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공곶이 노란 수선화로 '순례자의 길' 열어…겨울, 공곶이 붉은 동백터널에 발길이 머문다
봄, 공곶이 노란 수선화로 '순례자의 길' 열어…겨울, 공곶이 붉은 동백터널에 발길이 머문다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9.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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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관광의 거제 섬&섬길7] 6코스 '천주교 순례길'
거제의 과거·현재·미래 한눈에 볼 수 있고
명칭과 달리 천주교 관련 길은 전체 구간 중 일부
취향·주제에 맞춰 구간 선택으로 거제 엿볼 수 있어

연 평균 5000명의 전국 순례단이 찾는 이곳, 특히 거제의 봄 정취에 맘껏 취해보고 싶은 이라면 망설이지 않고 걸음을 내딛는 곳인 '천주교 순례길'.

여름이면 어떠하리 진 꽃을 아쉬워할 새도 없이 들려오는 매미소리와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겨 걷다 보면 거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7코스 천주교 순례길이다.

무려 구간 길이 17.9㎞, 소요시간 7시간40분을 거닐 자신이 없다면 구간별로 선택하는 것도 재미다. 거제시청 홈페이지와 거제관광 가이드북 내용이 일부 다르지만 6구간으로 나눌 것이냐 8구간으로 나눌 것이냐의 차이일 뿐 경로는 차이가 없다.

천주교 순례길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구간은 1구간 예구마을 선착장~벧엘수양관 삼거리다. 이들의 걸음은 특히 봄철에 유난이 많다. 천주교 순례길 가운데 가장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 공곶이 때문이다.

그러나 수선화의 꽃 피는 시기가 봄철이라 여름~겨울까지는 찾는 발걸음이 많지 않은데, 거제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여름철 급증하는 것을 대비해서라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주고 순례길 윤봉문(요셉) 복자를 기리는 길에서 지세포만.

예구마을로 들어가면서 천주교 순례길의 장소 표시는 쉽게 만날 수 있는 표지판이다. 하지만 조금 깊게 들어가서 '왜 이곳이 순례길이지'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 의문을 가진 사람이 거제의 카톨릭의 유래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좀 더 갑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관광을 하고 가는 사람들이 적어도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어떤 유래가 있고 왜 이곳이 천주교 순례길인지는 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이 길이 조성되기까지 조금의 노력을 한 사람들이라면 갖고 있을 것이다.

시 주도로 만들어진 둘레길 사업에서 이곳이 천주교 순례길로 조성된 것은 관광 인프라 조성을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좋은 자원을 그냥 버려두지 말고 좀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역사가 존재하고 거기에 멋진 풍광이 있고, 따르는 사람들이 있다. 예구마을 주민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인 이유도 과거의 영향 때문이다.

이 의미를 제대로 살피려면 천주교 순례길에서 유일하게 사계절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이 찾는 구간은 거제조선해양문화관~천주교성지~초소로 이어지는 6구간이다. 거제조선해양문화관의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왕복 4시간을 걸으면 천주교순례길의 의미를 곱씹으며 걸었다고도 볼 수 있다.

천주교순례길 구간의 조선시대 후기 거제에서 포교활동을 하다 박해로 순교한 윤봉문(요셉) 복자를 기리는 길.

천주교순례길은 조선시대 후기에 거제에서 포교활동을 하다 박해로 순교한 윤봉문(요셉) 복자를 기리는 길이다. 거제조선해양문화관에서 출발해 일운면의 과거와 현재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길을 거닐다 보면 성지 입구에 3m 정도의 자연석 표지석이 눈에 띈다. 표지석을 지나면 마리아상이 방문객들을 반기고 이를 지나면 예수가 못 박힌 십자가가 하늘 높이 솟아있는 광장이 나온다.

이곳에서부터 순례자의집~편백나무 숲인 명상의길~순교자의 탑~십자가의 길~대나무 산책로 등으로 성지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편백나무와 대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이곳에는 바람에 휘날려 대나무끼리 부딪치는 소리와 매미가 함께 어울린다. 요즘 보기 힘든 두꺼비의 발견은 놀랍지만 반갑다. 작은 연못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더운 날씨의 갈증을 풀어준다. 순교자의 탑 주변에 설치해놓은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세포 해안은 단아하다. 순교자의 현양탑 아래에 서면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봄철에는 부활절을 전후로 사순절 십자가의 길 기도를 위해 외부 순례객들이 많이 찾지만 여름철 이 공간의 대나무숲은 또 다른 정취를 맞이한다.

거제에 복음이 전래된 시기는 분명하지 않으나 신유박해의 영향으로 두 명의 신자가 거제도로 귀양을 왔고 이때 맺어진 거제도와 천주교의 인연은 병인박해를 지나면서 선교로 이어졌다.

병인박해 중인 1868년 신앙생활이 비교적 자유로운 대마도로 피신을 할 목적으로 지금의 서이말등대가 있는 곳에 윤사우의 가족이 정착하게 된다. 그의 둘째 아들이었던 윤봉문은 형인 윤경문과 거제도에서 신자를 모아 교리를 가르치고 전교에 힘쓰다가 37세의 나이에 순교를 했다. 그의 유해는 진목정 족박골의 선산에 안장했다. 지금의 옥포이다.

천주교 순례길에서 바라본 와현해수욕장과 구조라마을

거제도의 신자들은 1978년 9월 윤봉문 요셉 순교 90주년을 맞이해 순교자의 무덤에 순교 기념비를 세웠고, 거제와 통영지역 본당들은 순교자에 대한 현양 사업과 함께 묘지 성역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선산이 다른 사람의 소유로 넘어가 묘소를 이장할 필요가 제기됐고 곧이어 일운면 지세포리가 선정됐다.

성지가 된 이 땅은 본래 서울 대교구가 마산교구에 기증한 곳이다. 대나무와 편백나무로 뒤덮여 길도 없었던 이곳을 신자들이 직접 나무를 베고 길을 만들며 헌신적인 봉사를 이어 나갔다.

울창한 숲 사이로 십자가의 길과 묵주기도 길을 우선 조성했고, 중앙 부분에는 순교자 현양비도 건립했다. 순교자 현양비는 죄인들에게 씌우던 형틀인 칼을 형상화한 것이다.

마산교구는 순교자 유해 이장에 관한 거제지구 사제단과 신자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교구장 교령과 훈령을 발표하고, 2013년 4월20일 순교자 유해를 옥포에서 지세포리로 이장해 순교자 현양비 뒤편에 모셨다.

지세포-공곶이-예구-서이말등대를 잇는 천주교 순례길은 봄에 특히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선교자 윤봉문이 떠난 후 형인 윤경문은 공곶이에 머물며 천주교 교리전파에 힘을 쏟았다. 형제의 순교한 정신이 깃들어 있는 해안 순례길 공곶이로 향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부활절을 맞아 찾는 순례객들도, 공곶이의 수선화를 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들도 그 만남이 결코 어색하지 않는 곳, 천주교 순례길이다. 

 


서이말등대

'서이말'이란 지명은 땅끝의 형국이 마치 쥐의 귀를 닮았다고 하여 '쥐귀끝'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거제의 남동쪽 끝인 서이말에 위치한 서이말 등대는 1944년 1월에 설치됐다.
이 등대는 제주해협을 지나서 마산·부산항으로 들어가는 선박들의 항로표지 역할을 한다. 총 3명의 등대원이 근무하는 유인등대로 15m 높이의 등탑에서 20초에 1번씩 불빛이 37㎞ 거리까지 빛을 비추고 있다. 1996년에 무인화된 홍도등대를 원격제어로 점·소등을 운영하고 있다. 서이말등대 자체는 출입통제구역이 아니지만 등대 바로 앞과 뒤에서는 사진 촬영을 하거나 무단으로 침입할 경우 제재를 당할 수 있다.


와현모래숲해변

거제 해수욕장 가운데 해수욕객 수 4순위 안에 늘 드는 와현모래숲해변은 해안 길이 510여m로 그렇게 크지 않지만 모래가 곱고 물도 맑은데다 경사도 완만해 물살이 안으로 들어와 안전한 해수욕장이다. 또 수평선 가까이에 해금강이 보이고 보트 놀이로 심신을 단련할 수 있는 아늑한 곳이며, 주위는 와현마을이 있어 민박을 이용하기 쉽다.
특히 최근에는 와현 모래숲해변 주변으로 2030 세대를 겨냥한 카페나 음식점이 많이 생겨 사계절 관광지가 되고 있는 추세다. 2003년 남해안 지역을 휩쓸었던 태풍 매미의 흔적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다.


거제조선해양문화관대

거제조선해양문화관은 공립박물관으로서 지난 2003년 개관 이후 사람과 바다 중심의 다양한 기획전과 해양특성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시민과 관광객에게 '조선해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총 2관으로 구성돼 있는 거제조선해양문화관은 남해안의 어촌 생활사에 관한 어촌민속전시관과 선박의 역사와 기술에 관한 조선해양전시관으로 이뤄져 있다. 주말에 방문하는 방문객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니 방문 전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을 살펴보는 것은 필수. 청소년 이하 자녀와 함께 떠난 거제여행이라면 꼭 한 번은 들러볼 만한 전시관이다.


공곶이

예구마을 끝머리에는 공곶이로 가는 입구가 있고, 이곳을 지나 수려한 나무 사이를 20분 정도 걷다 보면 약 4만5000평의 농원인 공곶이가 나온다.
이곳은 지형이 궁둥이처럼 튀어나왔다고 해서 '공곶이'라고 불리는 계단식 다랭이 농원으로, 수선화와 동백나무 등 50여 종의 나무와 꽃이 심겨 있다. 공곶이 아래에 있는 몽돌해변에서는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겨울에는 이곳에 심은 수선화가 만개해 더욱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영화 '종려나무 숲'의 촬영지이며, 거제시가 지정한 '추천명소 9경'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서불약수터

서불약수터는 기원전 210년경 중국 진나라 당시 서불이 동남동녀 3000명 등 일행과 해금강 일대에서 불로초를 구하다 날이 저물어 누우레(와현모래숲해변) 백사장에서 유숙하면서 이 약수를 마셨다고 전해지면서 '서불약수터'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이 약수터는 현재까지도 일운면민을 비롯해 거제시민이 즐겨 찾는 약수물로서 오전에 가면 약수물을 가져 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보이기도 한다. 호기심에 물통에 한 가득 담는 관광객부터 대형 물통 수십 개를 퍼나르는 이들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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