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아이가 태어나 서너살이 될 때까지 같이 잔다. 그러다가 아이가 크면 부부생활에 문제가 되니 다 큰 게 아직도 엄마 옆에 붙어 자느냐고 나무라며 제 방에 가서 자라 하지만, 이제껏 혼자 자보지 않은 아이는 부모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실랑이를 한다.

미국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자기 방 침대에서 혼자 자게 만든다. 그들의 육아관은 철저한 독립에 둔다.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자신이 처리하고, 자신의 발로 걸어가기를 부모는 원한다. 미국부모는 아이도 중요하지만 부부생활이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아이에게 들어가는 시간과 품을 절약해 부부의 사랑에 보탠다.

그들은 원칙적으로 대서양 휴양지의 갈매기 예화를 자녀양육에 도입하는 사람들이다. 대서양 어느 바닷가는 아름다운 해변이라 휴양지로 개발됐다. 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붐볐다. 그런데 어느 해 갈매기들이 바닷가에 떼거리로 죽어 있었다. 갈매기의 죽음에 대해 조사한 결과 그것은 관광객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던져줬다. 과자를 던져주면 갈매기가 우르르 모여드는 모습을 보는 것이 관광의 한 코스였다. 갈매기들은 입맛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스로 먹이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됐다. 받아먹는 일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 휴양지를 품고 있는 도시의 산업이 몰락하면서 휴양객의 발길이 끊어져 버렸다. 이미 스스로 살 힘을 잃어버린 갈매기들은 사람들이 와서 먹이를 던져주기만 바라다가 굶어죽게 된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갈매기와 같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공짜가 아니다. 용돈도 용돈이 아니고 아버지의 구두를 닦거나, 슈퍼에 어머니 심부름을 하고 그 대가로 취하는 정당한 보수다. 그런 사회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논리가 먹혀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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