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민 상당수가 '시립 화장장 건립'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적합한 위치는 기존 장사시설이 있는 사등면 거제시추모의집이라고 꼽았다. 이같은 결과는 거제시가 의뢰한 '거제시 시립 화장장 건립 타당성 용역' 설문조사에서 나왔다.

거제시는 지난 13일 오후 거제시청 대회의실에서 용역 중간보고회를 갖고 시립 화장장 건립 타당성을 검토하고, 위치 및 주민지원방안과 향후계획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하지만 화장장 건립 위치는 확정되지 않았고, 추후 충분한 의견수렴과 공모절차를 거쳐 최우선적으로 주민협의하에 결정될 것이라며 섣부른 추측과 갈등·논란을 경계했다.

설문조사는 용역과정의 의견일 뿐 공모를 통해 더 적합하거나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도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용역사가 지난해 10월 거제시민 3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립 화장장 건립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거제시민 90.1%가 공설화장시설 건립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화장시설 건립 적합 위치는 거제시추모의집 64.5%·충해공원묘지 21.0%·기타 14.5%로 조사됐다.

또 희망하는 화장시설 형태는 공원형 화장시설 50.8%·종합장사시설 40.5%·소규모 화장시설 8.4%·기타 0.3%로 나타났다. 

화장시설이 들어설 경우 주변마을 지원사업으로는 공원조성(32.7%)·소득증대(28.2%)·생활환경 개선(27.2%)·복리증진(9.6%)·기타(0.6%) 순이었다.

화장시설 적정이용료는 거제시민의 경우 7만원(67.9%)이 가장 많았으며, 관외 주민은 거제시민의 5~8배(66.0%) 정도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환경오염·혐오시설 이미지화 등의 이유로 화장시설을 이용할 생각이 없어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밖에도 부대시설 확충으로 이용자 편의성 우선, 의견수렴기구를 통한 공론화과정 선행, 주변지역에 대한 충분한 보상, 화장부터 봉안(자연장)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거제시는 화장률의 지속적 증가에도 지역내 화장시설이 없어 시민들이 타지역 화장시설 등을 이용함에 따른 불편 해소를 위해 시립 화장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화장수요가 높았으나 타지역 장사시설 이용 정책에 따라 화장시설 예약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장례기간을 연장하는 불편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시는 예산 200억원을 들여 화장로 3기 정도의 시립 화장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으로 지난해 용역을 의뢰, 오는 3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하1층 지상2층 화장장에는 최소한 화장동·장례식장·납골당 등 장사시설과 주차공간·공원 등 편의시설, 매점·식당·카페·휴게실 등 수익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시는 2022년 계획 용역에 이어 2023년 화장장 건립추진위원회 구성 및 입지 공모 신청, 2024년 입지 선정·국비 신청·조례 제정을 거쳐 2025년 착공, 2029년 준공으로 일정 계획을 잡았다.

설문조사와 후보지 평가에서 최고 적합지로 나온 거제시추모의집이 있는 사등면 지석리 장좌마을 일원은 화장·유골안치 등 장례절차가 한 곳에서 다 이루어질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공모를 통해 위치가 선정돼도 '님비(NIMBY)' 시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해 지속적인 협의로 갈등요인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거제시 화장률은 93.6%로 전국 90.8%를 상회하면서 꾸준히 늘고 있고, 앞으로도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시립 화장장이 없어 인근 통영시립화장장 등을 이용함에 따라 과도한 화장비용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과 불편을 겪어 왔다.

특히 원정화장으로 인한 시간·경제적 부담은 물론 화장예약을 불편 등으로 복지 차원의 시립화장장 건립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립 화장장이 없는 거제시민이 통영시립화장장을 이용할 경우 '관외' 이용자로 분류돼 1기 화장비용은 80만원이며, 이중 50만원은 거제시에서 지원받는다. 거제시가 한 해 화장비용으로 지원하는 예산은 4억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