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광 칼럼위원

8월2일 일본 열도는 땡볕의 여름날씨보다 더 뜨겁게 타올랐다. 뜨겁다기보다는 충격과 황당 그 자체였다. '아베총리 부부체포'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 호외(號外)기사가 소셜 미디어에 떠돌았다. 이 파일의 신뢰성은 믿을만한 신문사라는 점과 아베총리 부인의 뇌물 스캔들로 아베총리의 지지율 급락과 맞물린 탓이다. 특히 아베총리 부부가 체포되는 사진까지 버젓이 실려 있었으니 쉽게 믿을 만했다. 이 엄청난 기사가 가짜뉴스라고 밝혀지면서 한여름 밤의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가짜뉴스란, 형식은 뉴스의 요건을 갖췄지만 내용은 그럴듯한 근거로 조작된 사이비 콘텐츠를 말한다. 그들은 완벽하게 조작하는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개개인이 진실을 구별해내기란 쉽지 않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예선전에서 한국대표팀은 토고를 2대1로 이기고, 프랑스와 1대1로 비기고 나서 스위스와 최종예선전에서 우리가 1대0으로 패하고 말았다. 그 한골이 오프사이드 반칙이었는데 부심이 인정하지 않았다고 우리나라 축구팬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그때 휴대폰으로 전송된 한통의 문자 메시지는 온 국민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내용인즉 'FIFA 공식 웹사이트에 500만 명의 서명만 있으면 재경기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됐을까? FIFA 공식 홈페이지는 한국 네티즌의 폭주로 마비되자 한국에서 오는 IP는 아예 차단시키고 말았다. 물론 가짜뉴스다. FIFA 역사상 수백만 명 아니라 수천만 명이 서명했다고 재경기한 전례는 없다.

미국은 지난 대선 때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가짜뉴스가 퍼지자 교황이 "가짜뉴스를 쫓는 사람들은 똥 먹는 병에 걸린 거나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바로 지난 16일 연합뉴스 속보로 '북한 탄도미사일 괌방향으로 발사'라는 가짜뉴스로 출렁했다.

가짜뉴스 유포자는 최고 7년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법안까지 발의되었지만 이를 조롱이라도 하듯 오늘도 가짜뉴스는 판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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