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효성왕이 아직 왕이 되기 전에 신충(信忠)과 함께 궁정 잣나무 아래에서 바둑을 두면서 뒷날 왕위에 오르면 신충을 잊지 않겠노라고 잣나무를 두고 맹세했다. 그런데 왕이 된 다음에는 그 일을 잊어버리자 신충이 노래를 지어 잣나무에 걸었더니 나무가 누렇게 시들어 버렸다. 그제야 왕이 깨닫고 신충을 등용했더니 나무가 다시 살아났다. 이 노래가 향가 25수 중 하나인 원가(怨歌)다.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부족들은 누군가 그들의 도덕률에 반하면 대개 매를 쳐서 마을로부터 쫓아버리지만 잠비아의 바벰바 부족은 독특 방식으로 심판한다. 죄를 지은 자를 마을의 광장 한복판에 세워 놓고 그를 질타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다들 따뜻하고 다정한 말 한 마디씩을 건네기 시작한다. "넌 어려서부터 참 착한 아이였어" "네가 우리 지붕을 잘 수리해줘서 여태 별탈 없단다." 마을사람들이 아름다운 말을 건네는 것으로 잘못에 대한 심판은 끝난다. 이런 용서는 처벌보다도 더 강력한 효과가 있게 된다.

거짓말도 되풀이 하면 진실인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훗날 공자의 문하생으로 '대학'의 저자로 알려진 증자(曾子)가 어렸을 때였다. 어느 날 그의 어머니가 베틀에서 베를 짜고 있었다. 누가 와서 "증자가 사람을 죽였습니다"하자 증자의 어머니는 "그럴 리가 없어"하고 믿지 않았다. 또 다시 다른 사람이 와서 "증자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했을 때도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그런데 세 번째 누가 와서 "증자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하고 말하자 놀라 짜던 베를 멈추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근거 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편을 중상모략하거나 그 내부를 교란시키기 위해 하는 흑색선전(黑色宣傳)을 마타도어(Matador)라고 하는데 이제 이 말은 정치권의 전용용어로 변했다. 이런 가짜뉴스가 판을 치면서 '탈(post)진실의 시대'가 되고 말았다. '가짜뉴스를 쫓는 사람은 똥 먹는 병에 걸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말씀하셨다.

좋은 말, 바른 말, 아름다운 말을 하면 오히려 바보 같이 느껴지니 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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