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후보공천 엄두조차 못냈던 4년 전…10명 배출 격세지감
한국, 텃밭이던 나·라 선거구에서도 추풍낙엽…정의당 첫 진출
바른·노동·무소속 1명도 배출 못해 여대야소의 8대 시의회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 모두 기초의회 인물론을 내세웠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대세는 막을 수 없었다. 모두 14명을 선출하는 시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9명이 당선돼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자유한국당이 4명의 당선자를 냈고 정의당에서도 처음으로 1명이 당선됐다.

고현·상문·장평동이 지역구인 가 선거구는 민주당 강병주·김두호·이태열 후보와 한국당 신금자 후보가, 연초·하청·장목면과 수양동이 지역구인 나 선거구에는 민주당 박형국·옥영문 후보와 한국당 윤부원 후보가 당선됐다.

옥포1·2동이 지역구인 다 선거구 역시 민주당 안석봉 후보와 한국당 전기풍 후보가, 거제·일운·사등·둔덕·동부·남부면이 지역구인 라 선거구에서도 민주당 노재하·이인태 후보와 한국당 김동수 후보가 낙점됐다. 장승포·아주·능포동이 지역구인 마 선거구만 민주당 최양희 후보와 정의당 김용운 후보가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기초의회 비례대표 선거에서 투표한 유권자 12만2557명 가운데 민주당이 6만3741표로 53.68%를 차지했고 한국당이 3만8778표로 32.66%를 받아 민주당 안순자·한국당 고정이 비례대표 후보가 의석에 앉게 됐다. 정의당도 1만6205표를 받았지만 비례대표 선출까지는 힘들었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새누리당 후보 10명이 당선됐고 새정치민주연합이 3명, 노동당·무소속 후보가 각 1명씩 당선돼 여대야소 의회가 꾸려졌다.

이번에는 정당 판세가 완전히 뒤바뀌었지만 여대야소는 그대로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거제시의회 5개 선거구 가운데 일각에서는 후보 공천도 엄두조차 못 냈던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5개 선거구 전석에서 1명 이상의 시의원을 배출했다. 특히 11명을 공천해 9명이 선출되고 비례대표 1명까지 안정적으로 안착한데 의의가 있다.

게다가 각 지역구마다 1등은 민주당 후보였고 옥포1·2동을 제외한 지역구에서 4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한국당은 2014년까지 거제시의회를 이끄는 중심 정당에서 비례대표 포함 5명의 시의원 후보를 배출해내 겨우 정당 명함은 내밀게 됐다. 정의당은 처음으로 시의회에 1명의 당선인을 냈지만 옥포1·2동 지역구에는 아쉽게 3위로 떨어진 반면 고현·상문·장평 지역구에는 11명의 후보 중 11등을 한 굴욕을 맛봤다.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도 10명이나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돌풍과 한국당의 텃밭 보수 민심을 가져오지 못했다. 7대 시의회에서는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노동당·무소속 등 4개 정당에서 당선인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번 8대 시의회에서 바른미래당·노동당·무소속 모두 후보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7대 의회가 거제시장의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데 이어 이번 8대 의회 역시 민주당 시장에 민주당 의회가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거제시의회의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의 시각도 나타났다.

또 다수당이 된 민주당은 시의원 재선이 옥영문·최양희 후보밖에 없는 반면 한국당은 신금자·윤부원·전기풍 후보 모두 3선이라 시의회 의장단 구성에도 거제 정치판의 관심사가 됐다.


가 선거구의 선택은 민주당과 3선 의원

고현·상문·장평동이 지역구인 가 선거구는 당초 민주당과 한국당의 2대2나 2대1 혹은 1대2 비율에 무소속에서 1명이 선출되지 않을까 하는 여론이 형성됐었다.

가 선거구에 민주당·한국당이 각각 3명의 후보를 낸 가운데 정의당 노현범 후보와 무소속 4명의 후보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지만 각 정당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태열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소식은 속속 들려왔다.

개표함을 열어보니 역시나 이태열 후보가 11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8000표 이상인 8467표를 받으며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은 민주당 후보에 모두 기대를 걸었다. 2위로 당선된 민주당 강병주 후보가 6542표, 한국당 신금자 후보와 3·4위 다툼을 치열하게 벌인 끝에 민주당 김두호 후보가 5079표로 3위를, 한국당 신금자 후보가 4837표로 마지막에 입성했다.

민주당 이태열 당선인은 가 선거구 사전·거소·관외사전 등 전체 투표소 25개소 가운데 장평동에서 2곳, 고현동에서 4곳을 제외하면 모두 1위였다.

특히 관외사전투표와 고현동 사전투표에서 다른 경쟁자들을 200~300표 차로 누르면서 가장 먼저 투표함이 열렸던 사전투표에서 일찌감치 1위로 점쳐졌다.

이 당선인은 "꿈에라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노동자 서민을 대변하는 시의원이 되겠다.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오로지 시민들을 위해 사용하겠다"며 당선소감을 밝혔다.

민주당 강병주 당선인은 장평동 제1투표소에 한 차례만 득표 1위를 차지했지만 투표소 25개소 가운데 15개소에서 2위로 자리했다.

3위 후보와 1463표차로 2위를 한 강 당선인은 고현동 제5투표소에서는 한국당과 민주당 후보 6명 가운데 6위를 차지하면서 잠시 순위 변동이 있기도 했다.

강 당선인은 "그동안 '변화를 만드는 청년'으로 새로운 지역을 만들겠다는 비전과 각오를 가지고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며 "제게 지역의 일꾼으로 맡겨주신 주민 여러분의 뜻을 잊지 않고 지역을 새롭게 가꾸고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접전 끝에 3위로 당선한 민주당 김두호 당선인은 개표 막바지에 도달했을 때 4위에 이르다 관외 사전투표에서 역전했다. 특히 김 당선인의 표심은 고현동 중심으로 나타날 거라는 예측과 달리 가 선거구 투표함이 고현동 3개소부터 열렸음에도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해 한때는 낙선도 점쳐지고는 했었다. 그러나 꾸준히 3·4위권을 득표하면서 4위인 한국당 신금자 후보와 242표차로 당선됐다.

한국당의 자존심을 지킨 신금자 당선인은 관외사전투표에서 아쉽게 표차가 벌어지면서 4위에 안착했다. 일찌감치 5위인 한국당 임태성 후보와 격차를 벌이며 3선 성공은 확실해 보였지만 마지막까지 3위 경쟁을 두고 다투면서 투표일 다음날인 14일 오전5시57분께야 최종 결과가 나왔다.

신 당선인은 고현동 제1·2·3·5투표소에서 득표 1위를 하는 등 민주당의 강세 속에서도 한국당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신 당선인은 아쉽게 4위를 하고 난 직후 전화인터뷰에서 "8년의 의정생활 동안의 저를 믿고 또 한 번 기회를 준 지역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그 선택이 후회가 되지 않도록 연륜과 경험을 토대로 지역민의 삶이 보다 윤택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장 전초전 나 선거구, 민주당 2명·한국당 1명 선택

나 선거구는 연초·하청·장목면과 수양동이 지역구로 현역의원 3명이 모두 재선과 3선에 도전했을 뿐 아니라 시의원과 경남도의원 모두 역임했던 민주당 옥영문 후보까지 가세하면서 당선자보다 8대 의회 의장 전초전이라는 수식어가 먼저 붙었다.

그러면서도 3인 선거구에 9명이 도전하면서 3대1의 경쟁률이 가장 치열한 선거구이기도 했다. 치열한 선거구에 맞게 나 선거구는 마지막까지 3위 자리를 두고 가장 치열하게 자리다툼을 했다. 그 와중에 민주당 옥영문 후보와 한국당 윤부원 후보는 일찌감치 1·2위에 안착하면서 3위 싸움에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한국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에서 나 선거구에 공천 받은 옥영문 당선인은 4704표로 2위인 한국당 윤부원 후보를 837표차로 따돌렸다.

옥 당선인은 연초·하청·장목면 사전·거소 포함 10개 투표소에서도 2번째로 표를 많이 받아 수양동이 개표하기 전부터 당선이 확실시됐다. 특히 모든 사전투표와 관외사전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2위 후보와 300표 이상의 격차를 벌이며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특히 옥 당선인의 한국당 탈당은 득이 됐다는 여론과 함께 차기 의장후보 물망에까지 올랐다. 옥 당선인은 "초심을 다시 한 번 새기고 언제나 겸손하게 언제나 성실하게 임하라는 말씀 새겨 듣겠다"며 "오로지 거제와 거제 시민을 위해, 열심히 발로 뛰는 시의원이 되겠다"고 소감 인사를 전했다.

연초·하청·장목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한국당 윤부원 당선인은 3위 후보와 1326표차로 가볍게 누르며 2위로 당선됐다. 윤 당선인은 약세였던 수양동에서도 바른미래당 박명옥 후보와 민주당 박형국 후보와 2~4위 경쟁을 치열하게 하며 표차를 벌리지 않은 점이 당선에 영향이 컸다. 연초·하청·장목면에서는 300~400표차로 크게 벌리고 수양동에서는 200표 이내의 표차로 한 점이 주요한 요인이었다.

윤 당선인은 당선 이후 전화인터뷰에서 "어려운 싸움을 예상했지만 보수지형의 무게 추를 맞추기 위한 시민들의 선택이었음을 잊지 않겠다"며 "지역민에게 꼭 필요한 시의원, 능력과 겸양을 고루 갖춘 시의원으로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오전 5시30분께 민주당 캠프에서는 환호성이 나왔다. 나 선거구 마지막 개표였던 관외 사전투표에서 승패가 완전히 가려졌기 때문이다.

나 선거구 마지막으로 시의회에 입성한 민주당 박형국 당선인은 관외사전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한국당 김형곤 후보와의 표차는 단 32표차에 불과했다.

김형곤 후보의 표가 33표라도 더 나오면 1표차로 지게 되는 절대절명의 순간, 타지에 사는 시민들의 선택은 박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다. 단 32표 차이에서 관외사전투표로 152표차의 격차를 벌이며 당선한 박 당선인은 수양동에서는 5위를 차지한 바른미래당 박명옥 후보와의 경쟁에 치이고, 연초·하청·장목면에서는 자유한국당 후보와 무소속 황양득 후보에게 치였지만 끝내 승자가 됐다.

박 당선인은 "주민과 함께 하나 되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편견과 사심을 버리고 항상 겸손하고 언제나 경청하는 마음으로 모든 주민의 시의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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