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도시 거제! 관광도시를 꿈꾸다②]
천만 관광 꿈꾸는 거제, 이미 천만 관광 여수

지난 1월 1000만 관광도시 여수시는 남해안권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4년 연속 1등급 관광지로 선정됐다. 사진은 스카이타워에서 바라본 여수엑스포 전경. @옥정훈 기자
지난 1월 1000만 관광도시 여수시는 남해안권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4년 연속 1등급 관광지로 선정됐다. 사진은 스카이타워에서 바라본 여수엑스포 전경. @옥정훈 기자

관광도시 여수의 비결 '선택과 집중'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17개 시도와 152개 시·군(광역시 소재 군·구는 제외)을 대상으로 한 지역관광 발전 성장성 분석 결과 전남 여수시는 남해안권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4년 연속 1등급 관광지로 선정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여수시는 코로나 확산 이후 2020년 872만명, 이듬해 977만명이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1200만명을 넘어서며 1000만 관광도시를 달성했다. 

여수의 관광객 유치 비결은 해안을 중심으로 한 꾸준한 인프라 개발과 2012년 여수엑스포 유치 이후 새로운 관광 아이템으로 떠오른 낭만포차 등 '감성'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번 기획을 위해 방문한 여수는 먹거리가 풍부할뿐만 아니라 잘 정돈된 관광지와 고급호텔 리조트 등 숙박시설이 다양하게 들어서 관광도시의 조건을 잘 갖춘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수하면 떠오르는 유행가 '여수 밤바다'는 여수의 명물로 자리매김한 낭만포차와 잘 어울리는 가사를 담고 있다. 

여수해상케이블카. @옥정훈 기자
여수해상케이블카. @옥정훈 기자

여수 낭만포차는 여수시가 2016년 6월부터 맛 품평까지 포함된 까다로운 선정과정을 거쳐 18개 점포의 사업자를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수 낭만포차는 다양한 먹거리와 여수 밤바다의 감성과 어우러진 곳으로 여수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꼭 한번 들리는 곳으로 입소문 나 있다. 

여수 낭만포차의 밤은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가격 대비 음식의 질과 분위기가 좋다는 입소문은 과언이 아니었다. 

주민에 따르면 여수 낭만포차의 18개 점포의 연 매출은 1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점주들도 관광객 맞이를 위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낭만포차에서는 문어와 돼지고기·김치를 숙주·양파등과 철판에 볶아먹는 푸짐한 돌문어삼합이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고 딱새우·낙지호롱이도 즐겨찾는 메뉴 중 하나라고 한다. 

여수의 밤은 낭만포차를 중심으로 낭만버스킹·낭만버스 등 '낭만'이라는 여수관광 브랜드가 더해져 활기로 넘쳐났다. 

거제지역에도 지난 2021년 6월 11개 점포의 장승포차가 문을 열었지만 지역 특색은커녕 감성조차 없어 지역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거제시도 여수처럼 입주자 모집과 메뉴 선정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평가제 운영 등을 도입해 경쟁력을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여수엑스포 전시장에 문을 연 아르떼뮤지엄. @옥정훈 기자
2021년 여수엑스포 전시장에 문을 연 아르떼뮤지엄. @옥정훈 기자

인프라가 모여야 관광객이 모인다

여수시가 지난 2014년 선정한 여수10경(麗水十景)은 여수시가 2012년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유명 관광지로 급부상한 10군데의 관광명소다.

여수 10경은 △오동도 △거문도·백도 △금오도 비렁길 △향일암 △여수세계박람회장 △진남관 △여수 밤바다와 산단 야경 △영취산 진달래 △해상케이블카 △이순신 대교 등이다. 

여수 10경중 7곳이 바다를 낀 해양관광지라는 점에선 거제9경과 비슷하지만 여수10경 대부분은 여수 원도심을 지나 여수박람회장 방향으로 동선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주요 관광지가 여수 원도심 반경 5㎞ 안에 집중돼 있어 관광객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고 그만큼 다양한 풍경과 경험을 할 수 있었다. 

2012년 세계 엑스포를 개최한 여수는 엑스포박람회장·해양공원·아쿠아플래닛·케이블카·아르테뮤지엄·낭만포차 그리고 스카이타워를 포함한 많은 관광 인프라를 개발했다. 

특히 여수엑스포는 여수의 국제적인 이미지를 높이고 전 세계의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며 여수가 관광도시의 모습을 갖추는데 마침표를 찍었다. 여수의 해양테마 관광지는 아쿠아플래닛의 해양생물 탐방부터 여수항의 하늘을 가르는 케이블카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해양테마 관광지 아쿠아플래닛. @옥정훈 기자
해양테마 관광지 아쿠아플래닛. @옥정훈 기자

또 여수 밤바다의 낭만과 신선한 해산물이 어우러진 낭만포차·엑스포장 전체가 조망되는 폐시멘트저장소를 활용한 스카이타워는 화려한 전망과 미식으로 천만 관광객들을 맞이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아쿠아플라넷 여수 각층에는 오션라이프·마린 라이프·아쿠아 포리스트 등 차별화된 체험 전시공간에 해양생물 300여종 5만5000여마리를 만날 수 있었다.

거제에도 돌고래테마파크인 씨월드가 있지만 거제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매김 했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50대의 케빈이 여수시 종화동 자산공원에서 돌산공원까지 1.5㎞ 구간을 왕복하며 운영되는 여수케이블카는 바다 위를 나는 듯한 이색적인 경험과 야경을 볼 수 있어 평일에도 적잖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바다와 도시·산이 어우러져 풍경은 말 그대로 여수의 캐치프레이즈인 '낭만여수'에 걸맞은 관광 아이템이다. 

이에 비해 2018년 3월 개통한 거제관광모노레일과 지난해 문을 연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는  거제가 표방하는 해양관광도시와는 거리가 다소 멀어 보인다. 

거제관광모노레일과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가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선 관광객을 위한 체험시설과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하다. 여기다 감성과 낭만을 덧입혀야 한다.

67m 시멘트저장소를 활용한 스카이타워. @옥정훈 기자
67m 시멘트저장소를 활용한 스카이타워. @옥정훈 기자

여수 관광에서 배운 온고지신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뜻처럼 여수는 옛것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관광 인프라를 개발하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었다. 

여수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전라좌수영의 객사인 국보 제304호 진남관을 중심으로 이순신광장 등 유서 깊은 지역 문화재와 유적지를 관광자원화 하는 일에도 노력하고 있다. 

특히 매년 열리는 거북선축제와 여수불꽃축제는 진남관 주변 상권에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엑스포역 인근의 스카이타워는 역사 깊은 시멘트저장소를 관광전망타워로 활용한 곳으로 67m 높이의 타워는 엑스포장과 해안선·바다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미 기능을 잃은 산업자원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여수의 사례처럼 거제에서도 해안변의 폐공장 등을 활용한 카페나 각종 체험시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여수에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하나 더 생겨났다. 2021년 여수엑스포 전시장 안에 문을 연 아르떼뮤지엄이다. 

이곳은 1400여평 규모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상설 전시관으로 여수의 바다와 자연경관을 포함한 11개의 다채로운 미디어아트 전시가 펼쳐지고 있으며, 빛과 어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전시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아르떼뮤지엄은 제주·여수·강릉에 이어 최근 부산에도 유치 계획중인 핫플레이스로 여수가 관광객을 위한 새로운 볼거리 마련에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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