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세살의 '새로운 도약' 다짐. 1989년 7월21일 '거제의 새 아침을 열겠다'는 기치로 창간호를 발행한 거제신문이 창간33주년을 맞아 시민·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사랑에 감사드리며 더 신뢰받고 정도를 걷는 지역 정론지가 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거가대교를 배경으로 대륙과 더 큰 해양으로 새롭게 도약하자는 거제신문 임직원들의 모습.  /사진배경= 류정남 작가 제공
서른세살의 '새로운 도약' 다짐. 1989년 7월21일 '거제의 새 아침을 열겠다'는 기치로 창간호를 발행한 거제신문이 창간33주년을 맞아 시민·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사랑에 감사드리며 더 신뢰받고 정도를 걷는 지역 정론지가 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거가대교를 배경으로 대륙과 더 큰 해양으로 새롭게 도약하자는 거제신문 임직원들의 모습. /사진배경= 류정남 작가 제공

댁내 두루 평안하신지 오랜만에 안부 여쭙니다. 늦은 장맛비가 거치는가 싶더니만 용광로 같은 혹서(酷暑)가 밀려와 잠을 설칩니다. 에어컨을 켜자니 여름 감기와 냉방병이 걱정인데 코로나까지 재유행 경고등이 켜져 염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다행히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이 해결 국면을 맞아 올 여름휴가는 조금은 마음 편히 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 거제신문 식구들은 거제가 4면이 바다인 덕분에 한줄기씩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위안 삼고 창간 33주년 기념호 및 특별기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길가에 활짝 핀 무궁화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고 거제신문도 감히 끈질기게 살아남기를 소원해 보고, 해바라기꽃의 까만 씨앗이 여무는 것을 보고는 내일이라는 가을의 풍요가 거제신문 그리고 거제신문 독자님들과 거제시민들께도 함께 하기를 기도해 봅니다.

거제신문 창간33주년 기념호를 준비하면서 '야, 거제신문 이렇게 밖에 못해?'라는 자책을 해 보았습니다.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인 '기레기'라는 기자비하 발언이 수년전 유행하더니 요즘은 기자와 구더기를 합쳐 냄새나고 더럽다는 '기데기'가 기자들의 비하발언으로 쓰이고 있답니다.

'거제신문은 기레기와 기데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애써 부인해 보지만 시민들 눈높이는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라는 생각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존경하는 윤 선생님.
거제신문은 분명 바른언론이라 자부합니다. 최소한 바른언론을 지키기 위해 언론윤리 교육과 토론을 연간 50시간 이상을 하고 있고, 전 직원 모두 직필정론(直筆正論)을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은 옛말이고 밥이 펜보다 강한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 지역에서 종이신문을 한다는 것은 미친 짓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거제신문은 보수와 진보를 넘어 조상께서 물려준 거제와 거제시민들을 사랑하기에 거제의 대변지로 감시자로 미래를 제시하는 선도자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중립적이어야 할 언론은 정치적 편가르기를 부끄럼없이 자행하고 건전한 비판과 비평을 겸허히 수용해야 할 정치인들은 자본과 권력으로 언론을 매수하는 것이 요즘 언론의 현실입이다.

여기에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바른언론과 사이비언론을 나눠버리는 독자의 눈높이와 자기 가치만으로 언론을 평가하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가짜뉴스 생산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세법에 나와 있는 공급가액과 부가가치세를 악용해 부가가치세를 특혜인양 '알파(α)'라며 팩트를 이용한 악의적 편집의 가짜뉴스와 뉴스의 진실 여부 판단도 없이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독자들의 이해관계가 바른언론의 설 자리를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거제신문 독자님들과 거제시민들께 바람이 있다면 혹 자신이 언론보도의 중심에 서 있다는 가정하에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한번만 생각해봐 주십시오.

그것이 지역의 바른 언론을 지키는 길입니다. 거제신문은 불의(不義)에 엄격하고 소외된 곳과 시민들에게 친근한 신문이 되고 싶습니다.

정치적 중립과 '양시양비(兩是兩非)' 하지 않고 대안과 미래를 제시하는 신문이 되고자 합니다. '거제사람 거제신문 아입니까?'라는 윤  선생님의 말씀을 가슴속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윤 선생님과 많은 분들이 거제신문에 보내주신 구독료와 광고료는 거제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저희들에게 보내주시는 신문 자체의 가치보다 더 큰 후원이라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 잊지 않고 정론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작열하는 여름 땡볕을 두려워하지 않고 거제땅에 풀뿌리 민주주의의 뿌리를 내렸던 거제신문은 거제人에게 사랑받는 신문, 거제人이 자랑하는 신문, 거제人들의 자존감을 세우는 신문이 되기 위해 33년전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열심히 뛰겠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거제신문과 함께 하시는 모든 분들과 창간 33주년의 기쁨을 함께 합니다. 내내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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