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 살던 일곱살 신원영군은 결국 암매장된 상태로 발견됐다. 범인은 원영군의 계모와 친부라고 한다.최근에 계모가 개입된 학대나 살인사건이 연이어서일까. 사건의 패턴이 이제 너무 익숙하다. 학대의 수법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그들이 자식을 죽여 놓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주고받았다던 문자메시지를 접한 순간, 인간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 이 이상 바
남북간의 긴장상태가 최고조에 이르렀음에도, 공천문제로 정국이 어수선함에도, 이를 덮어 버릴만한 원초적 위협으로 우리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바로 알파고로 일컬어지는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는 것이다.지난 3월 9일부터 펼쳐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은 현재 2번의 싸움 모두 이세돌이 불계패하며 알파고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고 말았다. 이
지난달 24일 광화문에서는 색다른 집회가 있었다. 이른바 '무인(無人)집회' 또는 '유령집회'로 불리는 홀로그램 방식의 집회가 열린 것이다. 지난해 4월 스페인에서 '공공시설 인근 시위금지법'에 대한 항의로 이 방식의 집회가 열렸는데 그것이 세계적으로 첫 번째 사례가 되는 모양이다. 광화문집회는 그래서 세계 두 번째라는 보도가 있었다. 집회를 주
미국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역대 최고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제재법안에 서명했다고 한다. 법안 발의에서 서명까지 걸린 시간도 매우 이례적일만큼 빠르게 이뤄져 이번엔 실질적 제재 의지가 느껴진다. 오바마의 서명으로 인해 미국의 북한에 대한 강력하고 독자적인 제재를 위한 법적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아무튼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로선 마음 한 켠으로 전쟁에 대한 불
남과 북 사이에 미사일을 두고 벌어진 공중전이 점입가경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고도의 공중심리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북이 저지른 미사일 발사에 대해 오랜만에 여야가 공히 같은 목소리로 규탄의 변을 쏟아내고 있지만 더 이상 진도를 빼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어렵게 꺼내든 개성공단 철수 결정에 대한 여론도 무조건 호의적이지만은 않을뿐더러 한미일 공조
복면은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얼굴 전체 또는 일부를 가리는 행위나 거기에 쓰이는 물건을 뜻한다. 지난해 노동계와 정계의 빅이슈가 됐던 복면시위와 복면금지법의 입법시도를 기억할 것이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복면을 쓰는 것을 이슬람국가 IS에 비유하며 비겁하고 저열한 시위형태라며 이례적인 비난을 했었다. 복면이 가지는 익명성이 시위의 참여율이나 과격함의
전체적인 경기침체로 공연계도 좀체 활기를 찾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작년 준비 단계부터 기대와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 있다. 뮤지컬 '마타하리'가 그 주인공인데,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의 한 재즈바에서 열린 쇼케이스는 이런 기대에 부응했다는 전언이다. 이날 쇼케이스에는 연출가 제프 칼훈랜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음악감독 김문정을 비롯해 배우들과
최근 치러진 대만의 총통선거에서 여성후보인 민진당 차잉인원(蔡英文)이 당선돼 8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현 집권당인 국민당은 1949년부터 2000년까지 이어진 장기집권 기간동안 일본이 남겨 놓고 간 잔재재산과 독재를 통해 불법적으로 축재한 재산을 많이 모아 놓았다고 한다. 천수이벤이 잠깐 국민당으로부터 권력을 빼앗아 왔을 때 개혁을 해보려 했지만 개인
영국이 중국과 통상을 하기 시작한 시점은 명대(明代) 시기인 1637년부터이다. 하지만 이 거래는 2세기에 걸친 1820년대까지 일방적인 영국의 무역적자로 이어졌다. 당시 유럽 상류사회는 중국 차나 도자기·비단같은 상품에 대한 인기가 절대적이어서 도무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없었다. 마침 인도를 식민지로 삼은 영국은 광대한 영토
새해가 밝았다. 다행이 날씨가 쾌청해 일출을 보기엔 더없이 좋았다. 한 가지 더 행운이 있다면 바닷가에 집을 두고 있어 굳이 해돋이 행사장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순간 아내는 새해 첫 끼니를 무엇으로 할지 잠시 고민하다 멸치국물을 우려내고 있다. 지극히 어제나 그제처럼 평범한 일상이다. 병신년(丙申年) 새해는 붉은 원숭이 해라고 한다.
매년 연말이면 '교수신문'은 설문을 통해 한 해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올해도 몇 가지 후보군을 두고 투표를 진행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886명의 교수들이 절차를 밟아 내어놓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라고 한다. 낯설다 싶어 설명을 들어보니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에서 '혼용'을,
부르봉(Bourbon) 절대왕정의 황금시대를 이끌며 '태양왕'이라 불렸던 루이 14세는 여든 가까이 살았다. 당시로서는 꽤 장수한 셈인데 다섯 살 되던 해에 갑자기 즉위했기 때문에 재위기간도 엄청나게 길다. 물론 어린 시절엔 모후인 안 도트리슈의 섭정과 재상 J.마자랭의 밀착 보필을 받았다. 재임 초기엔 나이가 어려 왕의 권위를 내세우기도 어려웠지만 에
문체부에서 '성탄절 캐럴 저작권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결론은 저작권료가 없으니 따뜻하고 훈훈한 연말을 보내는데 예년처럼 캐럴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다. 덧붙여 저작권법상 3000㎡(909평) 미만의 치킨집·일반음식점 등 중소형 영업장은 캐럴에 대한 저작권료 납부없이 영업장 분위기에 맞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저작권료를 성실히 납부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사회의 신뢰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응답자의 절반 이상(54.9%)이 자녀들에게 모르는 사람은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거나 그렇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지역사람(16.8%)과 이웃집 사람(19.5%)·고향사람(23.6%)·동문(24.9%) 등과 같은 지연·학연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이 치뤄졌다. 광주 출장길에 갑자기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잠시 숨을 고르려 들른 휴게소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그의 장례식을 볼 수 있었다. 장례식장엔 눈이 내리고 화면으로 보기에도 몹시 추워 보였다. 평생의 지기인 손명순 여사의 힘겨운 남편 보내기가 안타깝고 처음 모습을 드러낸 장남 은철씨의 끝까지 다 드러내지 못하는 모자와 선글라스
요즘처럼 겨울의 초입에 접어드는 늦가을이면 이브 몽땅의 '고엽'이나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 같은 서정성 짙은 곡들이 계절에 맞춰 꺼내어 입는 옷장 속 두꺼운 옷처럼 딱 어울리는 음악일 것이다. 그래서 샹송이 마치 이 계절의 지존이 된 게 아닐까. 그런데 에디트 피아프의 그 독특한 비브라토가 참혹한 절규로 바뀐 역대급 테러가 세계인의 낭만을
대구에서 열리는 '아시아 오케스트라 심포지엄'에 발제자로 다녀왔다. 내가 맡은 섹션은 '오케스트라의 발전을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이었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나는 오케스트라의 설립과 운영 그리고 프로그램 등에 있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주로 이야기 했다. 반면 대구 지역 인사들의 내용은 주로 대구시립교향악단에 국한돼 운영과 지
지난달 30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는 근래에 보기 드문 해프닝이 벌어졌다.이날 공연은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중 서울에서의 두 번 공연 중 하나였는데, 사실 악단의 지명도를 유독 따지는 국내 음악팬에게 시드니 심포니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협연자로 나서는 피아니스트 윤디 리를 보기 위해 많은 애호가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로 기억된다. 우리집엔 아버지가 어디선가 가져다 놓은 여러권의 그림책들이 있었는데 그 중 유독 시선을 끄는 것이 있었다. 그림과 지도 그리고 글이 함께 있는 책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천경자의'아프리카 기행 화문집'이란 화집이었다. 어린 눈에도 예사롭지 않게 보였던지 그 이미지가 오랫동안 남아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아프리카는 벌거
국내에서 68억원에 달하는 분양가의 아파트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8일 모델하우스를 공개하고 분양을 시작한 부산 해운대의 L모 아파트의 이야기다. 이 아파트엔 전용면적 244㎡형의 펜트하우스가 두가지 타입으로 총 6가구가 있는데 위치에 따라 45억에서 68억까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천문학적인 분양가도 놀랍지만 같은 층수와 평형임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