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해양쓰레기 ⑥ 골칫거리 해양쓰레기, 해법을 찾아라

 

올해 예산 3억원 추가됐지만 역부족…4년 평균 2532톤 발생
거제시, 마을 앞바다 자율정화 대회 특수시책으로 매년 추진
어업 폐기물 피해 지속…내년 1사 1연안 청소 계획 추진 중
발생 주범인 낙동강 유역 지자체와 협력은 요원한 상태
▲ 거제시는 해양쓰레기 수거사업에 8억1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지자체 간 연대가 전제되지 않는 한 가시적인 개선은 힘들어 보인다. 사진은 조업중 쓰레기 수매사업에 이용되는 폐통발.

 

우리의 미래는 바다에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바다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지만 실상은 해양쓰레기로 바다가 몸살을 앓고 있다.

바다는 육지에서 발생한 오염물질과 폐기물의 집결지가 되고 있을 정도로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바다를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수면아래 폐어망에 걸려 치어들이 죽어나가면서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선박 스크류에 걸려 사고의 원인이 되는 등 많은 부작용을 발생시킨다.

거제도에는 투기된 쓰레기와 낙동강에서 흘러들어오는 쓰레기가 더해져 해양쓰레기가 관광 거제 이미지뿐만 아니라 지역 어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13년 거제시는 6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낙동강에서 흘러들어오는 쓰레기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둔덕·거제·동부면 서부를 제외한 전 해안에 낙동강 쓰레기가 흘러 들어왔고 어선 2003대, 피해액은 11억 규모로 집계됐다. 또 573개 양식장에서 약 28억원의 피해를 입었고 관광산업에는 206억원의 피해가 있는 것을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낙동강 유역 지자체와 협력은 요원한 상태다.

거제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 평균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총 2532톤이다. 일반쓰레기 506톤, 폐부자 362톤, 어업폐기물 614톤, 초목류가 1050톤이다. 해양쓰레기 발생량의 약 85%가 수거되고 있는데 최근 4년 평균 수거량은 2153톤이다. 2011년 수거량은 4450톤으로 집중호우로 인해 가장 많은 양이 발생했다. 매년 발생 및 수거되는 해양쓰레기 중 자연계 쓰레기를 제외하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폐부자를 포함한 어업폐기물로 전체 39%다.

낙동강에서 발생한 일반쓰레기가 주로 집적되는 곳은 사등·연초·하청·장목·일운 연안이고 지역하천에 의한 쓰레기는 고현·둔덕·거제·동부 연안이다. 또 폐부자·로프 등 어업폐기물로 인한 피해는 주로 남부·동부·거제·둔덕·사등·장목 연안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런 해양쓰레기는 지역별 계절에 따라 쓰레기 성상이 다양하고 광범위 유입·유출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발생원인 및 총량 확인이 곤란하고 장비·인력부족으로 적시에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다에 투기한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는 주된 이유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발생한 예구마을 해양쓰레기 사건의 경우에도 버려진 쓰레기가 바다 밑에서 다른 어망과 함께 뭉쳐지면서 피해가 커졌다. 총 1000만원의 어업 피해가 있었고 8톤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에도 3일이 소요됐다. 보통 어선들은 이런 해양쓰레기에 그물이 걸리면 건져 올릴 수 없기 때문에 그대로 끊어버려 그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폐그물이 수면 아래 방치되면서 산란장이 훼손되고 치어가 그물에 걸려 죽는 등 생태계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수면 아래 해양쓰레기 수거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앞으로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제시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해양쓰레기 처리 예산 3억원(국비 1억5000만·도비 4500만·시비 1억500만)을 추가 편성해 총 8억1000만원을 투입했다.

수거작업에 1억8000만원, 처리비용에 2억8000만원, 우수마을 인센티브 3000만원, 용역 및 해양쓰레기 수매사업 등에 3억2000만원의 예산이 사용됐다. 스티로폼 감용장 2곳을 보유한 거제시는 폐부자를 재활용해 작년에만 1억3800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거제시는 최근 해양쓰레기 체계적 관리방안 마련해 내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추진방향은 각 기관·단체 지역별 분담 협약서 체결하고 책임 자율관리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시민 바다지킴이 지정하고 1기업 1연안 청소사업도 병행 추진한다. 가칭 '내 바다 내가 가꾸기 우수마을·기업' 사업을 통해 선정된 기업 인근 해역에는 연구소·조선소 등이, 면·동 해역에는 펜션·단체·마을협의체 등을 구성해 자율 정화작업을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또 어업폐기물 되가져오기 실시 및 폐부자 반납을 기존 10%에서 20%로 상향 조정한다. 전문연구기관을 통한 발생량·원인분석 및 처리방안 등 용역조사도 실시하는데 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거제시 어업진흥과 관계자는 "해양쓰레기는 매년 발생량이 줄지 않고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연안에 밀려오는 해양쓰레기는 급격하게 증가해 시 재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낙동강 유역 지자체와 협의를 유도하고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며 "거제시는 해양자원 보호와 관광거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시민사회와 연대하면서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민·관 협력이 해양쓰레기 문제 개선의 관건

거제시의 해양쓰레기 문제의 민·관 협력 대책으로 조업 중 발생하는 쓰레기 수매사업과 선상집하장 설치를 들 수 있다. 수매사업은 조업 쓰레기 재투기 예방을 위해 수협이 위탁받아 이뤄지고 있고 거제시는 연 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100리터 포대에 모은 폐어구·그물 등은 포대 당 1만원에 매입하고 대형어구는 kg당 250원, 장어통발 150원, 꽃게통발 250원이다.

현재 선상집하장은 총 20곳에 설치 돼 있다. 동부면 학동, 장목면 대금, 남부면 다대, 둔덕면 호곡, 남부면 탑포, 예구 바닷가와 해변에 설치된 선상집하장에는 각 어촌계와 마을에서 조업 중 발생한 폐어망과 폐기물이 모이고 자원순환시설에서 소각된다.

서경수 거제시 새우조망자율공동체 위원장은 "어민들의 생계가 걸린 바다를 소중히 여겨야하는데 몇몇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무단으로 쓰레기를 투기해 안타깝다"며 "각 어촌계와 새우조망협회는 조업 중 발생한 쓰레기를 전량 수거해 수매사업에 동참하고 있고 자율정화 대회에 입상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더 효과적인 수거를 위해서 선상집하장 추가 설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서방도 거제시 연안환경계장은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은 연중 이뤄지고 있지만 발생량에 비해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각 마을 어업관계자들이 자율정화 활동에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앞으로 각 마을과 단체들을 모아서 정화활동 설명회가 이뤄질 예정이고 관계 어민들은 활동 사진과 결과 등 실적보고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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