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도시디자인…'체계는 잡혔다' 변 시장 의지 좌우
갈길 먼 도시디자인…'체계는 잡혔다' 변 시장 의지 좌우
  • 거제신문
  • 승인 20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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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거제, 도시를 디자인하라 完]거제시 도시디자인 현 주소와 방향
도시계획과, 도시디자인계 개편 5년, 제도적 뒷받침은 완성
정권 교체로 공공디자인 →도시재생으로 편중…디자인과 재생, 공생 모색
결국 '長(장)'의 의지가 '디자인 거제' 만든다

전국 지자체에서 '도시디자인 담당'이 있는 곳은 손에 꼽을 만큼 '도시디자인' 부서는 낯설다. 중앙부처 직속부서도 없어서 단독 사업을 하나 하기도 쉽지 않은 부서이다. 그럼에도 최근 많은 지자체에서 '도시재생' 바람과 더불어서 '도시디자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도시 자체가 풍기는 이미지가, 관광객 등의 외부인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거제시는 놀랍게도 경남에서 김해시 다음으로 '도시디자인'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가장 훌륭하게 잡힌 지자체로 타 지자체에서 제도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선진 사례'라고 꼽는 도시다. 2014년 도시과를 도시계획과와 도시개발과(현 지역개발과)로 분리하고 도시계획과에 도시디자인 담당을 신설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윤명숙 도시계획과 도시디자인 담당이 있다.

거제시 도시계획과에 도시디자인담당 부서가 들어선지 5년이 됐지만 큰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관광시설과 자연경관을 어우를 수 있는 디자인의 필요성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상수도보호구역으로서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보여주는 둔덕면.
거제시 도시계획과에 도시디자인담당 부서가 들어선지 5년이 됐지만 큰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관광시설과 자연경관을 어우를 수 있는 디자인의 필요성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상수도보호구역으로서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보여주는 둔덕면.

도시디자인 담당 신설 5년…성과는

윤명숙 시 도시계획과 도시디자인 담당이 거제시로 온 2014년은 경관위원회가 있음에도 단 한 차례도 열린 적 없던, '경관'과 '도시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전무한 때였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도심지에는 '디자인'이라고는 볼 수 없었고, 경관계획이 세워져 있었지만 가이드라인이 명확치 않았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거제시에서 '도시디자인담당'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는 일이었다. 각 부서별로 신규 사업에서 디자인 협의를 할 때 도시디자인 담당부서 직원이 꼭 참석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경관기본계획을 재수립하고, 엉망이었던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하는데 꼬박 5년이 걸렸다.

제주특별자치도청 도시디자인담당관 관계자는 "5년이면 거제시는 빠르게 정립한 것"이라며 "타 부서와 협의할 때 '심미성'이 무엇이고 '도시 디자인'이 무엇인지 기초적인 단계부터 설명을 해야 하는 현재 행정의 현실을 봤을 때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협의를 하러 갔을 때 '네가 여길 왜 와'라는 시선을 '여길 꼭 필요한 팀이다'로 바꾸는 것부터 전쟁의 시작이었다"며 "사업부서와 디자인 부서의 업무가 결국은 '좋은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공감대가 형성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도시디자인 팀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외쳐도 허공에 대고 외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도시디자인팀이 있는 김해시청 도시디자인과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김해시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디자인'의 필요성은 공무원보다 되려 시민들이 먼저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마을이 이렇게 멋없는 곳이어야만 하나, 아이들이 뛰노는 공간이 디자인친화적일 수는 없나' 등의 생각을 시민들이 하고 있음을 타 부서에 계속 두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타 부서와의 협업은 이제 자리를 잡았지만 문제는 도시디자인 부서가 5년 동안 내놓을 수 있는 성과물이 제도 뒷받침에 밀렸다는 점이다. 옥포1동 성안로 거리 특화사업·장승포동 야간경관 정비사업·고현동 FUNFUN 거리 조성 등이 그동안 해왔지만 매번 계획과는 달리 예산에 밀려 거북이걸음을 걷고 있는 것은 아쉬운 현실이다.

자연의 색과 인공 건물 색감이 어울러진 남부면 명사마을과 그림같은 명사해변.
자연의 색과 인공 건물 색감이 어울러진 남부면 명사마을과 그림같은 명사해변.

공공디자인→도시재생으로

거제시가 도시디자인담당을 신설할 때는 박근혜 정부의 공약에 따라 전국적으로 '공공디자인' 바람이 불던 때이다.

공공 디자인은 사적 공간의 일부와 공공 공간뿐 아니라 공공시설 등을 디자인적으로 고려해 미적·기능적으로 꾸미는 일이다. '스트리트 퍼니처(Street Furniture 길거리 가구)'로서의 가로등·쓰레기통·공중전화 박스·버스 정류장 등은 공공시설을 넘어 그 사회의 평균 미적 감각을 보여주는 디자인 아이콘이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각종 공공시설물의 디자인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유명브랜드 커피컵 모양의 쓰레기통, 도시 주요 상징물을 형상화한 가로등 등이 세워지기 시작했고 도시디자인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도시재생'을 중심으로 도시의 모습이 변하고 있다. 도시재생은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쇠퇴한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흥시키는 것으로, 급속히 나타난 도시 확장으로 도심 공동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했다.

거제시도 현재 '도시재생 담당'에서 장승포동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재생으로 힘이 편중되자 직속 중앙부처가 없어 단독 사업 시도가 쉽지 않은 도시디자인 부서의 입지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도시재생과 도시디자인은 결코 떼어낼 수 없는 부서임을 도시계획과도 잘 알고 있다.

김태수 도시계획과 과장은 "도시디자인 부서에서 경관기본계획이나 가이드라인 정비 등의 수고는 높이 사지만 최근 5년 동안 시민들에게 내보일 수 있는 성과가 없었다는 점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며 "대부분 전액 시비로 집행하는 도시디자인 사업 특성 상 최근 세수가 없는 상황에서 저비용 고효율의 방법으로 시민들에게 디자인 거제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내부적으로도 가장 깊게 고민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도시재생 사업에 있어 '도시디자인' 역시 협업을 해야 하고,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서 역할에 대해 최근 담당계장과도 고민을 나눴다"며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 사례와 더불어 도시디자인이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도시재생사업이 최근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타 지자체가 도시재생사업에 기획과 사업팀을 나눠서 담당하는 것처럼 거제시 역시 기획·사업팀 분리를 고민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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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디자인으로 마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울산시와
도시디자인으로 마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울산시와 대구시

長(장)'의 의지가 '디자인거제' 만든다

변광용 시장의 공약을 살펴보면 '도시재생'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반면, 도시디자인의 큰 그림이 그려져 있는지는 현재까지 알 수 없다. 도시재생과 함께 수반돼야 하는 것이 도시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면 거제시민으로서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민선7기가 들어선 제주특별자치도는 도시디자인담당관을 승격해 부서를 신설하고, 김해시청 역시 도시디자인과의 규모를 확대하고 세분화했다. 청계천의 디자인 신화를 만든 서울시 중구청에서도 '도시디자인'과 관광객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시사한다. 선진 사례를 만든 지자체 모두 '디자인도시'로 거듭나려면 2가지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특별시 중구청 관계자는 "도시디자인에 조예가 깊은 '실무자'의 계획과 그 계획에 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실행에 옮길 '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현재 관리는 중구청이 하고 있지만 청계천 사업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의지가 강력했기 때문에, 그 어느 도시보다 아름다운 강의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지금의 청계천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 도시디자인담당관 관계자는 "제주는 경관 가이드라인이 그 어느 도시보다 잘 돼 있음에도 지금에 와서 도시디자인담당관을 신설한 이유는 '국제도시'로서의 디자인 면모를 내세우기 위해서다"라며 "각종 관광시설물을 예산으로 들이는 것보다 제대로 된 도시디자인을 구축하는 것이 관광객에게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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