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개로 관광자원 만든 서울 중구·종로구
청계천 복개로 관광자원 만든 서울 중구·종로구
  • 거제신문
  • 승인 201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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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거제, 도시를 디자인하라③]청계천 복개로 관광자원 만든 서울 중구
친환경 vs 도시개발 논란 여전…국내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
도시개발사업→서울 관광랜드마크→문화 중심지로 변화
세운상가, '다시세운프로젝트' 역사·문화까지도 함께

환경은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데 중요한 변수로도 작용할 수 있으며 사람을 변화시키는데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현대 디자인의 중심은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이다.

6.25 전쟁 이후 급격한 도시 팽창은 콘크리트 흉물만을 남겼다. 해체 또는 리모델링(Remodeling)이 필요했다. 콘크리트 흉물을 갈아엎어 수변공원을 만든 청계천의 경우도 해체가 아닌 '리모델링'을 위한 절차였다.

청계천 복개사업을 두고서는 여전히 설왕설래가 있다. 지난 2017 국정감사에서는 청계천에 세금이 71억원이 매년 들어간다고 밝혀졌고, 완공 11년 동안 유지·보수비로만 857억원이 쓰여져 '인공하천개발'의 폐해 사례로 남겨졌다. 청계천은 수량이 많지 않은 지천(池川)인데,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한강물을 끌어올려 청계천에서 다시 방류하는 방식으로 결정하면서 유지보수 예산이 지속적으로 들어가던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청계천 복원이 당초부터 생태환경적 개념이 아닌 도심정비를 위한 개발사업의 일환으로서 빠르게 진행하면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청계천 복원사업이 국내 새로운 관광지로의 패러다임을 창출한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도시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는 요즘 '현대 디자인의 중심은 공간이 아니라 사람'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 중구는 청계천 복원으로 도시환경 개선과 관광객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도시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는 요즘 '현대 디자인의 중심은 공간이 아니라 사람'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 중구는 청계천 복원으로 도시환경 개선과 관광객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도시의 사용자는 건축물이 아닌 '사람'

서울시 중구와 종로구는 청계천 복원 이후와 이전, 그 모양새가 완전히 바뀌었다. 점심시간이 되면 주변 직장인들이 커피 한 잔을 들고 산책을 하는 장소였다면, 해가 지면 사시사철 청계천을 배경으로 여유를 즐기는 가족·연인·친구 단위의 방문객들이 등장해 도심 중심가가 돼버렸다.

중구청 관계자는 "아름다운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상징색을 개발하고, 교량과 도시경관을 디자인하는 것이 우선이었다"며 "이보다 먼저 중시돼야 하는 것은 '왜 도시를 디자인해야 하는가'이다. 중구나 종로구의 주인은 디자인을 주도하는 공무원 사회가 아닌 시민이고,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시디자인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중구와 종로구 역시 전국의 지자체가 안고 있는 '예산'에 대한 고민은 버릴 수가 없다. 특히 지난 2017년 국정감사에서 매년 70억원 이상이 청계천 유지비에 사용된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대대적으로 밝혀지면서, 실 예산이 부정하게 쓰이지 않았음에도 예산 책정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게 됐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큰 사업은 서울시 차원에서 투입이 되지만 아무래도 관할구역이 중구와 종로구이다 보니, 청계천 관련 예산을 책정할 때 적은 예산으로 안전하면서 살기 좋은 도시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늘 크다"며 "종로구는 역사적·정치적으로도 시민들이 갖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아, 그 이야기들을 도시 곳곳에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역사학자와 도시디자인 전문가 집단들이 함께 공유하며 고민을 풀어나간다"고 밝혔다.

도시디자인은 '모두 고민해야 할 문제'

중구청 관계자는 공간디자인 계획을 실제 도입할 때마다 매번 부딪치는 문제의 예를 꺼냈다. 이 관계자는 "수십 번의 회의를 통해 계획서에만 담겨 있던 사업이 착공을 며칠 앞두고 경찰청에 자문을 구하려다 사업이 엎어질 뻔한 경우가 있었다"며 "자연친화적인 새로운 공간디자인을 내세우기 위해 건널목을 최대한 줄이려고 한 건데, 경찰청에서는 공간에 대한 이해도 보다 이로 인한 '사고 발생'부터 염려했다. 이 디자인을 도입할 경우 어떤 방법으로 사고를 방지할 것인지는 생각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간디자인을 할 때 이와 같은 경우는 종종 발생한다고 종로구청 관계자 역시 공감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행정의 원활함을 위해 담당업무가 세분화돼 있는데, 도시디자인은 전방위적 부서가 다 공감을 이뤄내야만이 결과물을 내놓을 수가 있어, 한 번 회의할 때마다 관계공무원이 기본적으로 15명 이상이라서 시간 맞추기도, 의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중구청 관계자는 "도시디자인은 '사람'을 위한 사업인 만큼 사람 간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구청은 현재 도시디자인 업무와 관련해서 사전협약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1960년의 역사를 가진 세운상가 역시 '다시 세운 프로젝트'로 역사와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지역으로 디자인 되면서 할아버지와 어린아이까지 공존할 수 있는 문화의 장을 마련했다.
1960년의 역사를 가진 세운상가 역시 '다시 세운 프로젝트'로 역사와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지역으로 디자인 되면서 할아버지와 어린아이까지 공존할 수 있는 문화의 장을 마련했다.

'청계천처럼' 하천복원사업 나선 서울

서울시는 지난 5월 '복개하천 중심의 하천복원 종합계획 수립용역'을 발주했다. 일부 하천을 제외한 모든 서울시내 하천을 복원하겠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특히 복개된 25개 하천에 초점을 맞춰 복원공사를 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용역 내용을 설명한 중구청 관계자는 "하천 수질오염의 가장 큰 원인은 복개사업"이라며 "복개하천 복원을 중심으로 타당성 및 가능성을 검토해 복원 우선순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완전 복개됐거나 물이 말라 더 이상의 하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하천도 복원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복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청계천을 결과론적으로 보면 국내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서울 하면 생각나는 관광지가 된 것은 맞지 않냐"며 "하지만 어떤 특색도 없이 무조건적인 '청계천처럼 하면 돼'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경계했다. 이는 서울시 관계자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하천마다 여건에 맞춰 복원 유형을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하천의 역사성과 경관, 수질오염 수준, 공공시설 등을 검토해 복원 유형을 정하고 재정비·재건축 사업계획까지도 넓은 의미로 검토하기 위한 수순을 밟아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1960년의 역사 세운상가, '다시 세운 프로젝트'로 변모

세운상가는 1960년대 말 지어진 고급 주거시설을 포함한 주상복합형 유토피아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시작했지만 강남 붐이 일면서 점점 쇠락해갔다. 2008년 오세훈 시장 때는 전면 철거와 녹지화 계획이 세워졌지만 건축가와 시민들의 반대로 다행히 살아남았다. 그리고 현재 박원순 시장 때에 이르러 세운상가를 활성화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거미줄 같은 골목길과 작은 집들이 펼쳐져 있고, 소규모 장인들이 여러 가지 생산 활동을 펼쳤던 세운상가는 토속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는 의미에서 '현대적 토속'이라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낱말들의 결합을 주제로 변신해나갔다.

건물 내부의 역사는 최대한 훼손하지 않되, 골목길과 작은 집들의 연결고리가 세운상가가 될 수 있게, '소량 생산·소량 소비'를 원칙으로 생산하는 장인들의 사회를 활성화하는 장이 됐다.

과거의 건물을 새 건물로 대체시키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건물 흔적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덧붙이는 개념으로 설계해 1960년 이전에 태어난 할아버지부터 2010년대에 태어나 자라는 어린아이까지 모두 삶의 흔적을 느끼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할 수 있게 됐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오래된 도심의 복잡한 주변 상황 속에 자리한 건물이다 보니 신축이 아닌 오래된 건물의 개보수, 입주민뿐 아니라 주변 거주민·시민들을 모두 엮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부터 고민해야 했다"며 "이 과정에서 종로구청이 중심이기는 했지만 서울특별시청, 중구청도 인근 지역의 연계까지 함께 고려하며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의 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구청 관계자는 "도시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그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고 그 안에 현대적 삶의 편리성을 집어넣는 것"이라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은 도시디자인에도 해당되는, 도시디자인을 추진해가는 공무원이나 도시디자이너 모두 새겨들어야 할 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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