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윤선도의 '오우가' 읊으며 걷는 맹종죽순체험길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윤선도의 '오우가' 읊으며 걷는 맹종죽순체험길
  • 거제신문_관리자
  • 승인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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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관광의 거제 섬&섬길 - 2코스 '맹종죽순체험길']

옛 어르신들은 대나무숲에서 더위를 피했다고 한다. 그늘을 드리운 죽림은 산소 발생량이 많아 상쾌하고 바깥보다 기온이 낮아 시원하기 때문이다.

때이른 더위가 찾아온 요즘 일상의 번잡함을 덜어 내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려면 대나무숲 우거진 맹종죽순길이 안성맞춤이다.

무심히 걷는 맹종죽순길은 사시사철 녹색과 피톤치드를 내뿜으며 폐부 깊숙이 싱그러운 녹음을 선사한다. 무성한 댓잎들 사이로 가끔씩 드리우는 햇살은 반짝이는 보석같이 빛나고 사각대며 몸 비비는 댓잎은 탐방객의 마음을 씻어준다.

선비의 기개와 절의의 표상인 대나무는 예로부터 군자의 상징으로 사랑 받아온 사군자(매난국죽) 가운데 하나다.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시기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조선시대 시인·문신·작가·정치인이자 음악가인 고산 윤선도는 대나무의 굳은 절개를 노래하며 벗으로 칭했다. 대나무(맹종죽)를 테마로 한 거제섬&섬길 제2코스 맹종죽순체험길은 사색과 휴식·체험·치유의 길이다.

모두 3구간으로 구성돼 있고 모리고개에서 세 갈래길로 나눠진다. 하청면 사환마을에서 출발해 모리고개(맹종죽순테마파크 제2진입구)와 실전마을로 내려가는 1코스, 모리고개에서 맹종죽테마파크를 한 바퀴 도는 맹종죽테마파크 둘레길이 2코스, 모리고개~편백나무숲~용등산~성동소류지~성동마을회관으로 돌아나오는 3코스로 구분된다.

총연장 8㎞로 4시간40분이 소요되지만 기존 임도를 활용한 길이기에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다. 출발점인 사환마을 맹종죽순체험길을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임도에 접어든다. 잘 다듬어진 민가 정원은 평온함을 더한다.

2구간 제2진입구인 모리고개 사거리까지 임도를 따라 시원하게 뻗은 맹종죽이 하늘거리며 반긴다. 뒤돌아보면 아담하게 자리잡은 사환마을과 뒤쪽 칠천도와 괭이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모리고개에 도착하자 섬&섬길 안내판과 이정표가 갈 길을 재촉한다.

모리고개는 맹종죽순 체험길의 3개 코스가 모두 만나는 지점이다. 대형 코스안내도와 간이화장실이 있는 모리고개는 네 갈래 임도로 갈라진다. 네 갈래 길이지만 왼쪽 두 갈래는 2구간 맹종죽테마파크 둘레길의 기점이자 종점이다. 틈틈이 바다가 보이는 숲길을 가다보면 아담한 정자가 나온다. 서쪽 바다와 노을을 감상하기에 적격이란 생각이 든다.

내려가면 맹종죽테마파크다. 갈수는 있지만 테마파크는 입장료가 있기에 다음을 기약하고 160m의 정상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남동쪽 내리막 임도를 느긋하게 걸으면 2구간 출발점이었던 모리고개와 만난다. 테마파크와 둘레길 경계가 모호했던 점이 맘에 걸린다.

둘레길에서 테마파크로 입장료 없이 바로 진입할 수 있어 운영자 입장에서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져 마땅한 방법을 찾아야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모리고개에서 1구간 종점인 실전마을로 내려갈 수 있으나 이정표에 새겨진 편백나무숲이 발길을 유혹한다.

3구간인 용등산 둘레길로 여정을 잡고 편백나무숲을 향해 발길을 내딛는다. 10분가량 가다보니 왼쪽 아래 정자와 평상이 보이고 아름드리 우거진 편백나무가 하늘을 향해 뻗어있다. 평상에 잠시 앉아 한 숨 돌리자니 장닭 울음소리가 망중한을 깨운다.

위쪽 맹종죽 숲에선 딱따구리가 대나무를 쪼아댄다. 속이 빈 대나무인 탓인지 다른 나무와 달리 다소 청명한 소리다. 여기저기 힘껏 쪼아대지만 단단한 대나무가 뚫리지 않는지 여기저기 옮겨 다니느라 바쁘다. '새대가리'란 말로 웃음을 머금지만 귀한 손님을 만난 것 같이 반갑다.

꿀맛 같은 피톤치드를 흠뻑 흡입하고 산길을 따라 발길을 이어간다. 오르막에 정자가 있고 용등산 정상을 옆으로 둘러 내리막길을 걷는다. 곳곳에 고라니 발자국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고 각종 새들의 노랫소리가 탐방길 동무가 된다. 성동소류지를 지나 성동마을에서 3구간 탐방을 마무리한다.

맹종죽순체험길 시점인 사환마을로 돌아와 다시 차를 타고 모리고개로 이동한다. 1구간 종점인 실전마을이 눈에 선해 아쉬움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모리고개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뜨문뜨문 자리잡은 주민들의 삶을 엿보며 종점에 도착해 여정을 마무리한다.

거제섬&섬길 대부분이 산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구간으로 꾸며져 있다. 맹종죽순체험길도 마찬가지지만 이 코스의 더 큰 매력은 바다보다 사시사철 녹음을 내뿜는 맹종죽과 편백나무숲을 거닐며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거제맹종죽 테마파크

거제맹종죽 테마파크는 거제섬&섬길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볼거리·체험거리가 가득하다. 지역민이 중심이 돼 설립한 법인이 운영중이며, 맹종죽을 테마로 휴식과 재미와 건강을 선물한다.

칠천도 앞바다와 마주한 시원한 죽림욕장에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이 공원은 서바이벌게임·짚라인 등 다양한 레포츠를 체험해보는 모험의 숲 체험 등 가족·연인·친구·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최고의 힐링공간이다.

10만㎡의 대나무숲을 배경으로 지난 2012년 5월 개장해 연간 15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 죽순이 자생하는 4월이면 해마다 축제를 개최해 탐방객을 유혹한다.

관광객들은 죽순과 돼지고기를 매콤한 양념으로 무쳐 요리한 죽순·돼지고기 두루치기와 데친 죽순을 양념장에 찍어 먹는 죽순숙회 등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땅 속에서 갓 올라온 죽순을 괭이로 캐고 껍질을 벗기는 체험도 할 수 있다. 맹종죽으로 만든 숟가락·젓가락·컵 등 각종 공예품과 포장죽순 등을 팔고 대나무통에 시민 소원을 새기는 행사도 열린다. 사시사철 지천에 널린 대나무 숲은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해 여름 최고 피서지로 거듭나고 있다. 이 공원은 하청면 와항마을 야산에 있다.

 


맹종죽

거제는 우리나라에서 맹종죽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죽순 또한 80% 이상이 거제에서 생산되고 테마파크가 위치한 하청면 일대가 국내 최대 재배·생산지다.

거제 맹종죽은 1926년 하청면 故신용우씨가 일본에서 3주를 가져와 집 앞에 심게 된 것이 첫 재배이다. 이로 인해 90여년이 지난 현재 전국 최대 죽순 생산지로 자리매김하고 각종 음식과 공예 등에 활용은 물론 관광자원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거제 특산품인 맹종죽은 호남죽·죽순죽·일본죽·모죽이라고도 하며 높이는 10~20m로 대나무 중 가장 굵다.

중국 삼국시대 맹종(孟宗)이 병상에 오래 누워있던 모친이 먹고 싶다 한 죽순을 구하러 갔지만 겨울이라 죽순을 구하지 못해 눈물을 흘렸더니, 그 자리에 눈이 녹아 죽순이 돋아 하늘이 내린 죽순을 먹고 모친 병이 나았다는 전설로 효를 상징하는 하나의 의미로 하늘을 감동시켜 죽순을 돋게 했다고 맹종설순(孟宗雪筍)이라는 고사성어도 탄생했다.

죽순은 단백질·비타민B와 C·섬유소·다이어트리 화이버 등이 풍부해 다이어트나 고혈압 환자에게 좋으며, 이뇨작용과 변비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은은한 향과 아삭한 식감으로 인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나무숲은 일반 숲과 달리 규산·테르펜·탄닌과 같은 성분을 뿜어내 벌레가 생기지 않고, 음이온이 2배 이상 발생되어 혈액을 정화하는데 있어 식욕증진과 신경안정·피로회복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대나무 숲에서 측정한 피톤치드 농도는 1㎥ 당 하루 평균 3.1㎍을 기록, 편백 숲의 4.0㎍/㎥보다 약간 낮았고 소나무 숲(2.5㎍)보다 높았다.

 


편백나무 숲

맹종죽순길 1코스 종점이자 2코스 시작점인 모리고개 삼거리에서 3코스 용등산 방향으로 10분정도 걸으면 편백나무 숲이 우겨져 있다.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다.

간간히 벤치와 평상·정자가 설치돼 있어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가족이나 연인들은 도식락을 챙겨와 즐겨도 좋다. 산새소리를 들으며 드러누워 삼림욕을 만끽할 수 있다. 산길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여기에는 들어오자마자 공기가 더욱 좋아지고 기분까지 한결 좋아지는 느낌이다.

수십년생 편백나무가 수직으로 빽빽이 솟은 이 숲은 그저 걷기만 하는 숲이 아니다. 빽빽한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짙은 나무향으로 삼림욕하며 머물러 쉬거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삶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숲이다. 걸으면서 생활 속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고 맑은 공기로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나뭇잎 사이로 살포시 들어오는 햇살은 보석처럼 빛나 이곳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숲은 쉬지 않고 피톤치드를 내뿜는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만든 살균작용을 하는 휘발성 및 비휘발성 화합물의 총칭으로, 주로 휘발성의 형태로 존재하며 호흡기·피부로 인체에 흡수된다. 인체에는 항염·향균·살충·면역증진·스트레스 조절 등 다양한 효과를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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