까요? 문제② 로댕의 대표적인 조각품 '생각하는 사람'은 턱을 받치고 있는 손이 오른손일까요? 왼손일까요? 문제③ 남자들이 화장실에서 소변을 볼 때 오른손으로 지퍼를 내리는 게 편합니까? 왼손으로 내리면 편합니까? 이것 아니면 저것인 확률 50%인데도 쉽게 대답을 못하는 것을 보면 많이 헷갈리는 모양입니다. 답은 모두 오른쪽입니다.이번에는 질문입니다. 질문① 혹시 여러분의 아이가 숟가락질을 배울 때
아주에서 장승포 쪽으로 가면 대우병원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거기가 두모고개인데 옛날 그 고개에 장승이 서 있었기 때문에 '장승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영조 45년(1769)에는 고현면 이운에 소속된 10방 중의 하나인 '장승거리'라 불렀다. 그 후 고종 26년(1889)에 고현면 이운을 이운면으로 독립하고, 지명도 장승거리에서 장승포로 바뀌게 된다. 그런 탓에 지금 장승포 입구에는 지역의 상징인 석장승 두 개를 세워두고 있다.그럼 장승이 무엇인가? 신라 21대 소지왕(炤知王) 때 나라의 길을 합리적으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어릴 때 수없이 불렀던 윤석중 선생의 '봄나들이'라는 동요다. 노란 개나리가 피어 있는 울타리 밑으로 노란 병아리가 종종거리며 지나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개나리가 피기 전에 먼저 핀 산수유도 노란색이고, 생강나무도 노란색이다. 봄은 노란색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개나리는 혼자일 때 보다 여럿이 모여 군집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봄의 운치로는 단연 개나리가 최고다. '나리'란 나팔처럼 꽃을 피우는 백합과 식물을 부르는
사람들이 모여 살기 위해서는 생활에 가장 알맞은 입지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지형이나 기후는 물론이고 사람이 살아가는데 좋은 자연조건, 그리고 교통도 편리해야 하고, 다른 부족들이 침입했을 때 방어하기도 좋아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은 찾기 어렵다. 따라서 다른 조건은 다 포기하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조건이 있다면 물이다. 그래서 인간이 모여 살았던 곳은 강변 또는 바닷가 같은 물가였다. 오늘날 '마을'의 어원은 '물 '에서 온 말이다.그럼 '부락'이라는 말은 어디서 온
그리스 신화에서 달의 여신은 세레네(Selene)다. 그녀는 넓은 바다 오케아노스에서 아름다운 몸을 씻고, 빛나고 으리으리한 옷을 입고, 여러 마리 말이 이끄는 마차를 타고 하늘에 오른다. 그때 머리에 쓴 황금의 관이 캄캄한 밤 세계를 밝게 비춰준다.세레네와 미청년 엔디미온과의 연애는 너무나 유명한 신화다. 엔디미온 왕자가 사냥을 나갔다가 피곤하여 어느 서늘한 동굴에서 잠이 들었는데 때마침 세레네 여신이 하늘에서 이를 보고 있다가 이 청년에게 반하여 동굴로 찾아온다. 그리고 잠든 청년의 뺨에 몰래 키스를 한다. 세레네는 청년과 영원
조선백자의 경매가격은 얼마나 될까?1936년 경성미술구락부 경매에서 나온 18세기 '청화백자철사진사국화병'이 당시 경매 최고가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군수 월급이 70원 정도였던 시절인데 경매 시작부터 끝까지 따라붙는 일본인 대수집가 야마나카(山中)와 열띤 경쟁 끝에 간송 전형필 선생이 1만4589원에 낙찰 받았다. 그 후 어느 일본인 상인이 와서 10만엔에 사겠다는 것도 거절하며 우리 문화재를 지켰다. 이 병은 지금 국보294호로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조선백자가 외국 경매에서 고가로 팔린 것은 1994년 크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