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복합지역 특색 안성…최초 공공디자인 협의시스템 갖춘 용인
도농복합지역 특색 안성…최초 공공디자인 협의시스템 갖춘 용인
  • 거제신문
  • 승인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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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거제, 도시를 디자인하라②]도농 복합지역 특색살린 경기 안성·용인시
■ 경기 안성, 지역 환경에 맞는 안성맞춤 공간조성 디자인
■ 경기 용인, 혐오·기피시설 도시디자인으로 공공디자인 협의 시스템 구축

거제시는 1970년대 조선산업의 활황으로 30년 동안 급속도로 도시가 확장된 도·농 복합지역이다. 그 모습은 마치 한국 현대사를 압축한 모양새다. 무분별하게 만들어진 도시화는 거제시 전체 면적의 40%를 조선산업 배후도시로 대규모 공동 주택단지와 상업지역으로 구성했고, 나머지 60%도 자연마을 형태와 천혜의 자연경관 지역으로 보존돼 있으나 이도 관광인프라라는 명목으로 계획성 없이 개발되고 있다.
거제시는 무분별하고 불규칙한 도심을 바꾸고자 2014년 도시과를 도시계획과와 도시개발과로 분리하고 도시계획과에 도시디자인계를 신설했다. 경남에서 김해시 다음으로 도시디자인 부서 개설이었다. 하지만 무분별한 주택개발사업은 계속 이어졌고, 이는 도시디자인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계기가 됐다. 사회기반시설 확충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도시계획과의 주요 예산 쓰임은 도시계획설계 용역비용으로 쓰이고 도시디자인계 예산은 전체 예산 가운데 채 10%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국·도비 매칭사업을 하려 해도 상위기관에 도시디자인 부서가 따로 없어 예산 확보도 쉽지 않다.
거제시는 조선산업의 대체산업으로 관광산업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는 지역경관이나 관광시설물 유치만으로 이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거제시 전체가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도시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년 열리는 지방자치경영대전 공공디자인 부문 수상 지자체를 살펴보면 도시를 디자인하면서 관광객 유치효과까지 함께 누렸다.
이에 '거제, 도시를 디자인하라'를 통해 공공디자인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지자체 가운데 거제시와 성격이 비슷한 도·농 복합지역의 도시를 살펴보고 각 지자체의 정책과 효과를 알아볼 예정이다. 또 공공디자인 공모전을 도내에서 8년째 잇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사례를 살펴 도민들에게 공공디자인 공모전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도시디자인이 활성화돼 거제 도심이 관광명소가 되고 각박한 지역경제에 웃음을 잃은 거제시민들이 내가 사는 곳이 안식처가 되고 위로가 될 수 있는 곳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편집자 주


거제시는 조선산업 배후지역인 9개 동 지역과 농·어업 등 1차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9개 면 지역으로 도농복합지역이다.

조선산업 위기 전까지 아파트촌을 이루는 동 지역이 주요 성장 동력이었다면, 천혜의 관광자원을 지닌 면 지역은 관광사업의 중심축이다. 하지만 거제 전역의 경관 디자인이 제대로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의 디자인 격차는 더 벌어졌고, 동 지역은 회색빛으로, 면 지역은 알록달록한 색을 띠며 통일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도농복합지역인 경기 안성시의 도시디자인 걱정도 도농복합지역의 '다름'속 통일성을 어떻게 보이느냐는 고민부터 시작됐다. 안성시는 지역 환경에 맞는 공간을 조성하면서도 안성시에 방문한 관광객이 어디에서든 '안성'임을 알 수 있게 하는 상징을 나타내는데 역점을 뒀다.

경기도에서 대표적인 '도시디자인' 지자체인 용인시는 새로 시작하는 사업은 도시디자인과에 의무적으로 사전·협의를 해야 하는 '공공디자인 협의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특히 용인시는 일반 시민들이 혐오·기피하는 시설을 공공디자인을 통해 생활에 가깝더라도 거리낌 없는 전략을 세운 공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2015년께야 거리·경관개선 사업이 본격화된 거제시와 달리 안성시는 2011년부터 거리·경관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사진은 경관개선사업 시행 전후를 보여주는 안성시 중앙로의 2008년(사진 왼쪽)과 2018년 8월 현재 모습.
2015년께야 거리·경관개선 사업이 본격화된 거제시와 달리 안성시는 2011년부터 거리·경관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사진은 경관개선사업 시행 전후를 보여주는 안성시 중앙로의 2008년(사진 왼쪽)과 2018년 8월 현재 모습.

'안성맞춤'의 도시, 안성시

안성시는 2012년 처음으로 시행된 '경기도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 시·군 평가'에서 공공시설물 디자인 분야에서 '최우수'로 선정되며 도시디자인의 시작을 알렸다. 거리개선사업·경관개선 사업이 2015년께야 본격적으로 시작된 거제시와는 달리, 안성시는 2012년부터 시작해 성공적인 결과를 이뤘다.

이를 계기로 안성시는 올해까지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 노후화된 도심지를 디자인으로 재구축해 활기를 되찾았다. '안성시'만의 창의적 공공시설 디자인을 높이 평가 받으면서 국비 확보에도 긍정적인 요소가 됐다.

안성시의 거리·경관 개선사업을 한 곳을 지나다니면 경기도가 개발한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서 전봇대에 매달린 복잡한 전선도, 인도 위에 불쏙 솟아오른 소화전도 발견되지 않는다. 모두 지하화 했기 때문이다. 지중화 사업과 소화전 지하화 사업의 우수 지자체가 된 안성시는, 많은 지자체의 선진지 견학지로도 한 몫 하고 있다.

또 행인에게 위험요소가 됐던 자동차진입 억제용 말뚝(볼라드)도 제거하고, 제각각이던 안내표지판도 도가 만든 통합표지판으로 바꾸면서 통일성을 갖췄다.

최근에는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가 가동돼 전통시장 주변 환경개선 벽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다니고 이용하고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곳을 대상으로 '6070 추억의 거리'를 주제로 시민 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청년창업 거리에는 안성의 자랑 '남사당 바우덕이' 트릭예술작품을 설치해서 보기만 하는 곳이 아닌 '즐기고 체험하는' 곳으로 변모했다.

안성시 도시개발과 도시디자인팀 관계자는 "벽화사업을 통해 전통시장이 밝아졌다는 상인들의 긍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전통시장이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사진도 찍고 어린 시절 부모와 손을 잡고 방문했던 추억 여행도 떠날 수 있는 안성의 명소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잘 녹여졌다"고 평가했다.

안성시는 주민참여예산제를 활용해 공공디자인이 시민들에게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행정에서 주도하는 공공디자인이 아닌 주민들이 참여해 안성시 15개 읍·면·동의 특색을 더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시 관계자는 "예산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에게 우리 동네가 살맛나는 동네인가이다"며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의 동네는 누구도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는 시민들이 계속해서 안성시민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악취는 물론 하수처리시설을 찾아볼 수 없는 경기 용인시의 '수지레스피아'. 바로 옆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이 시설은 하수처리시설을 지하에 설치해 지상공간을 스포츠·문화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악취는 물론 하수처리시설을 찾아볼 수 없는 경기 용인시의 '수지레스피아'. 바로 옆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이 시설은 하수처리시설을 지하에 설치해 지상공간을 스포츠·문화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혐오·기피시설도 디자인으로 시민 친화한 용인시

모두가 기피하는 애물단지 시설도 용인시에서는 보물단지로 변한다.

하수처리시설 유치는 악취 등의 이유로 많은 주민들이 기피하는데, 용인시에서는 환영 받는 시설이다. 용인시에서 실험한 '레스피아(Respia)'로 불리는 하수처리시설 덕분이다.

'레스피아'는 휴식의 'Rest'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나라를 뜻하는 'Utopia'의 합성어로, 혐오시설 이미지를 벗어나 친환경 편익시설을 강조한 용인시 하수처리시설의 브랜드다.

용인시 도시디자인과·상하수도사업소에 따르면 용인시에는 16곳의 하수처리시설이 있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시커먼 오·폐수를 처리하는 하수처리시설은 찾아볼 수가 없다. 악취도 맡을 수 없었다. 모든 시설이 지하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용인시 상하수도사업소 관계자는 "하수처리시설이 주민기피시설, 혐오시설 이미지를 벗기 위해 주민 편의시설 등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입주하거나 체육시설 등과 접목된 사례는 여럿 있지만 문화예술시설과 접목되는 경우는 용인 포은아트홀이 전국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처음에 시설 입지를 반대했던 주민들도 이제는 님비현상을 해결한 모델로 인정하고 있을 만큼 도시디자인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가장 최근에 설립된 용인시 수지구에 들어선 '수지 레스피아'는 대규모 공동주택단지 사이에 들어서 있는데 연간 약 150만명이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이 시설 밑에 하수처리시설이 들어서 있다는 것은 외관에 표지판이 아니면 전혀 알 수 없을 만큼 문화·체육 시설로 단장돼 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하수처리시설에서 정화한 물을 문화·체육 시설에서 이용 가능할 수 있도록 하니 기피시설에 대한 도시디자인의 변화가 1석 4조의 효과를 누리게 했다.

하수처리시설이 지역명소가 된 데에는 상식을 넘어선 역발상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수처리시설은 일반적으로 혐오시설로 여겨져 도시 외곽에 짓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용인시는 도심지 지하에 설치해 유지관리비용은 최소화하고 창의적인 도시 환경시설물로 조성해 지역주민들에게 휴식공간까지 제공하는 시너지효과를 냈다.

이같은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용인시는 도시디자인 영역을 전 공직자의 공공디자인 마인드 향상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용인시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용인시는 짧은 시간에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도시 디자인의 중요성이 간과된 채 도시개발이 추진됐다. 그래서 디자인의 통일성도 없이 우후죽순이었다"며 "2010년 '용인시 공공디자인 기본계획 및 디자인통합가이드라인' 수립을 완료하고 업무지침서를 마련해 전 부서 사업 시행을 할 때 디자인 사전 협의·자문 과정을 거치는 공공디자인 사전협의시스템을 정착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도시 디자인이 도시의 경쟁력인 시대"라며 "도시 디자인은 도시의 품격이자 브랜드 파워이므로 도시의 환경적 특성과 지역·문화적 요소를 반영하는 '조화와 품격'을 담은 그릇으로 채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디자인이 시대적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인식하고 디자인 담당 부서뿐만 아니라 전 직원과 시민들의 인식전환이 필수적"이라며 "공공디자인 사전협의제 강화 시행으로 지금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쾌적하고 품격 있는 도시로 탈바꿈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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