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국 칼럼위원

▲ 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불교적 교리를 담은 한시의 한 형태를 게송(偈頌)이라 한다. 게송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짓는 사람의 자유로운 상상력에 따라 창작됐다고 한다. 또 한시로 번역된 게는 외형상 한시와 별다른 차이가 없으나 압운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여러 경전에서 부처님의 금구와 게송들을 뽑아 모은 경전으로서 초기 불교의 교단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해지고 있던 시들을 모아서 주제별로 분류해 편집한 법구경에는 다음과 같은 게송이 나온다.

"지나가버린 과거를 붙들고 근심하지 말고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도 말라. 지금 이 순간에도 머무르지 않는다면 그대는 평화롭게 살아가리라."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이 사회 전반을 강타하는가 하면, 남북 간의 긴장, 일본과의 불화, 경제적 난국과 사회 현상의 급속한 변화 등이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불교의 핵심을 시구 형식으로 표현한 게송은 마음의 치유에 커다란 효과가 있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전환시켜주는 것은 물론, 때로는 깊은 영감을 주기도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좋은 음악 또한 사람의 마음을 편안케 해준다.

비틀즈(The Beatles)는 영국의 록 밴드인데 여러 장르들의 탄생과 발전에 영향을 미쳤고 각 장르의 다양한 음악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으며 음악뿐 아니라 1960년대의 사회와 문화 전반에 혁명적 영향을 미쳤다. 비틀즈의 대표곡으로는 '예스터데이', '렛잇비', '헤이 주드' 등이 있다.

위 게송과 비틀즈의 노래 '예스터데이' '렛잇비'는 내용이 상통한다.

Yesterday, all my troubles seemed so far away(어제는 모든 고통이 아주 멀리 있었지만) Now it looks as though they are here to stay(이제는 그것들이 여기에 머물고) Oh, I believe in yesterday(오, 나는 어제를 믿어)

Suddenly I'm not half the man I used to be(갑자기 나는 이전의 내가 아니야) There's a shadow hanging over me(나를 감싸는 그림자가 있네) Oh, yesterday came suddenly(오, 어제가 갑자기 다가왔네) '예스터데이'는 지나가버린 과거를 붙들고 근심하지 말아야 하는데 어제에 사로잡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내가 힘든 시간 속에 있을 때에) Mother Mary comes to me(성모 마리아께서 내게 다가와) Speaking words of wisdom(지혜로운 말씀을 해주시니) Let it be(내버려 두어라)

And in my hours of darkness(그리고 내 어둠의 시간 속에서) She is standing bright in front of me(그녀는 밝게 내 앞에 서서) Speaking words of wisdom(지혜로운 말씀을 해주시니) Let it be(내버려 두어라)

And when the broken hearted people Living in the world agree(세상의 상처 입은 사람들이 동의하였다) There will be an answer(분명 답이 있을걸) Let it be(내버려 두어라)

Though they may be parted(그들이 헤어지더라도) There is still a chance that they will see(분명 그들이 볼 수 있을 기회가 있으리니) There is will be an answer(답은 분명 있을걸) Let it be(내버려 두어라)

And when the night is cloudy(구름 낀 밤에) There is still a light that shines on me(여전히 내 위에서 빛나는 빛이 있으니) Shine on until tomorrow(내일까지도 빛나고 있을걸) Let it be(내버려 두어라)

'렛잇비'의 내용은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도 말라', '지금 이 순간에도 머무르지 말라' 는 말씀과 통하니 좋은 음악은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주고, 게송은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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