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간호 역량 강화를 위한 간호사 지원체계 마련 필요

이주리 거제대 간호학과 조교수
이주리 거제대 간호학과 조교수

"응급환자가 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좀 두렵습니다.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환자들을 위해서 응급간호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절실히 느껴요. 거제는 응급의료취약 지역이다 보니 비대면 교육만 있을 뿐 대면교육은 없어요. 우리가 교육을 받으려면 큰 도시로 나가야 해요. 간호사도 많이 부족하고, 교육에 대한 지원도 없고…(중략)…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면 저도 뛸 듯이 기뻐요. 그래서 응급간호 역량 강화 교육이 있으면 열심히 배우고 공부할거에요." 

위 내용은 응급간호경험이 있는 응급취약지역 간호사와 인터뷰한 내용의 발췌본이다. 필자는 거제대학교 간호학과 교수가 되기 전 급성악화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심정지 등 치명적 사건을 예방하는 전문지원팀이며, 동시에 국내에서는 심정지 상황에서의 응급상황 대처 및 응급·중환자 환자 이송 등의 일도 담당하는 서울아산병원 신속대응팀 전문간호사로 약 10년 근무를 했었다. 

전문간호사 시절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키기 위해 간호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느꼈고, 그 당시부터 간호사의 응급간호역량 강화를 위해 간호교육에 몰두했던 때가 생각이 난다. 심정지와 같은 치명적 사건이 발생하기 8~12시간 이전에 활력징후의 변화 등 비정상적인 증상과 증후가 선행된다. 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중재한다면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이에 영국의 건강 및 사회복지 개선을 위한 국가적 지침과 근거를 제공하는 NICE에서는 응급상황 환자의 옆에서 24시간 환자의 변화를 조기에 인지할 수 있는 간호사의 역할과 이를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응급의료취약지역은 응급상황에 대한 경험 부족과 더불어 응급상황 인지 및 대처와 관련된 교육의 기회가 없어 응급환자 발생 시 인지 및 중재가 늦어져 발생하는 구조실패로 인해 심정지와 같은 치명적 사건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

현재 거제대학교 간호학과에서는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3.0)과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대우병원·거붕백병원·맑은샘병원 간호사를 대상으로 응급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응급간호 교육 및 기본심폐소생술 자격증 취득 과정(거제대학교 심폐소생술센터·BLS center)을 운영하고 있다. 

또 2023년 구축된 응급시뮬레이션 센터를 기반으로 향후 응급의료취약지역 간호사의 응급간호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은 단편적으로 시행돼선 효과가 없으며, 지속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지난 3월2일 정부에서 발표한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2023~2027) 내용 중 응급상황에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응급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보건의료인 대상 교육과 신속한 이송체계 구축에 대한 내용을 제시했다. 

거제시 보건의료인 중 간호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60%이상으로, 간호사의 응급간호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거제시와 거제대학교가 협력해 지속 가능한 응급간호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보수교육 형태로 응급의료취약지역 간호사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돼야 한다.

신속한 이송체계 구축을 위해서 정부는 응급의료취약지역의 응급환자 긴급이송을 위한 닥터헬기를 기존 8대에서 12대로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닥터헬기가 최소 1시간 이내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 4분 이내, 심근경색 발생 환자의 골든타임은 가슴통증 발생 시간부터 1시간 이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증응급환자 발생 시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응급취약지역인 거제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이송체계를 구축할 경우 심정지 발생 환자나 심정지 발생이 우려되는 환자에 대해 이송 시 체외순환기를 이용해 심폐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시스템(체외막산소)과 이를 관리·운영할 수 있는 의사, 간호사 등의 전문인력 확보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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