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던 거제소방서, 삼성重 구조·구급활동

▲ 지난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골리앗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이 충돌사고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노동자들을 부숴진 타워크레인 일부가 그대로 덮쳤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 이송 중에 양심없는 차량 운전자들로 인해 구급차량은 곡예운전을 해야 했다. 사진은 비켜주지 않는 차량들로 역주행을 하다가 정면차량과 마주친 장면.

지난 1일 오후 2시50분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7안벽 부근에서 골리앗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이 충돌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노동자들을 부숴진 타워크레인 일부가 그대로 덮쳤다.

거제소방서에 따르면 사망자 6명이 발생했고 중상 5명, 경상 20명이 피해를 입은 대형 참사였다. 사고 발생 당시 현장의 노동자들은 평소 연습했던 대로 삼성3119구조단에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대형 참사에 대한 실전활동은 처음인 삼성3119구조단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한 근로자가 거제소방서에 119신고를 했을 때가 오후 2시52분이었다.

출동 지시가 내려진 2시54분. 현장으로 출동하던 구조대원은 신고자의 증언을 토대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긴급구조통제단 가동을 요청했다.

현장 도착 전에 구성된 긴급구조통제단은 "사람이 너무 많이 죽었고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 들것이 많이 필요하다"는 신고자의 말에 인근 통영소방서와 사설 병원의 구급차와 인력을 수배해 도움을 요청했다.

선발대인 신현119안전센터의 구급대가 현장 도착한 시각 3시5분. 11분 만에 도착한 현장에서는 갑작스런 사고로 놀란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계단으로 내려오는 광경이 보였다. 수많은 인파가 내려왔기에 내려오는 계단은 이미 차단됐다.

사고 발생지역과 가까운 올라가는 계단과, 사고현장과 조금 떨어져 있는 화물용 엘리베이터가 작업장까지 갈 수 있는 경로였다.

구조대가 현장 도착한 시간 3시11분. 이미 도착한 구급대와 주변 노동자들의 도움으로 계단을 통해 현장으로 올라갔다.

▲ 지난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골리앗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이 충돌사고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노동자들을 부숴진 타워크레인 일부가 그대로 덮쳤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 이송 중에 양심없는 차량 운전자들로 인해 구급차량은 곡예운전을 해야 했다. 사진은주행중인 차량이 응급차량을 위해 도로 양 옆으로 비켜주는 장면.

구급·구조대는 환자분류체계에 맞춰 중·경상 환자와 사망자를 분류하고 생존 징후가 있는 중상환자부터 제일 먼저 병원으로 이송하기 시작했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중상환자의 안전한 이송을 위해 골리앗 크레인으로 중상환자를 옮기고, 걸을 수 있는 환자는 부축해서 계단으로, 일부 환자는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이송작업을 시행했다.

주변 차량을 이용해 이동한 환자를 제외한 25명의 이송완료 시각이 오후 4시1분. 구급대가 이동하는 동안 긴급구조통제단은 환자들의 이송과정과 환자를 받을 병원을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했다.

거제시에 상급병원이 없는 상황에서 환자상태를 병원에 미리 알리고 수습이 가능한지를 신속하게 파악해야 타 지역으로 이송할지 여부를 빠르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업장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이었던 거제백병원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다. 평균 13분 거리인 이 구간은 휴일에서 돌아온 차량들 때문에 막혔고 응급 차량을 위해 비켜주는 그 자리에는 다른 차량이 끼어드는 것이 다반사였다.

응급차량은 역주행과 신호위반으로 위험한 질주를 해야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11명의 중상 환자를 이송하는데 이 같은 일은 반복적으로 진행됐다.

거제소방서 관계자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후 가장 아쉬운 점이 꽉 막힌 도로에서 신속하게 환자를 이송하지 못했다는 점이다"며 "사이렌소리가 울리면 미심쩍더라도 우선 비켜주는 문화가 급선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