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내국인 노동자도 어렵고 힘든 이들이 많은데, 왜 하필 외국인 노동자를 도우려고 하느냐?"그 대답으로 저는 우리의 과거를, 선배 노동자들을 생각합니다. 또 내 집에 온 손님이라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고 여겨집니다.우리나라, 우리 국민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과거 외화벌이를 위해 열사(熱沙)의 나라 중동으로 간 건설노동자, 지하 1000m가 넘는 석탄 광산 막장에서 중노동에 시달린 파독 광부, 탄광업계와 마찬가지로 몸이 고된 직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인력부족이 심했던 간호사로 가 고초를 겪었던 여성
"응급환자가 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좀 두렵습니다.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환자들을 위해서 응급간호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절실히 느껴요. 거제는 응급의료취약 지역이다 보니 비대면 교육만 있을 뿐 대면교육은 없어요. 우리가 교육을 받으려면 큰 도시로 나가야 해요. 간호사도 많이 부족하고, 교육에 대한 지원도 없고…(중략)…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면 저도 뛸 듯이 기뻐요. 그래서 응급간호 역량 강화 교육이 있으면 열심히 배우고 공부할거에요." 위 내용은 응급간호경험이 있는 응급취약지역 간호사와 인터뷰한
#. 임신38주 산모가 진통기를 느끼고 내원했습니다. 진주의 산부인과를 다니는 중인데 분만 준비하고 가야 할지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진찰 후 분만병원에 따라 입원을 권하는 시기는 다를 수 있음을 설명하고 그곳과 상의할 것을 권했습니다. 그 산모의 친정은 진주인데 남편 직장 관계로 거제에 왔으며 분만·산후조리·육아를 혼자 힘으로 할 자신이 없고 거제시의 지원이 없어 아예 친정 근처의 분만병원에 다닌다고 했습니다. 1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였습니다. 산모는 2일간 진주의 산부인과에 입원해 진통을 기다린 끝에 분만을 성공했습니다. #. 새
우리는 예로부터 흙 속에 묻혀 살면서 흙냄새로 정신건강을, 흙을 밟으면서 육체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말들을 자주 들어왔다. 흙 속에 터전을 잡고 흙을 일구며 살아온 조상들의 삶에서는 당연한 이야기다.20세기 후반부터 산업화와 근대화로 흙과 떨어진 도시에서, 콘크리트 고층건물에서 살다보니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다. 요즘처럼 정신착란에 가까운 묻지마 살인, 부모·유아 유기 및 살인, 집단성폭행 등 상상할 수 없는 변태적 사건들이 벌어지고, 예기치 못한 기후변화도 수시로 일어난다. 이같이 믿어지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는 원인은 흙속의 생활,
연연칠백리 해안선을 바라보면서 자랑스런 선조들에게 한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1970년대 들어서기 시작한 조선산업이 아니었다면 거제가 이렇게 부유하게 성장 발전할 수 있었겠는가? 조선업이 이곳에 자리 잡기 전에는 인근 남해가 더 잘 살았다는 일화들도 있었다.외부인들은 거제가 조선산업을 유치하면서 천지개벽 했다는 말들을 한다. 정부의 중화학 정책은 거제의 발전과 대한민국 산업계 고용창출의 일등공신이라는 것 또한 자타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거제는 이런 성장동력을 갖게 되기까지 힘써 온 숨은 공로자들을 잊어서는 안된다. 더 늦기 전에 거제
지난해인 2022년 10월, 3년만에 개최된 제28회 ‘거제시민의 날’ 기념행사는 장관이었다.몸은 떠나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거제에 머물러 있는 출향인들 덕분에 애향 가득한 향인만남의 장을 열 수 있었고, 거제 곳곳에서는 거제시민과 거제시를 자축하는 다양한 행사가 개최됐으며, 거제시민상 수여와 명예거제시민 선정으로 우리 시의 자부심을 한껏 드높일 수 있는 감격의 연속이었다.어린이놀이존과 힙합무대는 아이부터 청소년 세대를 열광시켰고, 명량운동회와 전통놀이마당은 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 웃고 뛰며 즐길 수 있었다.다양한 체험부스와 시민참여
청렴(淸廉)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자에게 제일 우선시 되는 덕목이 되었다.우리의 선조들은 청렴결백을 선비정신의 근간으로 삼았으며, 공직자로서 청렴하고 정직한 유성룡의 10년 정승생활은 공직자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그는 너무나도 청렴하고 정직하여 언제나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후대에 전해지고 있다. 그가 벼슬을 버리고 나오자 기식할 집도 없어 알고 지내던 스님을 찾아가 절간에서 겨우 숙식을 해결하였다는 일화는 얼마나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가였는지를 짐작하게 한다.그가 세상을 뜨자 집에는 남은 재산이 없어 여러 자손들
거제시 동부면 구천마을은 40여호에 주민은 80명 정도의 작은 마을이나 면적으로는 우리 지역의 으뜸이다.조선시대 500년은 중앙정부에 말(馬)을 공급하는 ‘구천동 목장’이었고, 1960년대에는 지금은 폐교된 중학교와 초등학교가 개교하고 구천삼거리는 교통의 요지였다. 넓지는 않으나 자급자족하는 농지와 울창한 숲에서 장작과 숯을 생산해 당시로는 살기 좋은 마을이었다.특히 맑고 풍부한 물은 주민의 자랑이었다. 구천계곡이며 구천동 물레방아는 ‘거제의 노래’나 ‘거제타령’에 나올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런데 그 좋던 물 때문에 이 마을은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못보던 현 거제신문 편집국장과 저녁을 함께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년이 거제신문 창간 35주년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면서 이야기가 흐르고 흘러 '기고'라는 말까지 나왔다."내가 할게요." 호기롭게 말했던 순간부터 이 글을 끝맺기까지 지난한 고민이 시작됐다. 우선 자유기고 이다 보니 주제가 없다. 주제가 없으니 한 줄 쓰기가 힘들어진다.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거제와 관련한 이야기여야 한다는 것 말고는 막막하기만 했다. 계속 고민을 하다가 '관광거제'에 생각이 머물렀다.전국의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역대급 폭우에 폭염까지 이상기후로 인해 극단적 날씨의 강도가 점점 세지고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거제에도 800㎜ 넘는 유례없이 많은 비로 도로가 유실되고 주택이 침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기후변화로 고온다습해진 날씨는 비(非)화재경보를 예년보다 더 많이 자주 발생시킨다. 그리고 잦은 비화재경보는 소방시설에 대한 신뢰성을 저하시켜 실제 화재임에도 불구하고 대피 시간이 지연되거나 소방시설 정지행위로 이어져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비화재경보란 화재가 아닌데 화재감지기가 작동하는 경우로 먼지나 습기 등으로 인
살아가면서 누구나 여러 이해관계와 각종 다툼에 휘말릴 수 있다. 하지만 법과 기준·원칙을 정확히 몰라 부당한 피해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관련 일을 대리하는 변호사·노무사가 있다.이들은 의뢰인이 처한 여러 상황과 조건, 법률을 토대로 의뢰인이 최대한 보호받을 수 있는 최선을 위해 노력한다. 거제에서 공인노무사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그동안 처리했던 실무사례를 문답 형식으로 재구성해 거제시민들에게 알려 유사한 사례를 참고해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이번에 회사 퇴근 후 발생하는 각종 사고에 대한 산재 가능 여부를 알아본다.Q. 자
2021년에 작고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지구의 정복자' 제7장 인간 본성에 새겨진 부족주의의 첫머리에 이렇게 썼다."친숙한 유대 관계로부터 본능적인 위안과 자긍심을 이끌어 내는 집단을 형성하고 경쟁 집단에 맞서 자기 집단을 열정적으로 옹호하는 것. 이 두 가지야말로 인간 본성, 따라서 문화의 절대 보편적 성향이다."이 문장,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오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고, 윌슨이 가장 가치 있게 여겼던 것을 곡해할 소지가 다분한 까닭이다. 그저 그러한 경향이 있는 것은 분
과학기술 발전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무병장수가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희망이겠지만, 100년을 살아가기까지 수많은 질병과 사고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우리는 평균적으로 약 80세(대략 75~85세)를 전후해 노화와 질병으로 한두 가지 장애를 가지고 100세까지 살다가 생을 마치게 된다. 말하자면, 이젠 죽기 전에 한두 가지 장애를 반드시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는 의미기도 하다.장애를 가진 사람을 '장애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장애는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신체기관이 본래의 제기능을 하지 못하
얼마전 거제시는 거제옥포대첩 축제를 개최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첫 승전인 옥포만에서 벌어진 옥포해전을 기념해 거제시는 거의 해마다 행사를 개최했고 올해는 61회째 행사였다. 지난해 지방선거로 당선된 박종우 시장은 문화관광 분야를 육성한다는 취지 아래 예년에 비해 예산을 배로 책정했다. 올해 행사를 지켜본 시민들의 평가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음을 직·간접적으로 확인을 하고 있다. 필자는 작년부터 올해 행사와 관련해 관심있게 지켜보면서 더 성공하는 행사가 되도록 우선 크게 두 건의 의견을 드리고자 한다. 먼저 거제
거제가 ‘문화·예술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내 온 것은 예술가·거제시· 시민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문화와 예술이 없어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기에 모두들 삶의 모습에서 문화·예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등한시 하며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그런데 거제시와 문화.예술을 책임진 사람들, 거제시민들이 이런 오랜 답습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 결과가 이번 제61회 거제옥포대첩 축제라고 볼 수 있다. 지난 6월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거제옥포대첩 축제는 모든 거제시민들이 함께 한
6월이 되면 옥포대첩과 6.25가 떠오른다. 거제지역에서 이 두 전쟁은 시대와 내용은 다르지만 세계적인 기록을 남겼다는 점에 대해서는 상통하는 면이 있다.옥포대첩은 우리나라 해전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를 이룬 해전이요, 6.25는 세계 역사상 전무후무한 전쟁포로 수용이 그것이다. 왜구의 침입으로 나라가 도탄에 빠졌을 때 처음으로 왜구를 무찔러 우리도 이들과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 향후 한산대첩·명랑해전 등 왜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또 옥포대첩은 당시 열악한 아군에 지역민들이 물과 식량을
합계출산율 0.78%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의 저출생 문제는 이제 국가의 존립을 위협할 수준이다. 이에 정부도 대통령 직속 저출생고령사회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지난 10년간 28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한 실정이다. 상황은 경남도 다르지 않다. 2021년 기준 경남도가 저출산 대책으로 쓴 예산이 총 1조6582억원인데 같은 기간 동안 도내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는 1만5562명이다. 어림잡아도 아이 한 명당 1억원 이상의 예산이 집행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아이를 출산한 가정 입장에서 볼때 1억원의 가
'IPCC'라는 국제 과학자 조직이 있다. 영문으로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이니 보통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로 번역한다.역사상 유례없이 가장 크게 주목받는 과학자들의 모임이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힘을 가진 집단이다. 이 IPCC가 내놓는 보고서는 인류의 향후 행동지침이 되기에 이르렀다. IPCC는 1988년에 결성된 이후로 올해 3월까지 6차례에 걸쳐 보고서를 발표했고, 특히 6차 보고서는 기후재난이 예상보다 더 심각해지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그런데 이 I
오는 31일은 바다의날이다. 제28회를 맞이하는 바다의날은 바다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해양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996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각종 항만개발과 매립 등으로 바다가 훼손돼 수산자원이 급감하고 있는 것은 발전에 따른 반대급부로 발생하는 심각한 부작용임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이제 개발에만 치중됐던 해양정책 방향을 자연보존과 바다자원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로 전환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우리나라 수산업은 한반도의 좁은 바다에서 과도한 경쟁으로 어업강도가 높고
거북선은 임진왜란 당시 수전에서 활약한 거북 모양의 전투선이다. 정식 명칭은 귀선(龜船)이다. 거북선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 수군의 백병전술에 대비한 돌격전함으로 활약해 이순신과 조선 수군의 혼이 담긴 상징이자 그들의 주요 전장터였던 거제의 바다를 지키는 수호신이다. 그런 거북선이 최근 조롱거리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오래되고 쓸모가 없는데다 비용까지 많이 들어 매각 절차를 진행했는데 수개월 동안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폐기된다는 기사를 본 이후 잠이 오지 않았다. 본인 거제에서 나고 자라 교편을 잡은 후 오랫동안 거제를 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