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가 공존하는 대구…가야 역사가 살아숨쉬는 김해
근·현대가 공존하는 대구…가야 역사가 살아숨쉬는 김해
  • 거제신문
  • 승인 2018.0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거제, 도시를 디자인하라①]
■대구 중구, 역사·문화가 만나 '도시는 살아난다'
■ 경남 김해, 전국 지자체 최초 도시디자인과 개설
유일무이한 '가야史'가 공공디자인을 만나다

거제시는 1970년대 조선산업의 활황으로 30년 동안 급속도로 도시가 확장된 도·농 복합지역이다. 그 모습은 마치 한국 현대사를 압축한 모양새다. 무분별하게 만들어진 도시화는 거제시 전체 면적의 40%를 조선산업 배후도시로 대규모 공동 주택단지와 상업지역으로 구성했고, 나머지 60%도 자연마을 형태와 천혜의 자연경관 지역으로 보존돼 있으나 이도 관광인프라라는 명목으로 계획성 없이 개발되고 있다.
거제시는 무분별하고 불규칙한 도심을 바꾸고자 2014년 도시과를 도시계획과와 도시개발과로 분리하고 도시계획과에 도시디자인계를 신설했다. 경남에서 김해시 다음으로 도시디자인 부서 개설이었다. 하지만 무분별한 주택개발사업은 계속 이어졌고, 이는 도시디자인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계기가 됐다. 사회기반시설 확충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도시계획과의 주요 예산 쓰임은 도시계획설계 용역비용으로 쓰이고 도시디자인계 예산은 전체 예산 가운데 채 10%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국·도비 매칭사업을 하려 해도 상위기관에 도시디자인 부서가 따로 없어 예산 확보도 쉽지 않다.
거제시는 조선산업의 대체산업으로 관광산업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는 지역경관이나 관광시설물 유치만으로 이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거제시 전체가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도시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년 열리는 지방자치경영대전 공공디자인 부문 수상 지자체를 살펴보면 도시를 디자인하면서 관광객 유치효과까지 함께 누렸다.
이에 '거제, 도시를 디자인하라'를 통해 공공디자인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지자체 가운데 거제시와 성격이 비슷한 도·농 복합지역의 도시를 살펴보고 각 지자체의 정책과 효과를 알아볼 예정이다. 또 공공디자인 공모전을 도내에서 8년째 잇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사례를 살펴 도민들에게 공공디자인 공모전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도시디자인이 활성화돼 거제 도심이 관광명소가 되고 각박한 지역경제에 웃음을 잃은 거제시민들이 내가 사는 곳이 안식처가 되고 위로가 될 수 있는 곳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편집자 주


거제시는 대한민국 역사의 축소판이라 불릴 만큼 신석기 시대부터 근현대사에까지 이르러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선대 조상들의 역사적 자산과 천혜의 자연경관이 모두 갖고 있는 지역임에도 이를 활용한 공공디자인과 그에 따른 관광객 유치는 여전히 역부족한 실정이다.

반면 대구광역시 중구는 대한민국의 근대 역사의 중심지로서 희노애락이 담긴 우리나라의 역사를 도시 디자인 곳곳에 남기며 근대적 역사와 현대의 문화가 만나 관광객 유치에 성공했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역사 도시로 거듭났다.

김해시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시디자인과를 신설해 도시디자인의 중심이 되는 각종 시책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특히 유일무이한 '가야史'를 지닌 지자체로서의 특색을 살려 '가야왕도 김해'를 되살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대구 중구는 주제에 따라 전혀 다른 '근대로의 여행'이 가능하도록 골목길마다 특색 맞게 갖춰졌다. 평일 한낮에도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에는 곳곳에 관광객들이 구경하고 있었다.
대구 중구는 주제에 따라 전혀 다른 '근대로의 여행'이 가능하도록 골목길마다 특색 맞게 갖춰졌다. 평일 한낮에도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에는 곳곳에 관광객들이 구경하고 있었다.

근대사가 실존하는 골목으로의 초대…'근대 골목' 공공디자인 후 연간 140만명 이상 방문

대구 중구는 2007년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크고 작은 14개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다. 근대골목 개선사업·대구읍성 상징거리·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조성사업 등 투입된 예산만 763억원에 이른다. 중구 도시재생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상업지역에 역사와 문화를 접목한 점이다. 현재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근대골목투어는 근대골목 개선 사업이 이룬 성과로, 전국에서도 대표적인 도시재생 모델로 꼽힌다.

특히 도시재생사업 시행→방문객 증가→지역 이미지 개선→상권 재형성→또 다른 도시재생사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지속되면서 골목 거리가 확장되면서 '머무르는 관광'까지 가능한 도시로 성장했다.

중구청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구를 찾는 관광객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근대골목투어 방문객은 2008년 287명에서 2014년 67만명, 2015년 114만5101명, 2016년 139만9072명으로 급속도로 증가했다. 약 10년 만에 약 4900배에 이르는 관광객 수 증가다.

김명주 중구 도시재생과장은 "대구 관광은 골목에서 길을 찾았다는 말이 논문에서도 발표될 만큼 큰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근대골목투어는 방문객 급증과 함께 지역 이미지 개선, 상권 재형성 등 문화기반 도심재생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등 긍정적 파급효과를 지속적으로 양산하고 있어 주민들과 기존 상권에 반대를 무릅쓰고 시행한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중구 역시 처음부터 도시디자인 사업이 쉽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시행 첫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은 발생했다. 중구 도시디자인의 효시인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은 국비까지 다 확보한 상황에서 도시디자인 실시설계 업체를 구하지 못해 몇 개월을 허비했다. 게다가 도시 디자인 방안 논의보다 주민 갈등을 해결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김 과장은 "일반적인 토목이나 건축과는 달리 문화·역사를 반영하는 디자인이다 보니 설계 업체를 구하기가 어려워 향토업체에 애향심 호소 끝에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주민과의 마찰은 더 만만치 않았다. 대표적 사례는 국채보상로 앞 횡단보도 설치였다. 용역업체나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이동흐름과 디자인의 통일성을 위해 횡단보도가 설치돼야 한다고 했지만 동성로 지하상가 상인들은 횡단보도가 교통 흐름을 막고 상권을 침체시킨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중구청과 용역업체에 찾아가는 등 강하게 항의가 이어졌다.

중구 관계자는 "도시디자인을 실행에 옮길 때 '관' 중심이 아닌 주민 참여형을 해야 하는 이유가 갈등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면서 "도시디자인은 공공성·예술성·기능성을 모두 담겨야 하는 만큼 도시디자인 전문집단뿐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가는 상인이나 시민들의 참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는 이처럼 도시재생의 선순환으로 하는 골목사업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구의 타 도시는 주먹구구식 특화거리 조성으로 망한 거리가 수두룩하다.

특히 수요 예측 없이 비슷한 업종만 모여 있으면 특화거리 조성한다고 예산을 쏟아 부어 우후죽순 조성한 탓에 단순한 경관 개선 수준에 그친다는 비판도 높다. 물론 최근 중구청도 향촌동 일대 '디자인 시범거리'는 전선 지중화 사업 때문에 완공 예정 시일이 늦춰지고 있고, 순종황제남순행로는 역사왜곡 논란을 낳기도 했다. 또 비슬산 음식문화거리는 사찰음식 특화거리로 만들려다가 적합한 음식점을 찾지 못해 간판 정비로 끝났다.

김 과장은 "정확한 수요예측이 없이 획일적이고 '보여주기'식 특화 거리로는 성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주변 상권과 연계나 특색 없이 양산되는 특화거리는 망할 수밖에 없고, 근대골목처럼 기획 단계부터 '골목의 감성'을 읽을 줄 아는 지역민들의 의견 수렴이 가장 중요한 때"라고 밝혔다.

김해시는 '가야왕도 김해' 도시 이미지 형성을 위해 김해의 상징색인 '녹색'으로 야간경관까지 디자인하고 있다.
김해시는 '가야왕도 김해' 도시 이미지 형성을 위해 김해의 상징색인 '녹색'으로 야간경관까지 디자인하고 있다.

디자인으로 되살아나는 '가야왕도 김해'

김해시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시디자인과를 신설했다. 도시디자인과를 개설하면서 각종 시책 및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도시디자인·도시재생·광고물 정비를 중심으로 '가야왕도 김해'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해시의 도시디자인과의 성과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주택 밀집지역이나 도심지 등 상대적으로 경관훼손이 심하거나, 경관디자인을 전혀 마련되지 않은 지역에 도시디자인을 양성해 도농 격차를 줄이는 등 다양한 공공디자인 사업의 긍정적인 요소만을 담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난립된 도시 색채를 정비하고, '가야왕도 김해' 도시 이미지 형성을 위해 김해시 도시색채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활용하고 있다. 김해만의 이미지 색을 구축하고, 상징 색을 녹색으로 선정해 차별화된 도시색깔을 입힐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일관된 시각문화를 선보이기 위해 김해가야체를 개발해 김해시만의 전용서체도 개발했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김해시를 디자인하다' 프로젝트는 밤풍경이 아름다운 도시형성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해경전철 야간경관 조명 설치·주요 교량 경관연출·장유 중앙광장 경관개선·율하천 카페거리 특성화·무계 먹자촌 디자인경관 조성사업 등 어둡고 삭막한 공간에 특색 있는 경관조명을 설치해 아름다운 야간경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특히 '김해경전철 야간경관 조명 설치사업'은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인 경전철 선로와 교각에 빛을 접목시켜 밝고 쾌적한 도시 이미지를 연출해 주야를 가리지 않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거제시에서도 문제가 되고있는 '불법광고물 단속'은 도심경관 이미지 격상을 위해 필수적이다. 김해시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건물의 가치상승, 지역 경제 활성화 및 도심의 경관개선 상승효과를 위해 불법 광고물 단속 등으로 거리미관 개선과 평등한 도시문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며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살고 싶은 희망도시 가야왕도 김해로 성장하기 위해 장기적 안목의 도시미관 및 생활환경 개선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 확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는 가야 역사와도 빼놓을 수 없는데 가야역사문화환경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유적 발굴 사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가야史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고, 김해시의 근간이 되는 유적 발굴로 문화와 역사를 한데 어우를 수 있는 도시디자인사업으로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관광과 문화의 접목은 필수적 요소인데 전국 지자체에서 유일무이한 '가야史'를 지니고 있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