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로(子路)는 공자(孔子)의 수제자였다. 무인이라 성격이 직선적이고 급했다. 위나라 왕위계승문제로 정변이 났을 때 자로는 쫓기는 몸이었다. 다들 후일을 기약하자고 했지만 자로는 지조를 앞세우며 도망가지 않았다가 점령군에게 잡혀 갓이 벗겨지는 수모를 당했다. 자로는 "이보게, 군자는 죽더라도 갓을 벗지 않는 법이라네(君子死而冠不免·군자사이관불면)"하며 떨어진 갓을 다시 고쳐 쓰고 죽음을 맞이했다. '춘추좌씨전'에 나온다.일반적으로 서양 사람들은 사람 앞에 나설 때 모자를 벗는다. 그러나 조선시대 선비는 갓을
이런 상황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조선소 외주업체를 운영하던 A씨가 조선산업의 위기를 견디다 못해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기로 결심하고 대상자를 알아보았다. 때마침 같은 업종의 B씨가 관심을 보였다.A씨는 매각가격으로 20억원 제시했다. 제시금액을 들은 B씨는 "그런 가격이라면 그만 둡시다" 하고 일언지하 딱 끊어 버린다. A씨는 당황하며 "그럼 얼마면 되겠습니까?" 하고 묻는다. "15억 드릴게요. 그것도 한 달 내 모든 문제가 처리될 수 있다면 인수를 고려해 보지요" 한다. 인수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고려해 보겠다는 애매한 표현
춘추시대 송(宋)나라 때, 사마(司馬) 환퇴(桓退)가 반란에 가담했다가 실패하자 도망가는 신세가 되었다. 그가 도망칠 때 천하 최고의 보석을 어딘가에 숨겨놓았다는 소문이 돌았다.왕도 그 보석이 탐이 났다. 그래서 환관에게 한퇴를 만나 그 보석을 어디에 숨겼는지 알아보라고 명령했다. 어렵사리 환퇴를 만났을 때 환퇴는 "그건 내가 도망칠 때 궁궐 연못에 던져 버렸네"라고 일러주었다. 환관의 보고를 받은 왕은 당장 군사를 동원해 연못의 물을 퍼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닥이 드러나도 보석은 없었다. 그런데 연못의 물을 다 퍼내자 애꿎은 물
애제(哀帝)는 전한(前漢)의 13대 황제다. 한서(漢書)에 따르면, 재위 7년 동안 실권은 외척에게 넘겨주고 미소년 동현(董賢)과의 동성애로 중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사람이다. 동현은 처음에 어전 아래에서 시각을 알려주는 일을 했지만 그 뛰어난 외모 때문에 애제의 사랑을 받게 된다.보잘 것 없는 벼슬에서 차차 올라 나중에는 재상의 자리인 대사마에 오르게 된다. 어느 날 오후 두 사람은 함께 껴안은 채 잠이 들었다. 조정회의에 나가야할 시간이 되어 애제가 일어나보니 자기 소매 위에 동현이 잠들어 있었다. 애제는 동현을 깨우지
어떤 사람이 골프를 치다가 공을 잃어버렸다. 그 사람은 캐디가 공을 훔쳐 갔다며 몹시 화를 내었다. 그런데 얼마 뒤 다시 골프를 치다가 풀 속에서 잃어버린 공을 찾았다. 그는 캐디에게 정중하게 사과했다. 그러자 캐디는 별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괜찮아요. 선생님은 저를 도둑으로 잘못 보셨고, 저는 선생님을 신사로 잘못 본 것뿐이니까요"도둑이라 하더라도 의로운 행동을 하는 사람을 서양에서는 'Noble Robber'라 한다. 의역하면 '신사도둑'이다. 우리말로는 의적(義賊)이다. 그러나 이들
절에서 열심히 불도를 닦는 젊은 스님이 계셨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아리따운 여인이 불공을 드리기 위해 절을 찾았다가 갑자가 비가 쏟아지자 오도 가도 못하고 큰 나무 밑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때마침 스님이 바깥에 나왔다가 비에 젖어 있는 아름다운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비는 그치고 여인은 가버렸지만 젊은 스님의 가슴에는 애틋한 그리움만 남았다. 잊으려고 애를 써도 소용이 없었다. 드디어 스님은 시름시름 앓더니 며칠 못가 피를 토하고 죽었다. 노스님께서 불쌍히 여겨 그를 양지바른 언덕에 묻어 줬는데 그 무덤
어려서 뭐가 제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억지나 투정을 부리다가 그래도 안 되면 울면서 패악을 부린다. 보다 못한 엄마가 빗자루 몽둥이를 들고 "이 놈의 자슥이 어디서 땡깡을 부리노"하면서 때리려고 올 때 삼십육계가 상책이다. 엄마도 아이가 도망가 주기를 바란다. 때릴 듯이 다가오지만 어디까지나 겁주는 것이고 실제로 때리고 싶어 하는 부모는 없다. 경상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이 '땡깡'이라는 말을 한 번쯤은 다 듣고 자랐을 것이다. '생떼질하다'가 표준어지만 '땡깡'으로 통한다.이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마지막으로 그렸다는 '의사 가셰의 초상'은 그가 죽은 7년 후 단돈 58달러에 팔렸지만, 1990년 뉴욕 경매시장에서 무려 8250만달러(당시 우리 돈 약 933억원)에 낙찰되면서 이후 15년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 됐다. 그러나 고흐가 37세의 나이로 자살할 때까지 그림이라고는 단 한 점밖에 팔리지
한(漢)나라 무제 때 무자도라는 사람은 나이가 138살인데도 신수가 훤했다. 왕이 그 비결을 묻자 '이팔동녀를 품고 잠으로써 그녀의 기를 흡입하되 정은 누설치 않기를 65살 때부터 해오고 있습니다'라고 답한다. 선조 때 학자 이수광도 포천에 사는 참봉 백인웅은 나이 90살이 넘었어도 동안(童顔)인 것은 열네댓 살 되는 소녀와 잠자리를 하기 때
한 달에 한번 배란일에 난자가 자궁에 이르러 정자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가 수정하지 못하면 혈액과 함께 몸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이 월경(月經·menstruation)이다. 이때 샅에 차는 헝겊을 월경대·월경포·달거리포·개짐(개지미) 등으로 불린다. 깨끗한 광목천으로 만들어 기저귀처럼 차고 있는 것이 귀
처서가 지나도 불볕은 여전히 뜨겁다. 전에도 이만큼 더웠겠지만 올해는 유독 더하다. 거기다 팔월 날씨가 툭하면 비를 뿌리니 꿉꿉하기 그지없다. 낮에는 무더위에 지치고 밤에는 열대야로 괴롭다. 이렇게 몸이 지쳐 허(虛)할 때 먹는 음식이 보양식이다.기력을 회복시키는 대표적인 보양식이 장어다.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면역력을 높이고,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
8월2일 일본 열도는 땡볕의 여름날씨보다 더 뜨겁게 타올랐다. 뜨겁다기보다는 충격과 황당 그 자체였다. '아베총리 부부체포'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 호외(號外)기사가 소셜 미디어에 떠돌았다. 이 파일의 신뢰성은 믿을만한 신문사라는 점과 아베총리 부인의 뇌물 스캔들로 아베총리의 지지율 급락과 맞물린 탓이다. 특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 빨간 우산 파란 우산 찢어진 우산 / 좁다란 학교길에 우산 세 개가…' 윤석중 선생의 동시 '우산'에는 올망졸망한 동심이 묻어난다.시인 김수영(1921~1968)에게는 '우산대로 / 여편네를 때려 눕혔을 때 / 우리들의 옆에는 / 어린놈이 울었고
17세기 광해군 때 들어온 담배는 조선사회를 중독 시켜 버렸다. 오죽하면 조정의 대신들이 모인 어전회의장이 담배연기로 숨이 막힐 지경이 되자 광해군이 회의 때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인조임금은 "끊으려고 해도 끊지 못하는 요망한 풀" 곧 요초(妖草)라 했다. 순조실록에는 "근래에 들어 남녀노소는 물론이고 심지
약속이 오후 6시라 아직 일러 사무실에서 시간이 될 때까지 미기적대다가 정작 6시가 돼서는 약속은 까맣게 잊고 아무 생각없이 집으로 간다. 집에 가서야 비로소 기억해 낸다. "아! 맞다. 오늘 약속 있었는데."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도시가스 검침안내가 붙어 있다. 집에 들어가면 그것부터 먼저 적어야지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관문을 열고 들어
코리안 타임(Korean time)이 있다. 약속시간보다 일부러 늦게 나오는 버릇을 일컫는 말이다. 그때는 제때 오는 사람이 바보취급 받기 일쑤였다. 특히 권력 서열이 높을수록 약속시간보다 늦게 나오기 마련이고, 수직관계 서열이 낮을수록 시간 엄수를 강요당했다. 대표적인 갑질의 형태다.'갑질(gapjil)'이란 갑을관계에서의 '갑
하늘나라에 있는 천사들도 레벨이 있다. 천사장인 미카엘이 서열 1위라면 루시퍼는 서열 2위였다. 루시퍼는 하나님의 자리가 탐나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을 규합하여 반란을 일으켰지만 미카엘 천사장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지상으로 추방된다.그는 하나님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뱀으로 변하여 아담과 이브를 유혹하여 선악과를 먹게 했고, 카인으로 하여금 인류 최초의 살인자가
신라 효성왕이 아직 왕이 되기 전에 신충(信忠)과 함께 궁정 잣나무 아래에서 바둑을 두면서 뒷날 왕위에 오르면 신충을 잊지 않겠노라고 잣나무를 두고 맹세했다. 그런데 왕이 된 다음에는 그 일을 잊어버리자 신충이 노래를 지어 잣나무에 걸었더니 나무가 누렇게 시들어 버렸다. 그제야 왕이 깨닫고 신충을 등용했더니 나무가 다시 살아났다. 이 노래가 향가 25수 중
인천 부평역에 내려 출구로 나가려면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이 나란히 있다. 승객들 대부분은 편안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고 옆의 계단은 있으나마나 할 지경이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던 계단에 피아노 그림을 그리고 계단을 밟을 때마다 LED조명이 들어오면서 소리가나게 만들었더니 이용객이 늘기 시작했고 이제는 명소가 됐다. 계단을 걸으면 재밌을뿐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대승적 차원' '대승적 견지' '대승적 입장'과 같은 용어를 너무 쉽게 남발하고 있다. 이때 '대승'은 '대승불교'의 그 대승을 말한다.대승(大乘)은 소승(小乘)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건 아니다. 인도문화가 중국으로 들어가려면 히말라야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