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제(哀帝)는 전한(前漢)의 13대 황제다. 한서(漢書)에 따르면, 재위 7년 동안 실권은 외척에게 넘겨주고 미소년 동현(董賢)과의 동성애로 중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사람이다. 동현은 처음에 어전 아래에서 시각을 알려주는 일을 했지만 그 뛰어난 외모 때문에 애제의 사랑을 받게 된다.

보잘 것 없는 벼슬에서 차차 올라 나중에는 재상의 자리인 대사마에 오르게 된다. 어느 날 오후 두 사람은 함께 껴안은 채 잠이 들었다. 조정회의에 나가야할 시간이 되어 애제가 일어나보니 자기 소매 위에 동현이 잠들어 있었다. 애제는 동현을 깨우지 않고 살포시 나가기 위해 자신의 소매를 칼로 잘랐다. 이 고사에서 '단수(斷袖)'라는 말이 생겨났다. 곧, '단은 짜르다'는 뜻이고, '수는 소매'를 일컫는다.

중국에서는 남성간의 동성애를 단수라 부른다면, 영어권에서는 남성동성애자를 게이(Gay), 여성동성애자를 레즈비언(Lesbian)이라 한다. 우리말에서는 남자끼리의 동성애 또는 성교를 '비역질'이라하고, 여자끼리의 동성애 또는 성교를 '밴대질'이라 한다. 삼국사기 진흥왕조에 화랑 사다함은 같은 화랑이었던 무관량이 죽자 식음을 전폐하고 7일 동안 슬피 울다가 굶어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일을 두고 신라시대 화랑들 사이에서는 동성애가 만연했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동성애 또는 동성혼을 허용해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뜨거운 감자다. 그러나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를 비롯한 대부분의 북유럽에서는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동성혼이 법제화된 나라는 16개 국가다. 그러나 주로 이슬람국가에서는 동성애자를 종신형이나 사형에 처하는 극단적 불인정 국가로 분류된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김명수 대법원장의 국회 인준을 둘러싼 청문회에서 뜨거운 쟁점이 되었던 하나가 동성애 문제였다. 결국 이 문제를 트집 삼아 한 분은 낙마하고, 한분은 겨우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차별금지법이 동성애를 권장하는 법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비약이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