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후반기 나눠 갖는 의회규칙 만들자"
국힘 "다선·연장자 소속된 집권여당이 맡아야"
동상이몽 속에 신경전, 협치 시험대 올라

7월1일 출범하는 제9대 거제시의회가 지난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8석·더불어민주당 8석으로 의석수가 정확히 양분되면서 의장단 구성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양당 당내 입장을 밝히기 위해 마련된 상견례 모습. /사진= 거제시의회 제공
7월1일 출범하는 제9대 거제시의회가 지난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8석·더불어민주당 8석으로 의석수가 정확히 양분되면서 의장단 구성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양당 당내 입장을 밝히기 위해 마련된 상견례 모습. /사진= 거제시의회 제공

7월1일 출범하는 제9대 거제시의회가 의장단 구성을 두고 동상이몽을 꿈꾸면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6.1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의원 16명중 국민의힘 8석, 더불어민주당 8석으로 의석수가 정확히 양분되면서 의장 선출부터 갈등을 빚고 있다. 극심한 진통속에 협상이 결렬되면 제때 개원조차 못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가장 큰 쟁점은 전·후반기로 나뉘는 시의회 원 구성에서 어느 당이 의장자리를 차지하느냐다.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3석도 한쪽 당이 독식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양당은 우선 의장자리를 두고 물밑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전반기 의장은 국민의힘이 맡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하반기 의장자리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험로가 예상돼 협치를 위한 정치력 또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양당은 교섭단체 대표의원을 선출하고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지만, 4선 시의원이 두 명이고 연장자 의원이 있는 국민의힘은 전·후반기 의장을 맡는 것이 순리라는 분위기다.

지난 4년간 숫자에 밀려 아무 힘도 못썼던 만큼 부활의 상징성도 있고, 여당시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전·후반기 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다선의원을 당선자로 정하는 회의규칙을 감안하면 국민의힘 독식이 불가능한 계산만은 아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상생과 협치의 원칙론 속에 여야 동수라는 형세를 내세우며 '야당 몫'을 주장하는 상태다. 전·후반기 의장자리를 여야가 나눠 가져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시정을 견제하는 시의회의 역할이나 여·야간의 힘의 균형을 볼 때 협치를 바라는 시민의 눈높이에서도 적합하다는 논리다.

양당간 합의 없이 국민의힘이 일방적 밀어붙이기식으로 원 구성을 진행한다면, 이후 국민의힘 박종우 거제시장 당선인의 시정 활동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험을 안게 되고,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에게 표를 준 민의를 제대로 반영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민주당은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 갖는 회의규칙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이 의장 자리를 독식하려 들 경우 7월1일 개원되는 1차 본회의부터 등원을 거부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회의 규칙에 '양당 의석수가 동수일 경우 전·후반기 의장을 번갈아 맡는다'는 조항을 넣으면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럴 경우 최다선이자 최고 연장자가 있는 국민의힘의 양보가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8명은 이미 모임을 갖고 4선인 윤부원 시의원을 전반기 의장 후보로, 후반기도 똑같은 4선인 신금자 시의원을 의장 후보로 추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후반기 의장 후보로 내정된 신 의원이 회의규칙 개정을 수긍하기 어려운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협치라는 명분에 밀려 후반기 의장자리를 민주당에 내줄 경우 반발과 어떤 파장을 미칠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태다.

신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의 반란표와 민주당 소속 시의원의 동조표를 끌어 모을 경우 의장선거에서 이변을 연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유력 주자들은 의장자리는 물론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 등을 놓고도 자리다툼을 벌이는 모양새다. 다양한 셈법으로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부원·김동수 의원을, 더불어민주당은 최양희·노재하 의원을 교섭단체 대표의원으로 선출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일 1차 협상은 양당 모두 당내 입장을 밝히는 상견례 정도로 끝났다.

민주당은 1차 협상에서 전반기에 의장을 양보하는 대신 후반기 의장을 내정 받고, 전반기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후반기는 전반기와 반대로 상임위를 배분하는 방법이다. 민주당의 이같은 셈법이 가능한 것은 9대 시의원이 여야 모두 8명씩 동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당 소속 시의원 모임을 갖고 상반기는 상반기대로 하고, 또 하반기는 하반기 때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27일 예정된 양당의 2차 협상도 험로가 예상된다.

제9대 거제시의회 16석중 4선 의원은 국민의힘 윤부원·신금자 등 2명, 3선 의원은 민주당 박명옥·최양희 등 2명, 재선은 노재하·김동수·김두호·안석봉·이태열 5명이다. 초선은 양태석·김영규·조대용·이미숙·김선민·정명희·한은진 등 7명이다.

국민의힘 소속 전반기 의장 선출을 전제로 하면 부의장은 민주당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3개 상임위원회 중 통상적으로 의회운영위원회는 의장과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같은 당 소속 시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행정복지위원회와 경제관광위원회 위원장을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맡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우선 전·후반기 의장 배분이 전제돼야 한다며, 부의장과 상임위 배분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행정복지위원회와 경제관광위원회는 의장을 제외하고 15명으로 구성된다. 한 위원회는 8명, 한 위원회는 7명이다. 두 위원회 모두 민주당 소속은 4명씩이다. 국민의힘은 4명, 3명이다.

'의안 심의·의결 때 가부동수일 경우는 부결된 것으로 본다'는 의회 회의 규칙에 따라 두 상임위 운영은 야당인 민주당이 '칼자루'를 쥐는 격이 된다.

여기에다 두 상임위원장까지 민주당이 다 차지할 경우, 집행부가 추진하는 여러 현안이 '의결' 과정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상임위에서 민주당이 의안 결정권을 쥐게 되는 만큼 민주당 동의 없이는 제대로 된 시정 운영은 힘들게 된다.

제9대 거제시의회는 개원 첫날인 7월1일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이어 3일에는 상임위 배분에 이어 의회운영위원장·행정복지위원장·경제관광위원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한편 시의회 회의 규칙에 따르면 의장은 무기명투표로 선거하되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를 하고 역시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결선투표를 실시해 다수 득표자를 당선자로 하는데, 결선투표 결과 득표수가 같으면 연장자를 당선자로 한다.

각 당이 의장 후보를 단수로 정해 투표에 나서고 내부 이탈표 없이 진행돼 결선투표까지 득표수가 같을 경우 양당 의장 후보 가운데 연장자가 당선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9대 의회는 양당 의석수가 같아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출 등 원구성 단계부터 각종 조례·안건까지 사사건건 대립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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