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타고르는 우리나라를 일컬어 '동방의 등불'이라고 감탄하였다. 한국을 말이다. 이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칭찬 정도는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겉 보기로 예절 삼아 일컬을 수가 있겠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짜 속으로 남을 받들 수 있는 기쁨은 한마디로 찬란한 빛이다.타고르(Rabindranath Tagor 1861-1941)가 누구인가. 그는 인도 사람
설 연휴를 지나고도 봄날 같은 날이 이어져 겨울이 정말 다 갔나 했는데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맹위를 떨치며 전국을 덮친다. 갑작스런 추위다. 이렇게 입춘을 맞으니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이때쯤이면 지인들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입춘의 대구(對句)와 단구(短句)들을 날라다 준다. 입춘대길 견양
일년쯤 전일까, TV에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가 꼭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 주는 강연을 들었는데 간단히 정리하면 '나만막공', 참으로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1 나 - 나가라되도록 나가야 한다. 해가 뜨면 나가고 해가 지면 들어와야 한다. 실내공기와 외부공기를 비교했을 때 실내가 50배 정도 더 좋지 않다고 한다. 나가면 얼마나 좋은가. 햇빛이 있고
한 달가량 외국으로 갈 일이 생겼다. 집을 비워 둘 수가 없어서 친정어머니에게 한 달 정도만 우리 집에 와 있어 달라했더니 흔쾌히 허락하셨다. 그래서 외국으로 떠나기 일주일 전에 어머니를 모시러 어머니 집에 갔더니 어머니는 이미 짐을 싸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그런데 어머니 짐들을 가만 보니 전부다 먹는 것들 뿐이었다. 보따리 보따리 마치 영 못 먹고 못 사
아내는 15년 넘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그리고 15년 째 실패하고 있다. 다이어트에 관한 이론은 완벽한 경지에 이르렀다. 혹 다이어트 해야 한다고 고민하는 것이 다이어트 한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뼈아프게 콕 찔러 물어 보면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하는 것이 다이어트래" 하고 웃음으로 넘긴다. 다이어트의 목적은 다이어트 하는 행위의 시
송구영신, 지는 해인 계사년인 2013년이 저물고 갑오년인 2014년 새해가 다가온다. 이때가 되면 한 해를 돌아보아 세태를 특징짓는 사자성어와 새로운 해를 기대하고 염원하는 사자성어를 접하게 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이것을 챙겨보는 것이 재미가 있다. 석학들에게 두루 회람하여 최다 공감을 선정하는 방식도 좋지만 고사(古事)에 비춰 지금의 세태를 풀어내고
‘외국을 여행하는 것은 외국을 알기 보다는 우리나라를 알기 위해서다.’ 오래 전 고시 공부하면서 읽은 법률 서적의 서문에 나오는 말이다. 몇 번 외국에 다녀오면서 이 말이 참으로 맞다는 것을 실감했다. 자기 나라의 우물에 갇혀 있으면 주변에 보이는 모든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서 좋은지 나쁜지, 개선의 여지는 없는지 아무것도 알 수
어느 해 경기도 어느 도시에서 고3 남학생반 담임을 했다. 두 달간의 겨울 방학을 마치고 졸업을 하는 날, 우리 반 다른 학생들은 다 졸업식 시간에 맞춰왔는데 학생 한명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 반 애들이 앉기로 되어있는 학교 강당 좌석 뒤에 서서 애들 머리수를 세어보니 이상하게 인원은 딱 들어맞는데 분명히 학생 한 명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하도 이상해서
금년은 많이 추울 것이라고 한다 기상청 예보도 올 겨울이 유달리 춥겠다고 말한다. 환경 오염물질의 대기권 침해가 기후의 선 순환을 방해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데는 다들 걱정이다. 어찌거나 한 해가 간다. 몇 날 며칠 후면 새해다. 누구나 조급해진 일이 더 많지 않을까? 새해에 할 일들을 생각하면 그만큼 벅찬 제마다의 꿈이 아니더라도 설레는 발걸음이 새해 새
요즈음 개인은 물론 일부 사회단체에서 정의 사회에 동떨어진 발언들이 여과 없이 극성을 떨면서 사회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고, 나아가서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 소망의 통일을 이룩하고 세계와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길은 결코 먼데 있지 않다. 그것은 모든 면에 인류애적 자강(自强)에서부터 가능하다고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 교수인 서민 교수는 스스로 못생겼다고 떠드는데, 인터넷에 있는 그의 사진을 보면 그가 그렇게 거국적으로 못생겼다고 떠드는 것에 비해 그리 보기 싫게 못생기지 않았다는 사실에 다소 배신감을 느낀다. 이 정도 얼굴이 못생긴 얼굴이면 진짜 못생긴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그래도 그는 키가 작거나 뚱뚱하지는 않지 않은가. 나를 비롯하여 난장이
몇일 전 거제시민자치대학에서 정호승 시인의 특강을 들었다. 시인들은 어떤 말을 사용하고 어떤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할까 궁금하여 일부러 시간을 내었다.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를 주제로 1시간30분 동안 이어진 정호승 시인의 화두는 '사랑'이다. 시인은 "관계가 힘이 들 때 사랑을 선택하라"는 헨리 나우엘의
물은 물, 산은 산이라 함은 대상을 존대(尊待)하고자 하는 뜻이 깊다. 남자와 여자의 다른 형태가 만나서 부부가 된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말이 있다. 그만큼 부부가 되면 누구나 다투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물론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다. 더구나 요즈음은 ‘여성상위 시대’라고도 한다. 필자가 남자라서 대고 하는 소리는 아니다.
어릴 때 동무들과 절교한 적이 있다. 동무들이 욕을 입에 달고 있어서 어울리기가 민망하다는 이유였다.예를 들면 이랬다. “야, ㅆㅂ넘아 밥 뭇나?” “용만아, 학교가자, ㅆㅅ끼야!” “이거 무바라. ㅈ나게 맛있다!” “ㅈ만한 ㅆ끼야 빨이 온나.” 등이다. 말 한 줄에 욕
우리는 너무 익숙한 것에 대하여는 감사하기 어려운 것 같다. 누군가 말했듯이 '정말 귀중한 것에는 값이 없다'. 즉 값이 0일 수도 있고 무한대일 수도 있다는 뜻이니 공기, 물, 태양….잠시라도 없으면 인간이 생존할 수 없는 귀중한 것들인데 오히려 우리는 이들을 공짜로 즐기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서도 이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드물
얼마 전에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났는데 못 보던 배낭을 가지고 계셨다. 살펴보니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이커의 배낭이었다. 설마 팔순을 바라보는 우리 어머니가 그걸 샀을 리는 없고 어디서 났냐고 물었더니 예전에 모 중학교 교통지도를 하다가 애들이 학교 담 뒤에 버려놓은 것을 주웠는데 겉보기에 아무 흠이 없고 깨끗해서 씻어서 쓰고 계시다는 것이었다. 그러지
"너 좌측이지?"친구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색깔론에 대해 중간의 입장에서 충분히 생각을 해 볼 필요성을 주장하던 의견에는 아랑곳없이 친구는 내 몸에 의도치 않는 옷을 입히고 만다. 그러고는 연락이 없다.정치가 시끄럽다. 그래서 나라가 복잡하고 백성들은 혼란스럽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세상
약하고 못나고 부족할수록 남에게 기대려는 마음은 대부분 거의 본능적이다. 그래도 차원 높은 종교적 입장에서 과히 신적 존재를 믿는다거나 귀의하고자 하는 그러한, 고귀한 의지심 과는 다른 이야기다. 그저 보편적 인간으로서 쉽게 자기자신을, 자기의 힘을 그쳐버리고 놓아버리는 모습들이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요즈음 세태의 생활인으로서 어쩌면 당연히 남의 손을
추석연휴를 보내던 중에 밴드로 날아든 지인의 알림장이다. "조개 잡으러 오세요. 우리 동네 구조라 해수욕장에 갈미조개가 많이 잡혀요. 내일 토요일이 큰물이니 와서 많이 잡아가세요." 바구니에 한가득 담긴 예쁜 조개 사진과 함께 올라 온 글이다. 한 달포 전에 다른 지인이 구조라해수욕장에서 밤 산책하다가 발견했다며 모래톱에 소복이 있는 조개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한다. 베이비 붐 세대의 한가운데에 태어난 나로서는 참으로 격세지감이 든다. 내가 어릴 때(1960년대) 살던 함안 칠원이라는 시골마을은 일곱가구 뿐이었지만 아이들로 부글부글 했다. 보통 한 집에 6∼7명은 됐다. 그래서 아이가 네 명인 우리 집은 '단출하다' 는 말을 들었다. 그 이후 '둘만 낳아 잘 기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