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교통사고 신고하면 누가 먼저 올까요?" "보험사!""그럼 한국에선요?" "견인차!"이런 난센스 같은 말들이 농이 아닌 진담이라며 무릎을 쳤던 적이 있다. 사람의 안전보다 돈벌이가 먼저인 현 세태를 스스로 비웃는 말이다. 헌데 이 보다 더한 꼴을 보게 되니 '어쩌다 이 지경인
동네가 마을 가꾸기 사업을 시작하며 여러 변화가 시작됐다. 가파른 언덕길에 계단이 놓이고 그림이 그려졌다. 피아노 계단이란 멋진 이름도 붙여졌다. 발도 들여 놓기 힘들던 뒷동산에도 일방통행 도로와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가로수와 관상수는 물론이고 잔디가 심겨지고 예쁜 화단들도 생겼다. 큰길가에는 마을가꾸기 전문가들에게 자문하고 문화 예술인들이 참여 제작한 멋
행복한 불편. 얼마 전 통영기상대에서 있은 '지역 기후서비스 순회 간담회'의 초청 강사가 던져준 강의 제목이다. 지금 지구환경의 많은 문제는 인간이 편하게 살겠다는 문명의 이기(利己)로 인한 것이기에 저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지구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편리함의 추구보다 오히려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고 이 개인의 불편함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일임
오월이다. 봄비 잦은 계곡에는 물소리와 새소리가 맑다. 새봄의 꽃들이 피고 진 텃밭에는 심어진 씨앗들에서 여린 싹들이 돋아 하늘을 향해 키 재기를 한다. 상추는 벌써 몇가닥 단을 올렸고 겨울을 난 마늘은 속대를 올리며 매운 향을 품는다. 화단의 꽃들도 싱싱한 오월을 머금었다. 작약은 알토란같은 봉우리를 앙다물었고 목단은 벌써 꽃잎을 떨군다. 아, 장미다.
삽짝에 만개했던 매화가 바람결에 꽃잎을 날린다. 날리는 꽃잎 쫒으며 곤줄박이 직박구리 꽃가지를 넘나든다. 볕바른 언덕엔 진달래가 수줍게 피었다. 개나리와 목련, 벚꽃의 꽃망울이 한껏 부풀었다. 이들도 연이어 화사하게 피어날 테다.아침저녁은 얼굴이 시리고 또 어느 며칠은 모두를 움츠리게 하는 동장군이 그늘 속에 웅크리고 있어 꽃을 시샘 하지만 한
어머니의 뒤를 따라 나선다. 읍내 방앗간엔 사람들로 북적하고 김이 서린 곳에선 구수한 냄새가 물씬 풍겨 온다.어머니는 머리에 이고 오신 함지를 줄로 이어진 다른 함지들 끝에 내려놓으신다. 그리곤 눈짓 한 번 주시고는 잰걸음으로 난전엘 가신다. 아이는 당연히 제집 함지 곁을 지켜 선다. 줄어드는 차례를 놓치지 않고 함지를 들이민다. 한참의 시간과 순서를 기다
새해 아침 동네 산에 오른다.직장의 동료와 친구들로 어울려서 하던 해맞이를 예년과 달리 금년엔 단출한 가족끼리 하기로 했다. 예보된 우리 동네의 일출시간이 7시34분이라 7시 전에 삽짝을 나선다. 산을 등진 서향마을이라 새벽이 꼬리를 남기고 있다. 산 초입에 이르니 서릿발이 밟힌다. 참으로 오랜만에 밟아본다. 발밑에서 스러지는 감촉과 서걱이는 소리가 정겹다
도시락의 첫 기억은 어머니가 학교 가는 형들의 점심을 담아 부뚜막에 나란히 올려놓은 것이다. 아침 밥상 곁에서 김이 모락모락나는 도시락을 보며 나도 언제 상급학년이 되어 저 도시락을 먹어보나 하며 부러워했던 기억이다. 어느 순간 상급생이 되어 보자기에 책과 함께 도시락을 싸서 삽짝을 나서며 의기양양했던 기억도, 도시락 먹을 점심시간의 기다림과 넷째시간 마침
가을이 깊어져 간다. 깊어지는 계절 따라 진중한 음악회나 전시회로 감성의 물결에 푹 빠지고 싶다.이리 생각하니 지난 몇 년 동안 이런 저런 공연과 전시회로 마음의 씻김과 새로운 기운들을 전해준 지역의 문화와 예술의 산실인 '거제시문화예술회관'과 메세나란 단어가 떠오른다.메세나(Mecenat)란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활동을
페이스북에서 가슴 한가득 푸근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접한다. 이야기의 간략은 이러하다. 서울의 어느 시장 주변 골목길, 푸성귀와 옥수수 몇 개를 담은 할머니의 카트를 어린 손자가 대신 끌고 가다가 길가에 주차해 놓은 외제 승용차에 부딪혔다. 이를 보게 된 어느 젊은이가 차주인의 전화번호를 찾아 알렸고 전화를 받고 달려온 차주인은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할머니께
유채가 피어나는 제주 어느 바닷가에 서면 마치 꿈을 꾸는 듯하다. 연초록 밭에 피어난 노란 꽃에는 노랑나비가 날아든다. 몽환적이다. 이 꿈 같은 노란색채가 느닷없이 꽃이 아닌 리본으로 물결을 이룬다. 슬픔의 물결을 이룬다. 슬픔이 깊어 아픔이 되고 고통이 되어 절망하고 절규한다. 그리고 더 이상 어쩌지 못해 기적을 바라는 노랑나비가 된다. 하나가 아닌 둘이
설 연휴를 지나고도 봄날 같은 날이 이어져 겨울이 정말 다 갔나 했는데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맹위를 떨치며 전국을 덮친다. 갑작스런 추위다. 이렇게 입춘을 맞으니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이때쯤이면 지인들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입춘의 대구(對句)와 단구(短句)들을 날라다 준다. 입춘대길 견양
설 연휴를 포근히 지나고도 봄날 같은 날이 더 이어져 겨울이 정말 다 갔나 했는데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맹위를 떨치며 전국을 덮친다. 갑작스런 추위다. 이렇게 입춘(立春)을 맞으니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뜻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회자되는 입춘(立春)을 맞는다. 이 절기를 신문과 방송이 말하기도 전에 지인들이 인터넷
송구영신, 지는 해인 계사년인 2013년이 저물고 갑오년인 2014년 새해가 다가온다. 이때가 되면 한 해를 돌아보아 세태를 특징짓는 사자성어와 새로운 해를 기대하고 염원하는 사자성어를 접하게 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이것을 챙겨보는 것이 재미가 있다. 석학들에게 두루 회람하여 최다 공감을 선정하는 방식도 좋지만 고사(古事)에 비춰 지금의 세태를 풀어내고
어릴 때 동무들과 절교한 적이 있다. 동무들이 욕을 입에 달고 있어서 어울리기가 민망하다는 이유였다.예를 들면 이랬다. “야, ㅆㅂ넘아 밥 뭇나?” “용만아, 학교가자, ㅆㅅ끼야!” “이거 무바라. ㅈ나게 맛있다!” “ㅈ만한 ㅆ끼야 빨이 온나.” 등이다. 말 한 줄에 욕
추석연휴를 보내던 중에 밴드로 날아든 지인의 알림장이다. "조개 잡으러 오세요. 우리 동네 구조라 해수욕장에 갈미조개가 많이 잡혀요. 내일 토요일이 큰물이니 와서 많이 잡아가세요." 바구니에 한가득 담긴 예쁜 조개 사진과 함께 올라 온 글이다. 한 달포 전에 다른 지인이 구조라해수욕장에서 밤 산책하다가 발견했다며 모래톱에 소복이 있는 조개
시내 집에서 고속도로를 한 시간 반을 달려 골든얼스 레이크의 주립공원 캠프장에 도착한다. 시더소나무 숲이 울창한 캠프장이다. 입구초소 같은 작은 관리실 창이 열리고 그 속에서 예약번호를 확인한다. 나는 차 안에 앉은 채 이름과 예약번호를 답한다. 관리인은 확인을 끝내고 캠프사이트의 약도가 그려진 브로슈어와 이용규정이 적힌 서류 한 장을 건네면서 지정된 65
지난달 26일(금) 늦은 6시에 우리 일행들은 미수동 주민 자치센터 앞에 모였습니다. 안정만에 건설하려는 ‘통영LNG화력발전소’가 우리 지역에 맞지 않을뿐더러 해악을 줄 것임을 알리기 위해 지역의 시민사회단체(통영어린이책연대 통영생협 통영민예총 통영거제환경연합 한길아카데미 통영여성장애인연대 통영YWCA 거제YMCA 통영민주노총 전교조통
3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길을 따라 나서기로 하고 세 번을 돌아 왔다. 첫길은 승주 선암사의 우아한 아치형 옛 돌다리인 승선교를 지나 주암댐 수몰지역 고인돌을 옮겨다 놓은 고인돌공원, 갈대습지에 흑두루미가 겨울을 나고 가는 순천만을 따라 걸었고 두 번째 길은 하동과 광양 섬진강포구의 벚꽃 길에서 시작해 섬진강을 따라 올라가 지리산 의신계곡의 옛길(서산대사
화창한 주말이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차가운 대기의 세력이 확장되어 날씨가 불규칙한데도 이 주말은 예년의 봄 날 같다.이 날씨에 고마워하며 오늘 친환경캠페인을 위해 모이기로 한 약속장소로 내달린다. 오늘의 캠페인은 자전거타고 달리기다. 자전거는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물건들 가운데(자전거 콘돔 선풍기 빨랫줄 타이국수 공공도서관 무당벌레)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