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매진"…중앙당 지침에 눈치만
유권자 알권리 묻혀 후보 검증 소홀 우려

오는 3월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위해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정의당 등 각 정당들이 거제지역에서도 활발한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윗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의 거제유세·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직접 거제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다양한 피켓과 대형버스를 이용한 정의당·국가혁명당·우리공화당 등의 유세 현장, 마지막 사진은 시내 곳곳에 내걸린 대선 후보들의 벽보 모습. /사진= 거제신문
오는 3월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위해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정의당 등 각 정당들이 거제지역에서도 활발한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윗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의 거제유세·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직접 거제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다양한 피켓과 대형버스를 이용한 정의당·국가혁명당·우리공화당 등의 유세 현장, 마지막 사진은 시내 곳곳에 내걸린 대선 후보들의 벽보 모습. /사진= 거제신문

지자체의 수장과 광역·기초의원 등을 뽑는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9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3월9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 철저히 묻히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지역 유권자들은 지역 일꾼을 뽑는 중요한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를 검증할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간에 쫓겨 지역 일꾼을 선택해야 할 처지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현재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여야 거대 양당은 거제지역에서도 사활을 건 선거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거제시 고현동 중심가에서 대규모 유세를 벌이며 세몰이를 나섰다.

23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이끄는 '민생원정대'가 거제시 고현동 시장사거리에서 대규모 합동 유세를 벌이며 지지를 호소했다.

여야 모두 거제시지역위원회와 거제시당원협의회를 중심으로 소속 시·도의원과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이 앞장서 연일 거제 중심가를 누비며 대선을 향한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작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어 '깜깜이 지방선거'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 공천 일정도 모두 대선 이후로 미루고 있는 것도 지방선거 분위기가 침체된 원인으로 꼽힌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이번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지방선거에도 큰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 대선에 올인하며, 지방선거는 외면한 채 진검승부를 벌이는 상태다.

중앙당이 지방선거 주자들에게는 모든 개인 선거운동을 자제하고 대선에 매진하라는 협박성에 가까운 지침을 하달해 대선에 집중할 것을 주문, 지방선거 주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자청·타청 대선에 동원되고 있다. 공천권을 가진 소속 정당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선거 또한 중요한 선거이고 시민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서 지방선거도 예비후보자 등록과 함께 선거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볼멘 지적이 나온다.

지방선거가 정당정치 셈법에 말리면서 공약과 인물론을 등한시하는 '묻지마'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대선 결과가 지방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선에 집중하는 것도 지방선거운동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로 인해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 등록창구는 극히 한산한 모양새다.

예비후보 등록 개시일과 함께 후보자들이 앞다퉈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당내 경선 준비는 물론 이름과 얼굴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던 예전의 지방선거와는 크게 대조적이다. 선거 100일을 전후해 공천심사가 이뤄지는 예전 선거 분위기와도 딴판이다.

일부 출마예상자들은 대선에만 집중하라고 하는 것은 대선 결과에 따라 흔들리는 바람선거에 의존하려고 하는 구태적인 정치의 모습이라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개시일이 1주일이 지난 24일 현재까지 거제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는 국민의힘의 거제시장 예비후보 2명과 거제시의원 예비후보 2명, 정의당 거제시의원 예비후보 1명 등 모두 5명에 불과하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들도 중앙당 지침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상대 예상 후보자들에게 질타를 받는가 하면 예비후보 등록 사실을 홍보조차 못하고 개인적인 선거운동을 뒤로 한 채 극히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당 지도부가 대선 기여도를 공천 심사에 반영키로 했다는 분위기에 따라 당장 내 선거보다 대통령 선거운동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거제지역 정가 관계자 A씨는 "지방선거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중요한 선거고 시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서는 지방선거도 어느 정도 함께 홍보해 줄 필요성이 있다"며 "예비후보 등록을 통해 각 당의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향을 함께 설정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지방선거도 중요한 선거가 맞지만 이번엔 대선에 따라 개개인의 선거결과도 좌우되기에 다들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라며 "대선이 끝나고 나면 충분히 지방선거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만큼 일단은 큰 선거에 집중하고 당력을 결집시키는게 더 좋은 방향일 수 있다"고 반론했다.

하지만 대통령선거가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지역정가에서는 제각각 해석이 다르다. 대선 결과가 그대로 지방선거에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과 달리 정당보다는 인물론으로 사람을 보고 투표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 등 2가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분명한 것은 대선 결과가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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