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삼성중공업 크레인 넘어져 6명 사망

▲ 근로자의 날인 지난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7안벽 부근에서 골리앗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이 충돌하면서 타워크레인이 쓰러져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날 발생한 사상자는 모두 삼성중공업의 정규직원이 아닌 비정규직원으로 지난 2012년 12월 5억달러에 수주한 해양플랜트의 마지막 공정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자의날에 출근했던 아빠는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 1일 오후 2시52분쯤 사등면 사곡리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7안벽(岸壁) 부근에서 크레인이 쓰러져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현장은 마틴 링게(Martin Linge) 프로젝트 작업장이다. 이날도 2012년 12월 프랑스계 노르웨이 에너지기업 '토탈'에서 5억달러(약 5700억원)에 수주한 해양플랜트의 마지막 공정이 한창이었다.

해양플랜트는 해저 깊숙한 곳에서 원유를 뽑아낸 다음 유조선에 담을 수 있도록 정유까지 하는 시설물이다.

건조 중인 해양플랜트 위에서 북쪽 방향으로 움직이던 골리앗크레인(정식이름 갠트리 크레인)과 타워크레인(정식이름 지브 크레인) 3호기가 충돌했고 타워크레인의 팔이 부러지면서 아래쪽에 있던 근로자들을 덮쳐 참사가 발생했다.

근로자 휴게시설 위로 크레인 떨어져

타워크레인의 팔이 덮친 곳에는 화장실과 흡연실을 포함한 근로자 쉼터가 위치해 피해가 커졌다. 오후 3시가 휴식 시간이어서 쉼터 주변에 30~40여명의 직원이 모여 있었다.

부상당한 근로자 신모(49)씨는 "타워크레인의 팔을 지탱하는 쇠줄(와이어)이 끊어져 소용돌이 치듯 주변에 있는 것들을 때렸다. 크레인의 팔이 부러져 쉼터와 주변 사람들을 덮어버렸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상황은 무간지옥을 연상케 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제 구조물에 깔린 근로자들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곳곳에서 도움을 호소하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지상에서 수십미터 위에 있는 공간에서 벌어진 참변에 모두가 우왕좌왕 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자체 구조대원 5명(간호사 1명·대원 4명)을 급파했지만 30명이 넘는 사상자 구호에는 역부족이었다.

거제소방서는 사고가 나자 구조인력 48명과 구조차·구급차 등 14대를 투입해 구조활동을 벌였다. 사상자들은 거붕백병원과 대우병원 등 지역병원으로 후송됐다.

피해 근로자들은 고양·부산·창원 등 주로 외지에서 왔다. 사고 소식을 들은 유족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병원 안은 울음바다가 됐다.

이날 오후 10시쯤 거붕백병원에 도착한 사망자 박성우씨의 어머니는 오열했다. 그는 "죄 없이 사는 사람을 왜 죽여, 내 새끼가 그렇게 죽을죄를 지었냐고…"라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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