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예부터 가장 더운 시기로 몹시 더운 날씨를 '삼복더위'라고 했다. 우리 조상들은 복날의 의미를 '벼가 나이를 한 살씩 먹는다'에 뒀다. 벼에는 줄기마다 마디가 있는데 초복·중복·말복을 지나며 벼의 마디가 셋이 되고, 그래야 이삭을 거둔다고 했다. 2년 만에 독일에서 한국을 방문한 필자에게도 무더운
2015년에 미국 인디애나 주의 제시라는 사람은 10년 전에 500원(약 50센트)를 주고 산 그림이 미국의 대표 화가 윌리엄 빅터 히긴스를 포함한 유명 화가 7명이 번갈아가면서 서로를 그려 완성한 그림인 '팔레트 앤 치즐 클럽 1910(Palette and Chisel Club 1910)'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 동안 그는 그 그림의 가치를 발견하지
남자와 여자는 많이 다르다. 심지어 그들은 다른 인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화성에서 온 여자, 금성에서 온 남자'(반대인지도 모름)라는 책에서도 남녀의 많은 차이점을 보여주는데 참으로 경청할만한 가치가 있었다. 내가 그동안 알게 된 몇 가지 이론은 '남자는 존경을 바라고 여자는 관심을 바란다' '남자는 그녀의 첫 남자이기를 바라고 여자는 그의 마
두 사내아이와 엄마가 우동집에 와서 1인분만 시켜도 괜찮겠냐고 한다. 이들의 힘든 사정을 눈치챈 여주인이 서비스로 3인분을 내 주자고 하자, 남편이 이야기 한다. "안돼요. 그러면 오히려 저 분의 마음을 상하게 할지도 몰라요"라며 우동 한 덩이 반을 삶아 내 놓는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초대를 받은 각 귀빈들 중 아프리카 추장이 있었다.
용서는 못할 것도 없고 안 하는 것도 없다. 누구나 용서에 매달려 살지는 않는다. 그 순간에 자기의 삶이 이어질 뿐이다. 폭력이 있으면 이에 따른 습관성 마니아가 있고 시시비비를 가려주는 직업까지 준비돼 있다. 어차피 폭력에 대처한 사회적 제도로 굳어가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한 눈 팔기가 어려운 세상에 자기의 할 일에 전력투구해 나아가는 것이다. 용서
요즘 부쩍 동물에 관한 방송 프로그램이 많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생긴 현상이라 한다. 나도 3년 전부터 진돗개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이라는 인식 없이 어느날 갑자기 들어온 강아지를 버리지 못해 키운 것이 벌써 3년째다. 사실, 예전의 나는 반려견에 대한 개념이
거제에 와서 알게 된 친구로 스코틀랜드에서 온 부부가 있는데 그 남편은 삼성중공업에서 5년째 일하고 있다. 그는 나이가 60쯤 됐고 석유산업과 관련된 여러 나라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일할 때는 부패가 정말 심했다고 한다. 한 번은 그가 운전하면서 경찰에 검문을 받았는데 경찰이 속도위반이라면서 내민 스피드 건을 자세히 보니 헤어드라이어였다
눈을 다시 뜨지 않아도 그 광명을 현란하게 보고 있다. 주체할 수 없이 은혜에 젖어있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차피 몸을 추스르고 정신을 차린다. 이러한 일들이 우리들의 일상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혼백에 이르기까지 믿음의 곳간이 항상 가득 채워지기를 원한다. 글로벌 세계의 퇴행을 유발하고 바야흐로 블랙시트(Brexit)적인 순수 동일체 통일시대를 선호하
대통령이 총탄에 맞고 민주화 운동으로 대한민국이 혼란한 시기였던 초등학교 6학년 가을에 처음 서울로 수학여행을 갔다. 긴 시간 버스를 타는 일도 처음이었지만, 동네를 벗어나 말로만 듣던 서울에서 하룻밤 자게 된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새 옷을 꺼내 입고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사실 수학여행 일정을 알고부터 이미 난 서울을 몇 번이나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되자 본사 임원들이 나서서 사과하니 어쩌니 하는데 왜 이들이 이렇게 늦게 반응하고 늦게 태도를 바꾸는지에 대해 화가 나는 와중에, 독일의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의 태도가 무더운 이 날씨에 짜증을 돋운다. 배출가스 조작으로 신뢰도가 추락한 폭스바겐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 미국과 일본 등지에
나는 70년대 말 유신 말기에 대학에 들어가서 80년대 초·중반 5.18 신군부 독재를 거치는 기간에 천문학과를 다니다 중퇴하고 사법시험에 도전해 1985년 합격했다. 그 당시 내 목표는 오직 몰락한 내 집안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돈을 벌겠다는 것뿐이었다. 시험 준비기간 3년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합격이라는 성취욕에 부풀어 그리
지난주 어머니를 모시고 부산에 있는 한 병원에 다녀왔다. 병원 수납처에서 번호를 뽑고 기다리고 있는데 노신사 한 분이 병원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거동이 자연스럽지 못해 지팡이를 짚고 있었지만 정갈하고 얌전한 양복에 깔끔하게 다린 흰 와이셔츠를 입고 계셨다. 연세는 팔순이 훨씬 넘어보였으나 무엇인지 모를 힘이 그분으로부터 뿜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
아이들이 놀기 참 좋은 계절이다. 한 아파트 놀이터에 젊은 어머니가 신나게 노는 아이 곁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아이와 어머니의 사이가 5월 햇살과 바람의 속살처럼 참 부드럽다. 그런데 아까부터 어머니는 아이에게 이상한 요구를 한다. 놀이기구를 타는 순서며 자세, 팔과 다리의 위치까지 일일이 알려준다. 그렇게 타면 다친다, 왼발이 먼저 나와야지
백세시대에 좋은 것은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인생에 큰 기회가 세번 있다는 말도 있다. 그리고 이런 말은 유소년시대·청장년시대·노년시대를 살아올 수록 기회의 선망이 다급해진다는 것이 사실이다. 좋은 기회가 세 번이 아니라 그 많던 기회가 사라져가는 아쉬움은 노인이 돼서 더 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기회 일실의 비탄과 통탄마저도 노
'선량한 사람은 자기 자신만을 돌보고, 악한 사람은 모든 사람을 돌본다.'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나 참으로 적절한 유머라고 생각해 왔고 정치 얘기가 나올 때마다 나는 이를 써먹었으며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좋은 핑계로 삼아왔다. 사실 정치를 한다는 사람 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일을 할 만한 선량한 사람이 있는가? 오히려 벼락출세와 개인의 영달을 꿈꾸는
아주 오래전 얘기다. 국회의원 선거일이었던 어느 날, 나에게 선거일은 공휴일이었고 정치 따위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냥 놀러가는 날이었다. 정치는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나 중요한 법, 날씨도 좋고 친구들과 놀러갈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물었다. "선거는 하고 가니?" 자식들 먹여 살리기 바쁜 어머니 입에서 나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
우민호 감독의 영화 '내부자들(2015)'은 한국 사회를 조명하고 있다. 대통령 유력 후보자와 재벌 회장 그리고 정치 깡패와 신문사 논설 주간이 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뇌물과 청탁으로 얽히고설켜 있다. 이를, 족보도 배경(빽)도 없는 젊은 검사 한 명이, 사회 정의를 구현하는 스토리가 골자이다. 영화의 등장인물들 가운데 필자 눈에 띄는 사람은 주인공 검사
1200대의 컴퓨터와 대결한 이세돌(32·바둑 프로9단)은 비록 1승에 그쳤지만 인류에게 다시 한 번 큰 희망과 인간신뢰의 값진 회복을 확인시켜줬다. 인공지능의 슈퍼컴퓨터에 의한 프로그램 알고리즘 알파고(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와 이세돌의 바둑대전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매치'에서 이세돌은 겸손하게 본인의 패배의 아쉬움을 말했을 뿐 오히려 인
바람의언덕에 가면 작은 무덤이 있다. 누구의 무덤일까 궁금해 하던 작가는 탐문을 통해 그 무덤이 150여년 전 여양 진씨 가문의 22세손인 진종기 통정대부의 부인인 숙부인 완산 이씨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학동마을에 여양 진씨의 세력이 컸던 150여년 전 진씨들은 크고 작은 관직에 종사하며 가문을 일으키고 자손을 번창시켜 나갔다. 통정대부의 부인인 숙
며칠 전 친구의 아버님이 별세했다. 94세이니 천수를 다 누렸고 크게 고생하지 않고 세상을 버렸으니 호상으로 여길만 하다. 이제 내 나이 60을 바라보니 친구들 부모상을 알리는 문자가 심심찮게 전해져온다. 그럴 때마다 죽음이란 참으로 가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살아있는 이 삶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예수가 물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