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사태, 꼼수로 시작 신종 뇌물범죄로 끝난 '불법 드라마'
현산사태, 꼼수로 시작 신종 뇌물범죄로 끝난 '불법 드라마'
  • 거제신문
  • 승인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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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진 변호사

현대산업개발과 거제시 권민호 전 시장이 연루된 현대산업개발 사회공헌기금 '70억원' 반환과 관련된 자들이 당시 회계과 7급 공무원만 거제시청에 남겨진 채 모두 떠났다. 권 전 시장은 지난 3월 시장직을 퇴임했고, 당시 담당자였던 회계과장은 정년퇴직했다. 현대산업개발 사회공헌기금 70억원 반환 약속 이행을 촉구했던 제7대 거제시의회도 의정활동이 종료됐다. 제3자 뇌물혐의 공소시효(2020년 5월31일)를 2년여 앞둔 지난달 26일 시민단체는 권 전 시장과 현대산업개발을 고발했다. 권 전 시장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죄'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로,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과 박창민 전 대표이사는 '뇌물공여 약속죄'로, 당시 수사검사였던 구모 검사는 '특수직무 유기죄'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모르는 일각에서는 '재정도 부족한데 70억원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지만 이 모든 행위가 '뇌물죄'에 해당된다고 지난 2013년부터 일관되게 주장해온 진성진 변호사를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본지 회의실에서 만났다. 3개월 전부터 현산 관련 인터뷰를 함께 준비해온 진 변호사는 2013년과 올해, 시민단체연대가 고발장 접수를 준비할 때 법률자문으로서 일을 도왔다. 현대산업개발의 '행정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 신청 이후부터의 상황을 시민 누구나 알기 쉽게 지면에 담았다. - 편집자 주


Q. 요즘 어떻게 지내나.
= 아시다시피 2016년 총선 이후 변호사로 복귀해서 찾아가는 변호사로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시민 여러분들도 궁금한 점이 있다면 저를 잘 활용해 달라.

Q.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사회공헌기금문제와 권민호 전 거제시장의 특혜 의혹들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도 지난달 26일 고발장을 접수했다. 현산문제가 왜 시작됐는지, 어떤 법적문제가 있는가.
=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 칼럼을 통해 5번인가 썼고 그전에 3번 총 8번 정도 썼다. 또 시민단체에서 고발할 당시 고발장 검토도 했었다. 이 사건은 여태까지 문제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다. 진즉에 책임을 물어서 종결이 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러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축구에 비교하자면 김한겸 전 시장이 전반전에서 1대0으로 지고 있었다. 김 전 시장은 현산 문제에 대해 5개월 입찰 참가자격 정지를 했고 이에 대해 현산은 5개월 입찰 참가자격 정지는 과하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현산이 이겼고 김한겸 전 시장, 즉 거제시가 졌다.

후반부는 권민호 전 시장이 2010년 취임한 이후다. 권 전 시장이 7월1일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다음날 1심에서 진 현산 사건에 대해 항소 의결서를 사인한 것이다. 본인이 항소 질의를 잘 해서인지 항소심에서 권 전 시장과 거제시가 이겼다. 5개월 입찰 참가자격 정지 처분이 정당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현산 측은 다시 상고해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경기종료 휘슬을 불기 직전이었다.

그런데 현산에서 사상유례없는 신청을 했다. 시 회계과에 입찰제한기간 재심의 및 경감처분 신청서를 접수한 것이다. 이를 거제시가 받아들였다. 거제시가 다 이긴 게임을 자살골을 넣은 셈이다.

Q. 행정처분을 받으면 비용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
= 그런 문제들과는 사안이 다르다. 재판중인 사건이고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 회계과에 접수부터 안 되는 사건이다.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을 보면 행정소송 중인 사건은 민원처리 대상이 아니라고 돼있다. 또 민원사건은 민원실이 설치돼 있는 기관이라면 민원서류는 민원실에서 접수하도록 돼 있다. 민원실 담당자가 법령에 따라서 수리나 거부 등으로 처리해야 하는 사건을 건너뛰어 버렸다. 현산 측은 회계과에서 접수를 했다. 증거도 있다.

거제시에서 행정소송 중인 사건이 얼마나 많나. 예를 들어 식당에 대한 영업정지처분이 내려졌다. 식당이 거제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거제시가 이기고 있는데 영업정치처분 경감해달라고 민원실에 요구하면 민원실이 받아주냐는 거다.

우리나라는 행정·입법·사법부가 나뉘어져 있다. 행정의 업무가 제대로 시행되는지를 최종적으로 따져주는 게 사법부다. 사법부에서 소송 중인 사건을 행정에서 처리하려고 든 것이다. 이 사건은 희한하게도 권민호 전 시장이 선결처리 했다. 권 전 시장부터 거꾸로 결재가 내려갔다. 그 자체가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고, 이번에 시민단체에서 추가로 고발할 때 그 부분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로서 죄를 포함 시켰다.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

Q. 많은 시민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 현산이 사회공헌금 70억을 내면 이 문제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로 이해한다.
= 일반 시민들은 권 전 시장이 돈을 받은 것도 아니니까 좋게 좋게 해서 현산이 70억원 주겠다 하고, 작은 돈도 아니니 거제시에서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든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냐고 생각하기 쉽다.

현산 역시 사회공헌기금으로 포장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뇌물이다. 돈을 받고 안 받고 문제가 아니고 범죄는 이미 성립돼 있다. 뇌물죄는 약속만 해도 성립이 된다. 계속 일관성 있게 주장하고 있지만 가령 그 당시 약속만 했고, 시민단체에서 문제를 삼아 현산에 경감처벌을 안 해줬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경감을 해줌으로써 현산은 실제 1조원의 혜택을 받았다. 현산은 경감신청서에 입찰참가자격 5개월을 정지시키면 1조2500억여원의 수주를 못 받는다고 적시해 놨다. 현산의 연간 매출이 3조원인데 계산해보면 그 정도 나온다.

Q. 거제시가 당초 행정처분이었던 5개월에서 1개월로 경감해줌으로써 현산은 약 1조원의 수주를 할 수 있었다. 마진이 20%라고 계산한다면 2000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봤다는 것이다. 이 순이익금 가운데 70억원을 주겠다는 얘기다. 불법 금액을 받아 체육관과 같은 시설이 지어지는 건데….
= 뇌물을 약속함으로써 범죄는 성립됐다. 예를 들면 마약 도매상이 내가 마약으로 돈을 많이 벌었는데 사회 환원 차원에서 건물하나 지어주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법률적으로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에서 처음부터 기회가 불평등하고 과정은 굉장히 불공정하고 결과는 부정의하다. 권 전 시장도 그랬다. '받고 싶어도 못 받는다'고. 왜? 받으면 뇌물이 된다고 했다. 받으면 뇌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뇌물이 됐다.

이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꼼수로 시작해서 제3자 뇌물죄라는 신종 뇌물범죄로 기착된 불법 드라마다. 작년에 이렇게 표현했다. 악덕기업(현대산업개발)과 꼼수시장(권민호 전 시장) 무능검찰의 합작품이라고.

이번에는 시민단체가 2013년 당시 무혐의 처분했던 구 모 담당검사는 범죄를 인지하고도 이를 유기했다 해서 처벌대상으로 삼았다. 당시 검찰은 아예 조사도 안 했다. 피고발인들도 조사 안 했다. 이 사건의 포인트는 경감신청을 할 때 경감해주면 거제발전을 위해 성의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민원재심의자문위원회에 현대산업개발 정모 상무가 출석해 자기 입으로 '53억원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는 회의록에 다 있다.

그 이후 계약심의위원회 넘어가서 상세과정은 모르겠지만 거제시가 '성의가 적다'고 해서 70억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경감처분을 할 때 처분서에 변경사유가 사회공헌 약속이라고도 돼있다. 계약심의에는 '사회공헌을 약정해옴에 따라'라고 돼 있다.

뭘 약정했냐면 그게 공증서다. 처음에 의향서를 제시한 것으로 돼있다. 2013년 당시 통영거제환경연합과의 질의 회신에 나와 있다. 의향서를 제시하고 진정성이 인정돼서 나름 이행 담보의 장치로 공증토록 했음이라고.

그럼 공증서가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거제시는 없다고 한다. 왜 없는지 추정을 해봤더니 거제시의회 임시 회의록을 보니 당시 윤모 회계과장이 계약심의위에 공증서를 가져와 봤지만 도로 가져갔다고 적시돼 있다.

Q. 그 의미는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는 것 아닌가. 시민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 것은 현산에 70억원을 받아야 하는데 돈을 못 받아오는 거제시가 괘씸했고, '돈을 받을 수 없다'고 얘기하니까 돈을 주고 받지 못하는 상황을, 현산도 권 전 시장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 불법이란 걸 알았다는 점이 포인트다. 현산이 거제시 하수관 공사를 하면서 사기를 쳤다. 6.2㎞인데 5.4㎞를 안 하고 0.8㎞만 하고 6.2㎞의 공사비 44억원을 빼먹었다. 그 당시 현산에서 7~8명이 구속됐고 담당공무원도 징계를 받았다. 그 건으로 김한겸 시장이 현산에 5개월 입찰제한 처분을 했다.

그때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이름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한다. 하지만 경감신청을 할 때는 실 사주인 정몽규 회장의 이름은 빠지고 박창민 당시 대표이사 이름으로 진행했다. 자기네들도 알았다는 것이다. 공증서를 보기만 하고 거제시는 접수를 안 했고, 지금 해놓고 없다고 한다. 시는 공개를 안 하고 있지만 검찰이 수사를 하면 바로 나오게 돼 있다.

공증서는 법에 30년을 보관하도록 돼 있다. 틀림없이 있다. 거제시에서 일부로 접수를 안 받았다. 서로 불법인 것을 알고 희대의 뇌물거래를 공공연하게 한 것이다. 자문회의를 하고, 계약심의위원회를 하고. 이런 식으로 이미 행정처분을 해 대법원 선고 전인, 시가 이긴다고 휘슬을 불기 직전 감독이 뇌물을 받고 선수에게 자살골을 넣게 해 지게한 것이다.

Q. 권민호 전 시장 입장에서 보면 사회공헌기금을 통해 거제 재정에 도움을 줄 거라 봤고, 개인적인 영달을 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죄가 없다고 볼 수 있지 않나.
= 권 시장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법이라는 것이 그렇지 않다. 전례가 많이 있다. 그래서 제3자 뇌물수수죄다. 이 사건의 제3자는 거제시다. 거제시장이 자기 직권을 이용해, 직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거제시에 70억원을 공헌하게끔 한 것이다. 제3자 뇌물수수가 되는 것이다.

권 시장이 직접 받았으면 진즉에 처리가 됐을 거고 제3자 뇌물수수이다 보니 아직까지 사건처리가 안 됐는지는 모르겠다.

이 사건에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검찰이다. 검찰의 불기소장을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공론화를 했다,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대가성이 없다, 일반 시민들이 봤을 때 집무집행에 공정성을 의심받을 행위가 없다'고 적시돼 있다.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지난 28일 진성진 변호사와 본지 김동성 대표이사가 현대산업개발과 권민호 전 거제시장과의 특혜의혹에 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지난 28일 진성진 변호사와 본지 김동성 대표이사가 현대산업개발과 권민호 전 거제시장과의 특혜의혹에 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Q. 그 모든 일이 사익 아닌 공익사업이지 않나.
= 그런 차원이 아니다. 경감처분해주고 70억원에 공증해준 행위가 대가성이 없다고 한 것이다. 그게 말이 안 된다.

Q. 현산으로써는 대가성이 충분하게 있다.
= 현산이 아니라 누가 봐도 대가성이 있다. 예를 들어 재벌회장이 큰 죄를 지어 검찰에서 징역 10년형을 내렸다. 법원에서 5년형을 받았다. 항소 과정에서 재벌그룹이 검찰총장에 제안을 한다. 징역 5년을 살면 기업이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되니 얼마만큼 줄여주면 법무부에 70억원을 사회공헌 차원에서 공익적 기부를 하겠다고. 검찰총장이 검찰 선배들에게 자문을 구하니 좋다 해서 감형해준다.

이것을 국민이 용납하겠나. 검찰총장이 국민이 용납하든 안 하든 상관없다고 판단한 것과 같다. 이 사건에서 제일 아쉬운 게 검찰이다. 더 재밌는 것은 검찰이 무혐의처분을 했는데도, 권 시장이 지금이라도 받으면 뇌물이 된다고 하는 게 웃긴 것이다. 권 시장도 자신이 한 행위가 제3자 뇌물이란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무혐의'를 인정 안 한다는 것이다.

Q. 처음부터 알고 했을까.
= 그건 모르겠다. 하지만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이름을 빼고 박창민 당시 대표이사 이름을 넣은 것과, 공증서를 가지고 와 거제시에 보여주기만 하고 가져간 것, 지금 와서 받고 싶어도 못 받는 것 등 여러 정황을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게 본다.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생각한다.

Q. 현산에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이지 않나. 이게 다시 부정청탁이라고 가면 또 어떤 제제가 가해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 행정적인 제재는 끝났고 형사책임만 남았다. 이 부분은 반드시 물어야 하고 2013년 6월4일 경감처분을 했다. 현산 입장에서는 약속을 한 것이다. 공소시효가 7년으로 2020년 5월31일이다. 2년도 안 남았다. 그 기간 중에 반드시 형사책임을 물어야 하고 그래서 시민단체에서 재고발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1조원의 혜택을 얻고 시민을 기만하고 법질서를 농단한 기업이 이익만 챙기고 아무런 문제없이 넘어간다는 것은 우리 정부가 내세우는 적폐청산과 맞지 않다.

Q. 시의회 의원들이 70억원 받아오라면서 의미가 희석됐다. 어느 것이 맞나.
= 법률적 넌센스다. '뇌물 내놔라'는 것과 똑같다. '뇌물 주기로 했는데 왜 안 줘?'와 같다. 새로운 시장과 시의원들이 교체되고 새 출발하는 마당에 거제시 입장에서는 처벌 촉구 기안을 내야한다.

요새 보면 적폐청산 차원에서 경찰청도 자체조사를 해서 MB정권 때 자기들이 불법 사찰해 보고했다고 공개했다. 거제시도 새로운 당선자도, 이런 관점에서 검토를 해야 될 것이다. 그래야 바로 잡아진다.

Q.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 현산문제는 이번 기회에, 검찰 재고발을 통해 법률적으로 제대로 처리되기를 바라고 있다. 새로운 거제시의 일꾼들이 시민들의 선택으로 새 출발을 하는데 거제시가 보다 더 합법적이고 합법의 테두리 내에서 합목적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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