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시월의 마지막 밤을/뜻 모를 이야기를 남긴채/우리는 헤어졌지요./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그대의 진실인가요/한마디 변명도 못하고/잊혀져야 하는 건가요./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나에게 꿈을 주지만/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나를 울려요.'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은 80년대 학창시절 누구나 흥얼거렸던 노래로 50대들에게 '10월의 마지막 밤'이라는 많은 추억과 낭만을 선사했다. 그런 10월의 마지막날이 신문편집 마감에 쫓기는 시간이 될 줄이야.코로나19로 집에서 온라인 강의만 듣던 대학생 아들이 10월의 마지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는 생명의 연장을 위한 특정 치료방법 시행 여부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서면으로 미리 밝힌 공적 문서인데 2018년부터 시행하는 '연명의료결정법(Well Dying법)'에 그 절차와 효력이 정해져 있다. 죽음에 임박한 상황에서 본인의 의사가 불분명한 경우 가족이나 의료진은 의학기술을 동원해 생명을 연장해야 한다는 윤리적인 압박을 받는다. 그래서 미리 본인 의사를 밝혀둠으로써 불필요한 고통의 시간을 줄여서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며 위엄 있게 죽음에 이르도록 하자는 뜻이다.치료효과 없이 생명을 연장하기
지금 칼럼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피의자, 피고인, 피고'라는 단어를 TV에서도, 신문에서도 종종 접한 적이 있을 겁니다. 아무래도 같은 글자로 시작하고 被(피)라는 한자가 '(무엇인가를) 당하다'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이다 보니, 비슷하게도 느껴지고 어떤 의미인지 헷갈릴 거라고 생각되네요. 이에 이 세 단어가 언제, 어떻게 사용되는 것인지 확실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이 세 단어 중 성격이 가장 다른 단어 한 개를 뽑으라고 한다면, 정답은 '피고' 입니다. 어떤 차이인지 알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5월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아동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국가의 책임을 더욱 확대한 것이다. 아동정책의 기본방향은 아동보호권·아동인권과 참여권·아동건강권·아동놀이권 4개 영역별 10개 핵심과제로 설정했다. 또한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아동정책과 서비스의 통합 지원기관인 아동권리보장원을 신설해 출범시켰다. 아동권리보장원은 민간에 흩어져 분절적으로 수행되던 아동관련 중앙지원업무를 통합해 아동보호서비스를 통합적·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관이다.이와 함께
근로자 A씨는 29세 때인 1960년부터 1985년까지 25년간 내화벽돌 원료인 각종 암석의 파쇄 및 분쇄 작업을 하다가 1985년 9월 처음으로 1형 진폐(규폐)로 판정받은 후 2012년 1월 원발성 폐암(선암)으로 진단을 받았습니다.A씨는 22세부터 81세까지 7년을 제외하고 하루 반갑 내지 한 갑씩 흡연하던 사람으로 정년퇴직하던 해인 1985년 9월9일부터 14일까지 B병원에서 실시한 진폐 정밀진단에서 처음 진폐 1형(1/1)으로 진단됐습니다.이후 2009년 11월30일부터 12월5일까지 C병원에서 실시한 마지막 진폐 정밀진단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잠시 더운 듯하더니 이내 아름다운 가을 하늘이 펼쳐지고 있다. 답답한 일상을 이겨보려는 듯 지인으로부터 아름다운 풍경들이 안부 대신 휴대전화로 전달된다. 그 사람이 있는 곳의 풍경들이 내게 전해져 올 때 이미 그 풍경들은 정지된 채 죽은 것이다. 마치 꼭지를 따야만 가질 수 있는 과일처럼 말이다.오래 지난 사진첩을 보게 되었다. 유년 시절의 아이들이 돌담에 나란히 기대어 찍은 빛바랜 사진 속에서 당시의 풍경들을 소환한다. 까슬까슬한 돌담의 느낌, 어느 틈엔가 생고구마를 숨기기도 했었고, 구멍 숭숭한 틈에 얼굴을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의 코로나 환자수도 줄어드는가 싶더니 다시 감염자가 늘어나서 요즘은 하루에 100~200명씩 확진자가 생겨난다. 그리고 누구를 만나러 가고 싶어도 혹시나 싶은 마음에 머뭇거리게 된다. 이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처음처럼 갑갑한 일도 아니고 거의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는 일만큼 필수적인 외출 아이템이 됐다.혹자들은 인류의 삶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언젠가 백신이 개발돼 코로나19에 대해 면역력을 가지게 되면 상황은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14세기 1348
정지용의 '향수'.△지줄대는 : 낮은 목소리로 자꾸 지껄이는 △해설피 : 해가 설핏 기울 무렵 △함추름 : '함초롬'의 방언. 젖거나 서려 있는 모습이 가지런하고 차분한 모양 △서리 까마귀 : 서리 맞은 까마귀. 곧 힘없고 초라한 까마귀라는 뜻임.정지용(1902~1950)의 향수는 가수 이동원이 1989년 성악가 박인수 교수와 함께 노래하면서 유명해졌다. 섬세하고 독특한 언어로 대상을 선명히 묘사하였고, 시어(詩語)를 고르고 다듬는 데 세심하게 노력하여 일상에서 흔하게 사용되지 않는 고어(古語)나 방언을
하늘의 은한 (은하수)은 수억만의 별들이 모여 사는 동네다. 크기로 말하면 큰 나라의 몇 천배도 되는 별들이 그 속에 있어, 이러한 항성(恒星)의 작고 큰 무리들이 마치 강물이 흐르듯 보인다고 해서 은하수(銀河水)다. 실제로는 그 무리마저 수억 수천 개로 도대체 크기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곧장 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태양계 같은 큰 우주의 한 덩이가 이마저도 알 수 없는 여러 수억 수천개의 이웃마을이 돼 한없이 질서정연한 방향으로 헤아릴 수 없을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과히 우주는 우주로밖에 여길 수 없다.어쩌면 코로나 사태를
마을은 주민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경제·문화·환경 등을 공유하는 공간적·사회적 범위를 일컫는다. 대부분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리민복을 강화하는 정책을 통해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그러나 복지사회의 실현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부단한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개개인의 복지욕구가 다를뿐더러 복지를 실현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천차만별 변화요인이 나타나기 마련이다.얼마 전,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행복한 농촌을 꿈꾸고 있는 논산시 채운면의 황금빛 마을
근로자 A씨는 33세 때인 1995년부터 16년간 B페인트공업(주)에서 근무하다가 49세 때인 2011년 9월 원발성 폐암(편평세포암) 진단을 받았습니다.근로자 A씨가 B회사에 근무했던 16년 중 14년 9개월간 배합작업을 했던 도료에는 안료·용제·충전제·결합재 및 기타 첨가제로 수천 종의 화학물질이 함유돼 있었습니다.이러한 화학물질 중에는 국제암연구소에서 폐암의 발암물질로 분류한 비소 화합물·석면·6가크롬 화합물·카드뮴 화합물·결정형 유리규산
언젠가 밧세바 신드롬에 대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미국 톨레도대학 딘 러드윅, 클린턴 롱거네커 교수가 1993년 비즈니스 윤리저널에 논문을 기고한 것으로 '성공했다고 생각되는 리더들에게 왜 자주 윤리적 문제들이 발생하는가?' 하는 내용으로 성경에 나오는 다윗왕과 밧세바의 관계를 통해 성공한 리더의 윤리적 실패를 다루는 내용이다.다시 되짚어보자면 이렇다. 목동이었던 다윗은 사울과의 오랜 갈등과 전투를 거쳐 이스라엘의 왕이 됐다. 그가 원하면 세상에 어떤 것도 가질 수 있었고 어떤 여자도 아내로 삼을 수 있는 위치에 있
개혁이든 혁명이든 시작의 불가피성에서는 이를 피할 수 없으며 대개는 빛의 방향으로 길을 내는 것은 인류 진화 과정이 줄곧 빛을 내재하고 왔기 때문이다.독재냐 민주주의냐 사회주의냐 자유주의냐 등을 놓고 따질 때 현실적으로 본질적 한국을 공경하고 사랑하고 실천하려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의념적 투합이 아니며 이는 역사와 과정의 마디를 지닌 도약의 발판이 되기까지 수 없는 난관을 거쳐온 것이다.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이룬 것이 많다. 무엇보다 정신적 자강은 중요하다. 주변환경에 현혹돼 굴종과 비굴의
출근길, 안개 낀 대교에서 자동차 추돌사고가 났다. 첫 번째 속도는 미리 멈춰서 멀쩡한데 뒤따르던 속도는 심한 엄살을 부리고 있다. 얼굴이 일그러지고 촘촘한 걸음을 재고 있는 사이, 여유 부리던 이웃의 속도들이 구경꾼이 돼 웅성거리고 있다. 순식간에 모여든 속도들이 서로 모른 체한다. 그러는 사이 멀쩡한 속도를 뒤따르던 세 번째 속도가 관성의 법칙을 들먹이며 애걸복걸이다. 최선을 다해 힘을 줘 멈추려고 애써 보지만 이미 속도는 딴청이다.이제, 잠시 쪼그라져 죽은 속도들을 다시 살리려 엄청난 속력이 굉음을 내며 달려올 것이다. 모든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그 전과는 판이하게 다를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BC는 원래 'Before Christ' 즉 '예수 태어나기 이전'이라는 뜻인데 이제는 'Before Corona', 즉 '코로나 이전'으로 바껴야 한다는 우스개도 한다. 중세의 유명한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는 1999년에 하늘로부터 공포의 대왕이 내려와 세상이 멸망한다고 하였는데 마침 코로나라는 말이 스페인어로 왕관(영어로는 crown)이라는 뜻이라고 하니(바이러스의 모양이 왕관과 비슷하다) 일맥상통한다.
거제시의회가 지난 제216회 정례회에서 뜻깊은 조례를 제정했다. 바로 장애인 차별금지 및 인권보장 조례다. 모든 장애인이 어떠한 차별없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담고 있다.장애인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장애인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해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역사회에서 구현하기 위한 조례이기에 의미가 새롭다.조례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시장이 장애인 차별금지 및 인권보장을 위한 기본계획을 매5년마다 수립하도록 했고, 기본계획 수립의 결정과 변경시에는 장애인·시민 등의 의견수렴과 위원회의
2014년 개정 산재법은 '장기간 고농도의 석탄·암석 분진, 카드뮴흄 등의 분진에 노출돼 발생한 만성폐쇄성폐질환(시행령 별표3 제3호 사목)'을 명문화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마련했습니다.관련 지침에 살펴보면 산재보상의 대상이 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①석탄·암석 분진, 흄·가스·증기 등에 20년 이상 노출돼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발생했다고 인정되는 경우 ②석탄·암석 분진, 흄·가스·증기 등에 노출된 기간이 20년 미만이더라도 지하
로렌조 오일이라는 영화가 있다. 그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ALD라는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부모가 직접 치료법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 불치병에 걸린 주인공 로렌조 아버지의 직업은 의학과는 전혀 상관없는 은행원이다. 그러나 그 부모는 죽어가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매일같이 도서관과 연구소를 드나들면서 의학서적과 논문 등을 조사하여 이 병이 포화지방산의 수치와 연관이 있음을 밝혀낸다. 올리브유가 이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알아내고, 영국의 한 생화학자의 도움으로 순수한 올리브유를 추출하는 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입을 닫을 수 있다는 것이, 눈을 감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다행인가 하고 말이다. 하고 싶은 말을 잠시 참아보거나, 보고 싶지 않은 것은 눈을 감아 잠시 잊어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조화가 예사롭지 않다. 그냥 지나쳐 무심코 사용해 온 인체의 구조가 삶을 사는 지혜로까지 연결된다. 입을 닫으라는 것, 말을 한다는 것, 분명 본인의 의지에 따라 닫고 열 수 있는 것인데 입의 쓰임에 따라 큰 파장을 가져오기도 한다.아주 오래 전 아들이 들끓는 젊은 피를 이기지 못해 가출한 적이 있었다. 푸른 객기를 인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인데 '나 자신이 언제든 죽을 수 있고 꼭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카르페 디엠'으로 살아가야 한다. 즉 '현재를 즐기라.' '행복을 내일로 연기하지 말라.'묘비명은 보통 후손이 새기는 것인데 가끔은 자신이 미리 준비해 두는 경우도 있다.1925년 노벨상 수상자 조지 버나드 쇼(Geor ge Bernard Shaw)는 1950년 95세의 나이에 사망했는데 유언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