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정남 사진작가와 '거제 한 컷' 찾기25】 벚꽃잎 흩뿌리는 저도

지난 2020년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확산세를 이어가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비대면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거제의 제2 먹거리 산업인 관광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외 유명 관광지를 체류하는 형태에서 안전과 비대면 등을 중시하는 여행으로 변화했다.
거제지역도 지난해 전체 관광객 방문은 줄었지만 사람들의 접촉을 피하고 안전하게 여행을 할 수 있는 '비대면 안심 관광지'가 인기를 끌었다. 그런 가운데 거제지역의 비경과 포토존 200곳을 찾아 관광명소로 알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류정남(청춘사진관 대표) 사진작가의 노력이 최근 몇년 새 거제지역은 물론 전국의 셀카 및 사진작가들의 발걸음을 거제로 향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 본지는 류정남 작가와 함께 거제의 사진찍기 좋은 곳을 찾아 다니며 인사(인생샷)찍기 노하우와 팁까지 함께 배워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거제시 장목면 '저도'에 핀 벚꽃 아래서. /사진= 류정남 작가
거제시 장목면 '저도'에 핀 벚꽃 아래서. /사진= 류정남 작가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며, 추억과/ 욕망을 섞으며, 봄비로/ 생기 없는 뿌리를 깨운다.'

4월만 되면 회자되는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1888~1965)의 장시 '황무지'의 첫 구절이다. 그러나 거제의 4월은 잔인하기는커녕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봄' 그 자체며 꽃 천지다.

특히 거제에서 자생하는 산벚은 우리나라 곳곳에 가로수로 심어 놓은 일본산 왕벚과 달리 다채로운 색감을 자랑한다. 그래서 거제지역 곳곳에는 이름난 벚꽃 명소나 드라이브 코스가 손가락을 다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지만 오늘 거제 한컷이 소개할 벚꽃 명소는 거제를 알 만큼 아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다.

코로나 시대, 상춘객들이 비대면으로 봄기운을 느끼면서 힐링할 수 있는 관광코스는 많아도 이곳은 아직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금단의 섬 저도에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저도의 벚꽃구경 및 촬영은 저도가 지난 2월부터 당일 입도가 가능해지고, 보안을 위해 접근조차 금지됐던 별장 주변 관람과 사진 촬영이 가능하게 된 미지의 촬영 스팟(spot)이기도 하다.

'저도'에 핀 벚꽃잎 맞으며 힐링 투어. /사진= 류정남 작가
'저도'에 핀 벚꽃잎 맞으며 힐링 투어. /사진= 류정남 작가

거제 한 컷에서 저도 소개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저도의 전망대와 일본군 내무대 촬영 포인트를 소개했다.

금단의 섬 저도의 시작은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주민을 내쫓고 섬 전체를 군사기지로 만들면서부터다.

해방 후 해군 주둔지가 들어서고 이후 이승만 대통령이 하계 휴양지로 사용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청해대(靑海臺, 바다의 청와대)'로 명명하면서 민간인 출입은 물론, 인근 바다 어로행위까지 금지됐다.

최근 거제시는 저도에 역대 대통령의 추억을 만나는 조형물을 만들어 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상태다. 저도는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때 청해대 지정을 해제했지만, 2008년 다시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됐고 지역 사회의 줄기찬 반환 요구에 2017년 조기 대선 당시 거제가 고향인 문재인 대통령이 개방을 약속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저도에서 본 거가대교. /사진= 류정남 작가
저도에서 본 거가대교. /사진= 류정남 작가

2019년 9월 별장과 군사시설을 제외한 섬의 일부가 일반에 공개된 저도는 현재 해군기지와 군 휴양시설·연리지 공원(9홀 골프장)·해수욕장·총 길이 3.5㎞의 탐방로와 전망대가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한 컷 포인트는 기존에는 골프장이었지만 지금은 방문객을 위한 '연리지 공원'이라 불리는 잔디밭이다.

'벚꽃이 뭐 다 똑같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도의 벚나무 아래는 가로수 아래로 쌩쌩 달리는 자동차도, 북적이는 상춘객 없이 흩날리는 벚꽃잎을 배경으로 한 여유와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거제시는 최근 저도를 시민과 관광객에게 돌려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렸는데 금단의 섬이 옷을 하나하나 벗을 때마다 거제 한 컷의 인생샷 장소로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도에서. /사진= 최대윤 기자
저도에서. /사진= 최대윤 기자

 

■ 류정남 작가의 '사진찍기 Tip'

거제시의 노력으로 개방 초창기와 달리 저도의 탐방로와 편의시설, 전망대 등 볼거리가 다양해졌다. 하지만 저도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미지의 세계가 끝없이 펼쳐진 곳이다. 곳곳에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지은 건물이 숨어 있고,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하기도 한다. 저도 '연리지 공원'에서의 벚꽃 배경 촬영은 기존에 잘 알려진 벚꽃 명소에 비해 번잡하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 벚꽃 촬영은 벚꽃의 색감과 배경 인물이 얼마나 깔끔하게 나오는지가 중요해 사람이 없는 곳이 더 좋다.
한 컷에서 모델 보호(?)를 위해 자주 사용하는 포즈인 뒷모습 포즈는 자연스러운 표정 연출이 어려울 때 가능한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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