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예년과 달리 바람이 몹시 세차고 추운 날이 여러 날 계속됐다. 일기예보에서는 따뜻한 거제도마저 영하 8도까지 내려간다고 했다. 이런 겨울, 여자라면 누구나 좋아하고 갖고 싶어 하는 모피를 나도 예외 없이 입고 싶었다. 게다가 나이 들어서 빈티나 보이지 않으려면 모피코트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오래 전 캐나다에 사는
나라를 잃고 온 백성이 비운에 침잠하지 않을 수 없었던 암흑과 단절의 시기가 곧 일제 강점의 시대였다. 이에 우리들은 무수한 독립운동을 통해 해방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해방을 얻지 못한 채 세계열강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룩한 해방은 다시 한번 조국 회복의 기틀을 다지는 시기를 필요로 했다. 민의가 사분오열한 채 국가를 형성해 나
'종교'는 큰 가르침이고 인생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는 종교에 있어서 관대하다고 한다. 한 가족 내에 기독교, 카톨릭, 불교 신자가 같이 있으면서도 큰 문제가 없고 각자 취향에 따라 인연에 따라 종교를 선택하고 그 가르침을 따른다.내가 마산에서 다닌 창신중학교는 기독교 재단 소속이라 일주일에 한 번 성경 과목도 공부했고 조례나 소풍 등
냄비, 새 냄비를 산지 10여 년이 지났다. 그나마 우리 집에 있는 냄비 세 개중 하나는, 누가 죽을 쒀 주면서 냄비는 안 돌려줘도 된다는 말에 그대로 15년째 사용하는 것이고, 하나는 엄마네 갔다가 찬장에 층층이 쌓여 있는 엄마 냄비 중에서 한 개 슬쩍해 온 것이다. 친구들이 나의 부엌에서 서서 '제발 좀 냄비 좀 사라'는 말을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새해가 시작되면서 주고받는 덕담이 한창이다. 직접 찾아갈 필요 없이 전화나 SNS로 간단하게 주고받는다. 요즘은 화려한 그림과 문장으로 잘 만들어진 인사말을 손가락으로 복사하여 옮기기만 하면 되다보니 의례적인 일이 돼 버렸다. 새해에 그토록 많은 복을 서로에게 건넸으니 너와 내게 가득찬 복으로 희망차고 삶이 두툼하였으면 좋으련만.새해부터 세상이 아프다고 징
샘물은 퐁퐁 솟는다고 한다. 지속적인 자연의 삶을 항상 제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샘물이다. 퐁퐁 솟아나는 샘물의 활기찬 모양은 아마 그 샘물이 늘 잃지 않는 마음의 생기 때문일까? 우리들의 삶도 샘물과 같이 늘 의연한 것이다. 마르거나 위축되거나 또한, 함부로 늘지도 않는다. 고집스럽고 억척스럽지만 순징(純澄)한 그 자태는 역시 한결같은 모습이다. 샘물은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로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나는 서양인을 보면 접근해 말을 붙이곤 했다. 10여 년 전 창원에서 변호사로 일할 때 잘 다니던 콩나물 국밥집에서 혼자 밥을 먹다 옆에서 역시 혼자 밥을 먹던 데이비드에게 '헬로우' 라고 말을 붙이면서 친구가 됐다. 창원에서 영어학원 강사로 있던 데이비드는 성실하고 사교적이며 진실했다. 우리는
얼마 전 어느 백화점 앞을 지나가다보니 자선냄비가 하나 걸려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고도 못 본 척 그냥 지나가고 나도 그냥 지나갔다. 뒤통수가 약간 당겼다. 그리고 그 냄비가 걸린 백화점 앞이 훤히 보이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계속 자선냄비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그 앞을 무심하게 지나는 무수한 사람들 사이로 엄마 손을 잡은 네 댓 살 정도
재래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소박하게 살던 어떤 부부가 있었다. 아내가 위암말기 판정을 받고 3년간의 투병생활을 하다가 너무 아프고 힘이 들어 그만 삶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프더라도 같이 살자, 떠나지 마라"고 속삭이는 남편을 두고 갈 수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아내는 꿈을 꿨다. 아름다운 소녀가 다가와 같이 가자고 해서 뒤를 따
가슴을 나누며 산다는 것은 가슴을 베어서도 주고 싶어야 한다. DMZ수색부대 근속 김하사는 지난8월4일 북한의 목함지레 도발로 두 다리를 잃었다. 하지만 김하사는 구국충정의 일념으로 자기의 생명을 계속 복무하여 나라에 헌신코자 함으로써 그 이상의 일을 해냈다. 이 점은 특히 꽃다운 20대의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어 한층 국토방위의 당위성을 알게 됐으며 사회
2주 전 각종 매체에 엄청난 뉴스가 떴다. 우리나라 1위 제약업체인 한미약품이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와 4조8000억에 이르는 당뇨병 신약 기술 계약 체결을 한 것이다. 한미약품이 자체개발한 '랩스커버리'라는 기술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투여 주기를 늘려 환자의 부담을 줄이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이 기술은 비단 당뇨병 뿐 아니라 바이오 의약품의 단점을
혈액형이 성격을 드러낼 수 있을까? 일본 잡지에 나온 내용을 간추려본다.O형은 외향적이고 아주 사교적이고 시작하기를 잘 하지만 마무리에 약하다. 창의적이고 인기가 좋으며 관심의 중심에 서기를 좋아하고 아주 자신감이 있다. 외로운 사람이거나 지도자형, 직감적·집중적·자신감·모험심이 있다. 스트레스에 아주 강하고 면역체계가
어떤 병사의/ 여리고 오랜 바램이 / 계룡산 높은 골짜기 샘터가 / 산죽(山竹) 되어 / 사그락 사그락 / 속도 없이 늙었는가(중략) 옛 절터 / 높이 선 바위의 아득한 인내 끝에 / 서로 다른 이념과 서로 같은 소원이 / 총성과 함성으로 젖어들어 / 바위 혈관 속 끝나지 않는 폭동이여,섬은 바위에 부러진 비명을 묻고 / 산은 바위를 포로처럼 품어왔네(중략
얼마 전, 김해에서 '언제까지 이렇게 살거냐.' 고 잔소리를 하는 부모와 여동생을 죽이려던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는 뉴스에서 들은 적이 있다. 살아가다보면 이런 패륜적이고 반인륜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 관한 소식을 종종 듣는데 그들에 대한 뉴스를 볼 때마다 그들은 평소 조용한 사람이었다거나, 소극적이고 말이 없는 사람이어서 이웃들이 깜짝 놀랐다는 소리
모범과 씨앗을 남기는 일은 우리들에게 너무나 소중하다. 어두운 일도 많고 밝은 일도 많다. 그러려니 하고 그냥 적당히 살면 대수인 줄 알아도 그렇지 않다. 바로 이때 우리들은 삶을 조금이라도 후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생활, 이 때문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아주 순간적이기 때
추석 명절 동안 오랜만에 친지들과 친구들을 만났다. 다들 무탈하고 행복하게 사니 더 이상 즐거운 일이 없을 것 같았는데, 단 한사람은 여전히 행복하지 못한 얼굴을 하고 부침개를 부치고 있었다. 그녀를 만나면 나는 늘 마음이 불편하다. 입만 열면 부정적인 단어요, 가족과 남편에 대한 불평이 끊이질 않고 주변 상황이나, 직장이나 모든 것이 불만스럽고 짜증나는
불교적 교리를 담은 한시의 한 형태를 게송(偈頌)이라 한다. 게송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짓는 사람의 자유로운 상상력에 따라 창작됐다고 한다. 또 한시로 번역된 게는 외형상 한시와 별다른 차이가 없으나 압운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여러 경전에서 부처님의 금구와 게송들을 뽑아 모은 경전으로서 초기 불교의 교단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해지고 있던 시들을
"일본에서 교통사고 신고하면 누가 먼저 올까요?" "보험사!""그럼 한국에선요?" "견인차!"이런 난센스 같은 말들이 농이 아닌 진담이라며 무릎을 쳤던 적이 있다. 사람의 안전보다 돈벌이가 먼저인 현 세태를 스스로 비웃는 말이다. 헌데 이 보다 더한 꼴을 보게 되니 '어쩌다 이 지경인
사람이 가진 감각들 중 미각이 주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는 욕구 중 하나다. 먹는 것의 쾌락은 방송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채널을 돌리기가 무섭게 전국의 맛집이 소개되고 밤늦도록 유명 조리사들이 마술을 부리 듯 먹음직한 요리 기술을 보여준다. 한결같이 맛있고 푸짐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들로 소개된다. 음식은 사람의 마음과 신체까지도 바꾸기도 한다. 약
땅은 거짓말을 안 한다. 주는 것만큼만 갚는 것도 아니다. 늘어난 것을 보면 보상액이 무한대라고 말해야 한다. 이것은 쉽게 셈해낼 수 있다. '깨'농사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깨 한 알이 모종 하나가 되고 그 모종 하나가 커서 한 그루 깨 나무가 되어 결실은 그 한 나무에 수십 개의 깨 꼬투리로 그 한 꼬투리에 촘촘히 들어있는 깨알이 100개 가량 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