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해양쓰레기⑤]해양쓰레기 처리, 일본은 어떻게②

일본 카나가와현 해양쓰레기 70%는 인근 하천에서 유입
연간 발생량 평균 2000톤에 달해…미화재단이 처리 전담
발생량 줄이기 쉽지 않지만 다양한 노력으로 처리비용 낮춰
▲ 카나가와 미화재단은 사가미만에 인접한 13개 도시에서 해양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설립된 재단으로 1991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폭우로 인해 쓰레기 더미로 뒤덮인 후지사와 시 해변. <사진제공= 카나가와 미화재단>

일본에서도 강에서 흘러나오는 해양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쿄 서쪽에 위치한 카나가와현에는 사가미강과 가타세강이 바다로 흐른다. 후지사와·히라쓰카·가마쿠라·이세하라 시 등 9개의 시가 이 강과 접해있다. 강에서 흘러나온 쓰레기는 사가미만 150km 구간에 퍼지게 되고 해안을 끼고 있는 각 도시들은 쓰레기 문제를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 카나가와 해안 미화 재단이다. 강과 바다를 끼고 있는 각 도시들이 예산을 합쳐 해양쓰레기 처리를 전담하는 재단을 만든 것이다.

공익 재단법인 카나가와 해안 미화 재단(이하 미화재단)은 요코스카시 해안에서 유가와라 정 유가해안까지 약 150km 해안의 쓰레기 처리를 위해 1991년 4월1일에 설립됐다. 미화재단은 해양쓰레기 청소 외에도 쓰레기 수거 캠페인, 해변 청소의 개최, 청소 자원 봉사 지원 등의 역할을 하는 일본 유일의 해양쓰레기 처리 공익 재단이다.

미화재단은 해안을 5개 구역으로 나눠 매일 해안 순찰을 하고 2010년에는 '비치클리너'라는 해양쓰레기 수집 트렉터 10대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비치클리너'는 대량 쓰레기와 거대 쓰레기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데 효과적이다. 특히 해수욕장에서는 단시간에 광범위한 면적을 청소해야하므로 견인식 비치클리너를 사용해 신속한 청소가 이뤄진다.

해안 순찰과 중장비 이용에도 불구하고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미화재단은 JT일본 담배산업 주식회사, 오다큐 전철 주식회사, 게이힌급행전철 주식회사 등 18개 기업체의 지원을 받고 있고 매년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2013년 자원봉사자 수는 15만 2110명으로 설립 당시 자원봉사자 5만7228명보다 2.6배나 늘어나 시민들의 참여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해양쓰레기 대규모 청소행사는 1년에 2회 이뤄지는데 봄에는 '비치 정리 카나가와', 가을에는 '국제해안청소'가 있다. 또 기관지 'Sclean'과 인터넷 정보지 'Sea Coast'를 발행해 캠페인과 활동 홍보에도 힘쓰는 중이다.

미화재단은 '학교 캐러밴'이라는 학교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재단 직원이 학교에 가서 해양쓰레기 현황·환경 등을 알리고 아이들과 함께 토론한다. 각 학교는 2002년도부터 바다의 소중함을 전하고 쓰레기를 줄여 나가기 위해 종합 학습 시간을 이용하여 환경 학습을 실시하고 있는데 수업을 들은 총 학생 수는 1만4621명에 이른다.

미화재단은 청소 계획 수립과 사업의 기초 자료를 얻기 위해 해안 쓰레기의 종류와 양에 대한 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미화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까지 처리한 해양쓰레기 총량은 14만6394톤으로 집계됐다. 계절별 비율은 봄 20%, 여름 40%, 가을 20%, 겨울 20%이다. 전체 쓰레기 중 생활 쓰레기가 20.6%, 자연계 쓰레기가 79.4 %를 차지했고 강에서 흘러나온 쓰레기가 70%에 육박한다.

24년 동안 해양쓰레기 처리 추이를 살펴보면 활동을 시작한 1991년 첫해 쓰레기 발생량은 6872톤, 2014년에는 4476톤으로 연평균 5982톤으로 집계됐다. 이중 생활쓰레기는 평균 2000톤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처리비용이다.

1991년 4억1400만엔이었던 것이 2014년 2억3500만엔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다년간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해양쓰레기 전체량은 줄이지 못했지만 처리비용은 줄였다. 연평균 비용은 2억7100만엔이다.

미화재단의 운영경비는 카나가와 현에서 50%, 나머지 50%는 해안을 접하고 있는 13개 시에서 부담한다. 13개 시의 운영비 부담은 유동적인데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해수욕장이 많은 지자체는 많은 금액을 부담하고 해안 청소를 자체 운영하는 시는 부담하지 않는다.

미화재단에서 일하고 있는 하시라 모토씨는 "해안 쓰레기는 해수욕객의 쓰레기가 아니다. 흐르는 물이 산과 강과 도시의 쓰레기를 모두 모아 해안까지 가지고 온다"며 "시작은 작은 지푸라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 모이면 놀랄 정도로 많아지고 이러한 현상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해안의 쓰레기는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약간의 실수가 모여서 거대한 해안 쓰레기가 되므로 작은 실수를 줄이고 개인의식을 바꿔가는 것이 미화재단의 목표다. 하와이 같은 사가미 만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 카나가와 미화재단은 사가미만에 인접한 13개 도시에서 해양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설립된 재단으로 1991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카나가와 미화재단이 2002년부터 각 학교의 종합 학습시간을 이용해 환경학습을 실시하는 모습. 지금까지 총 1만4621명이 수업을 들었다. <사진제공= 카나가와 미화재단>

법적 뒷받침과 예산 지원하는 일본 환경성

일본은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지방공공단체, 민간단체 등과 다양한 노력을 펼쳤으나 발생량은 줄지 않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일본 국내 외 등 다양한 지역에서 발생하고 책임규명도 불가능해 국가차원으로 대응해야 하는 문제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2009년 '아름답고 풍요로운 자연보호를 목표로 양호한 경관 및 환경보전 관련 해안표착물 처리 등의 추진에 관한 법률(이하 해안표착물 처리추진법)'이 제정됐다. 해안표착물 처리추진법은 해안표착물 처리와 발생억제에 관한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시책을 규정하고 있다.

△해안표착물 처리에 종사하는 관계자 책무의 명확화 △지역에서의 해안표착물 대책 추진협의회나 관계성청에 의한 해안표착물 대책 추진회의 설치 △민간단체 등과의 연계 및 활동에 대한 지원 △외교상 적절한 대응과 국제적인 협력추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환경성은 수면 아래 해양쓰레기 문제도 인지하고 있어 올해부터는 해저쓰레기도 수거 작업에 포함시켰다. 해양쓰레기 처리에 드는 전체 예산 중 80%를 중앙정부에서 부담하고 있고 매년 50억엔 정도의 예산이 집행 되고 있다.

환경성의 사카모토 유키히코 수질환경과 해양환경실장은 "어민들에 의한 해양쓰레기는 거의 없으나 강물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쓰레기가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해양쓰레기를 국가적 문제로 인식하고 JEAN 등 5개 단체와 협력해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카모토 실장은 또 "일본 해양쓰레기 중 70%가 한국과 중국에서 흘러들어온다"며 "문제해결을 위한 세 나라의 협력도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