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희야, 무릉이 어디뇨. 나는 옌가 하노라"…거제 해금강·신선대·우제봉·바람의 언덕길
"아희야, 무릉이 어디뇨. 나는 옌가 하노라"…거제 해금강·신선대·우제봉·바람의 언덕길
  • 백승태 기자
  • 승인 2019.0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0만 관광의 거제 섬&섬길(3)] 8코스 '바람의 언덕길'
남부면 해금강 우제봉에서 바라본 다도해. 해금강과 멀리 대소병대도도 보인다.
남부면 해금강 우제봉에서 바라본 다도해. 해금강과 멀리 대소병대도도 보인다.

거제섬&섬길 14코스 대부분이 산과 바다·마을이 어우러진 절경으로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그 중에서도 바람의 언덕길 곳곳에 서려있는 얘깃거리와 볼거리, 해안절경은 섬&섬길 가운데서도 최고봉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하고 아름답다.

우리나라 명승2호 해금강으로 가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남부면 도장포마을이 나온다. 유람선과 제트보트 선착장이 있고, 옹기종기 살을 맞댄 마을과 횟집 등이 늘어선 작은 포구가 여느 거제 해안과 다름없이 정겹다. 파도가 잔잔해서 옛날 대한해협을 지나가는 배들이 쉬어가기도 하며. 원나라와 일본 등으로 무역하는 도자기 배의 창고가 있었다고 해서 도장포라 부르게 됐다고 전해지는 마을이다.

선착장에서 바다 위로 가로지르는 데크를 걷다 우측으로 눈을 돌리면 작은 언덕 하나가 바다를 향해 달려가듯 튀어나와 있다. 민둥산처럼 아담한 언덕엔  푸른 잔디가 시야를 맑게 하고, 제법 풍채 좋게 서 있는 풍차는 이국적 풍취를 자아낸다.

남부면 해금강호텔에 주차를 한 뒤 우제봉으로 가는 길. 평평한 길에 울창한 동백과 소나무들로 남녀노소 모두 힘들지 않고 우제봉까지 갈 수 있다.
남부면 해금강호텔에 주차를 한 뒤 우제봉으로 가는 길. 평평한 길에 울창한 동백과 소나무들로 남녀노소 모두 힘들지 않고 우제봉까지 갈 수 있다.

잘 정돈된 데크를 따라 언덕에 오르면 여기가 핫플레이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바람의 언덕이자 거제 섬&섬길 8코스 바람의 언덕길 1구간이다. 거제의 으뜸 관광지 중 한 곳이다.

얼핏 보기에는 바닷가 마을의 평범한 언덕이지만, 이곳에 올라서면 탁 트인 바다와 올망졸망 늘어선 작은 섬의 아름다운 풍광에 지친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다. 이름 없는 염소들이 뛰놀던 이 언덕이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고 각종 방송 드라마 또는 영화 촬영지로 인기를 끌면서 한때 네티즌이 뽑은 '가고 싶은 여행지' 1위에 오르기도 했던 곳이다. 국토교통부가 뽑은 남해안 오션뷰 20선 가운데 한 곳이기도 하다.

'영국에 황량한 폭풍의 언덕이 있다면, 한국에는 아름답고, 넉넉한 바람의 언덕이 있다'는 말이 새삼 실감난다.

도장포마을과 바람의 언덕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바람의 언덕길' 1구간 여정이 끝난 것이다.

아쉽지만 경치자랑은 뒤로하고 2구간을 들어선다. 초입부터 제법 가파른 계단길이다. 동백나무 군락이 길을 만들고 여기저기 산야초와 야생화가 길을 반긴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북동쪽 바다는 학동몽돌해수욕장과 외도 내도 서이말등대 등 해안절경을 품고 있다.

우제봉에서 보이는 해금강. 푸른 바다위에 떠있는 녹색섬이 탄성을 자아낸다.
우제봉에서 보이는 해금강. 푸른 바다위에 떠있는 녹색섬이 탄성을 자아낸다.

제1·2전망대를 지나 정상 부근엔 '굿개'라는 지명의 대숲이 자리잡고 있다. 시루대가 양옆으로 늘어서 아름다운 터널길을 만들었다. 대숲을 빠져 나와 가쁜 숨을 내시면서 오르막을 오르니 자연스레 동남쪽으로 향한다. 순간 눈앞이 밝아지며 탄성이 절로 난다. 해무에 휩싸인 해금강 곁을 유람선이 유유히 오가며 자태를 뽑낸다. 아름다운 쪽빛 바다에 떠 있는 해금강과 맞은편 우제봉 아래에 자리 잡은 갈곶마을이 어울려 시야를 압도한다. 가쁜 숨과 흘린 땀에 대해 선물처럼 주어진 절경이다. 남해안의 최고의 비경으로 손색없다.

한참을 멍하니 감상하다 발길을 내딛으니 줄곧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해금강집단시설지구에 도착해 2구간 여정을 마무리한다.

잠깐 한 숨을 돌린 후 3구간 첫걸음을 내딛는다. 해금강을 품은 갈곶마을 안길을 돌아 우제봉을 향한다. 마을 앞에 있던 유람선선착장을 서쪽해안으로 옮긴 후 장사를 접고 방치한 빈집이 여기저기 눈에 띤다. 우제봉 초입의 해금강호텔도 문을 걸어잠궜다. 호황을 누렸던 이곳이 언제 왜 이렇게 됐는지 반문하며 격세지감을 느낀다.

해금강호텔 옆길 우제봉 입구 표지판에는 '마애각 서불과차'라는 안내문이 이목을 끈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서불이라는 신하를 이곳에 보냈다'는 유래를 말하고 있다.

우제봉을 뒤로 하고 왔던 길이 아닌 반대편 쪽으로 돌아나오는 길. 하늘로 뻗은 동백나무 터널길로 하늘이 안보일 정도다.
우제봉을 뒤로 하고 왔던 길이 아닌 반대편 쪽으로 돌아나오는 길. 하늘로 뻗은 동백나무 터널길로 하늘이 안보일 정도다.

초입에 들어서자 동백나무 터널길과 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숲이 우거져 있다. 작은 암자인 '서자암'은 속세의 번잡함이 딴 세상일인 냥 호적함을 자랑한다.

트레킹코스는 비교적 잘 정비돼 있다. 1㎞ 지나 우제봉 정상에 오르니 동쪽으로 해금강이 발아래다. 가히 천하일경이라 해도 손색없는 해안절경이다. 서쪽으로는 대소병대도와 홍포 등 다도해가 눈을 호강시킨다. 시 한 구절이 절로 나올 것만 같은 비경에, 트레킹이라는 생각은 저 멀리 달아나고 경치를 구경 나온 한량이 된다.

'아희야 무릉이 어디뇨 나는 옌가 하노라'란 남명 조식 선생의 시조 구절이 절로 나온다. 발길을 재촉해 서쪽 동백나무 숲길을 걸으며 하산했다. '사각사각' 걷는 길은 푹신하고 마음은 한가롭다. 소나무와 동백 사이로 이따금 내비치는 햇살은 또 다른 멋을 부린다. 해금강주차장에 도달해 3구간 트레킹을 마친다. 바람의 언덕길 4.9㎞를 완주했다.

차를 둔 도장포로 원점 회귀하려면 찻길을 따라야 하는 거리가 있어 안내된 길보다 2.4㎞를 더 걸어야 한다. 해안장관에 맘이 팔려 다시 걷는다. 길옆으로 고개를 내민 수국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해금강테마박물관을 지나 신선대로 발길을 돌린다. 억겁의 세월이 깎아지른 신선대는 신선들이 풍류를 즐겼다는 속설이 전해지는 바위로 이뤄진 해안가 절경이다. 한두 마디의 표현보다 직접 찾아와 보고 느끼는 것이 옳다는 생각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명승2호 거제해금강

우리나라 명승2호인 거제해금강의 본래 지명은 갈도(葛島·칡도)였고, 지금은 갈곶리 해금강으로 불린다. 해안절경이 금강산에 못지않게 아름다워 바다의 금강산 즉 해금강이라 한다. 약초가 많다 해서 약초섬이라고 불렸다.

해와 달이 이곳 바위 위에서 뜬다고 해 일월관암(日月觀岩), 병풍과 같이 생긴 병풍바위·신랑신부가 마주서서 전통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의 신랑신부바위 외 사자바위·돛대바위·거북바위·미륵바위·해골바위 등이 있다. 동서남북 사방으로 통하는 십자동굴은 유람선의 필수코스이기도 하다.

흙 한 줌 없는 기암괴석의 절벽위에 서 있는 작은 소나무가 해금강의 수호송으로 불리는 '천년송'이다. 풍란과 석란·굴거리나무·해송·굴참나무·떡갈나무·후박나무·동백나무·돈나무·기린초·춘란 등 70여종의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있고, 쪽빛 바다를 뚫고 삐쭉 솟아 오른 바다의 기암괴석들이 만든 풍경은 탄성을 자아낸다. 자연이 만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경외감마저 든다.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되어 보호받으며 훼손 방지를 위해 출입이 제한돼 있고, 거제 최고의 관광지로 이름나 있다.

우리나라 명승2호인 해금강.
우리나라 명승2호인 해금강.

 


우제봉과 '서불과차(徐市過此)'

남부면 갈곶리 우제봉은 명승2호 해금강과 마주한 산봉우리며 제석봉이라고도 부른다. 고을 수령이 가뭄 때 기우제를 지냈던 곳이라 해 우제봉(雨祭峯)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해금강호텔에서 출발해 울창한 숲 사이 오솔길을 따라 1㎞의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오솔길은 동백나무 등 울창한 산림으로 뒤덮여 산림욕장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우제봉에 오르면 동쪽으로 해금강을 지척에서 내려다 볼 수 있고 서쪽 멀리 대·소병대도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대표적 해안경과 조망공간이다. 오솔길을 따라 울창하게 뒤덮인 동백나무 숲 등은 삼림욕장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우제봉은 자연경관뿐 아니라 '서불과차(徐市過此)'로도 유명하다. 중국 진시황의 명에 따라 신하였던 '서불'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찾아왔던 곳으로, 서불이 다녀갔다는 '徐市過此(서불과차)'란 글자가 석각으로 새겨져 있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오랜 세월로 인해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불로초를 구하러 온 곳으로는 우리나라에선 제주도와 남해, 거제 세 곳이 꼽히고 있다.

거제시는 경남도와 함께 서불이 다녀갔다는 사실적 흔적을 찾고 이를 확대해 관광콘텐츠로 개발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처로 알려지면서 최근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해금강 우제봉
해금강 우제봉

 


신선대

도장포마을 남쪽 바닷가에 있는 신선대는 해금강과 함께 최고의 해안절경을 자랑한다. 커다란 바위로 연결된 주변 경관이 신선들이 놀다 갈 만큼 아름다워 신선대라 이름 붙여졌다.

바위에 올라서면 수려한 다도해 풍경이 펼쳐지고, 바위 오른쪽 아래로 몽돌이 깔린 작은 함목 해수욕장을 볼 수 있다. 멀리 대소병대도와 홍포 절경은 해안조망의 최고봉으로 알려져 있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 및 광고 촬영 장소로 각광받으면서 관광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신선대로 내려가는 길옆으로 늘어선 노란 금계국이 선경의 운치를 더한다. 하얗게 이는 포말과 함께 부서지는 파도는 보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고, 바위섬 위에 홀로 솟은 소나무는 고고한 자태로 신선대를 지키고 있다.

신선대는 '갓'처럼 생겨 갓바위라고도 불리는데 벼슬을 원하는 사람이 이 바위에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속설이 있고, 최근에는 젊은이들의 사진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층층이 퇴적암을 겹쳐 쌓아놓은 것 같은 경사진 형태로 바다 옆 기암군으로 전체가 거대한 수석 같이 빼어난 모습이다.

해금강으로 가는 길목의 도장포마을 왼쪽은 바람의언덕이 오른쪽으로는 신선대가 자리잡고 있다. 신선대는 층층이 퇴적암을 겹쳐 쌓아놓은 것 같은 경사진 형태로 바다 옆 기암군으로 전체가 거대한 수석이다.
해금강으로 가는 길목의 도장포마을 왼쪽은 바람의언덕이 오른쪽으로는 신선대가 자리잡고 있다. 신선대는 층층이 퇴적암을 겹쳐 쌓아놓은 것 같은 경사진 형태로 바다 옆 기암군으로 전체가 거대한 수석이다.

 


바람의 언덕

도장포마을 해안변의 바람의 언덕은 자연이 빚은 거제의 절경이다. 유람선 선착장에서 북쪽으로 보이는 이곳은 중턱부터 잔디로 이뤄진 민둥산이며, 푸른 바다의 전경이 마음속을 시원하게 채워주는 곳이다.

지리적인 영향으로 해풍이 심하고 이곳의 생태 환경의 영향을 받아 대부분 식물은 키가 작은 편인데, 그 아기자기한 모습이 정겹고 예쁘다. 언덕 상단까지 나무 계단이 잘 조성돼 있어 오르기 편하며, 흑진주몽돌해변으로 유명한 학동마을과 수산마을 등을 조망하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2009년 11월에는 높이 11m의 네덜란드 풍차가 완공돼 더욱 명성을 얻게 됐다. TV 드라마 등의 촬영장소로 유명하며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 촬영지로 알려져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바다를 가르는 해상테크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제트스키를 타고 도장포와 해금강 일대를 돌아보며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바람의 언덕 입구에 있는 '바람의 언덕 핫도그'도 입소문을 타면서 거제도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남부면 도장포마을에 있는 바람의언덕. 선선대 맞은편에 있으며 최근 각종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찾는 곳 중에 한 곳이다.
남부면 도장포마을에 있는 바람의언덕. 선선대 맞은편에 있으며 최근 각종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찾는 곳 중에 한 곳이다.

 


해금강테마박물관

도장포마을에 있던 폐교된 분교를 새단장한 해금강 테마박물관은 1950~1960년대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추억과 교육의 공간이다.

1~2층에는 각종 물품과 유럽의 장식품 5만여점이 전시돼 있으며, 영화세트장 모형으로 50~70년대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 어릴 적 기억을 그대로 되살릴 수 있다. 신선대로 내려가는 길목에 위치하며 바람의 언덕과 해금강 등과 연계해 관광객들이 부담 없이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이곳 1층에는 이발관·만화방·잡화점·다방 등의 공간을 주제로 갖가지 옛 물건들이 있다. 2층에는 중세유럽의 범선과 에일리언·마스크·배트맨 등 유럽 각 나라의 밀랍인형, 도자기 그리고 각종 영화 포스터가 전시돼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독도 홍보피켓 만들기, 피난민 보자기 만들기, 베네치아 가면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해 아이를 동반한 부모는 물론 여러 학교의 학생들이 단체로 많이 찾고 있다.

도장포마을에 있던 폐교된 분교를 새단장한 해금강 테마박물관. 1950~60년대의 각종 물품과 유럽 장식품 등 5만여점이 전시돼 있다.
도장포마을에 있던 폐교된 분교를 새단장한 해금강 테마박물관. 1950~60년대의 각종 물품과 유럽 장식품 등 5만여점이 전시돼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