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고흐(1888년 작 /오르세미술관)

빈센트 반고흐의 1888년 작품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빈센트 반고흐의 1888년 작품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8월, 연일 30도를 웃도는 더위에 선풍기 바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열감을 에어컨의 냉기에 의존하니 몸은 차갑긴 하지만 청량감이 부족하고 개운함도 없다.

길고 무더운 여름이다. 생각해 보면 부채 하나 달랑 들고 평상에 걸터앉아 모기 쫓고 더위도 물리던 옛날 어른들은 낭만이라도 있었다. 당시의 환경이 그랬기에 하고 단정할 수도 있지만, 큰 그늘을 만들던 나무 아래서 혹은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린 집 앞마당에서 더위를 피하려 소담하게 이것저것 준비하던 모습을 통해 오히려 한여름을 나름대로 잘 즐기고 있진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은 여름밤의 강변을 그린 듯한 그림이라 개인적으로는 여름의 낭만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으로 꼽고 있다. 고흐는 이 작품을 그릴 때 굉장히 행복하고 즐거웠는지 그의 여동생에게 이렇게 편지를 썼다.

"푸른 밤, 까페 테라스의 커다란 가스등이 불을 밝히고 있어. 그 위로는 빛나는 파란 하늘이 보여. 바로 이곳에서 밤을 그리는 것은 나를 매우 놀라게 하지. 창백하리만치 옅은 하얀 빛은 그저 그런 밤 풍경을 제거해 버리는 유일한 방법이지. 검은색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아름다운 파란색과 보라색, 초록색만을 사용했어. 그리고 밤을 배경으로 빛나는 광장은 밝은 노란색으로 그렸단다. 특히 이 밤하늘에 별을 찍어 넣는 순간이 정말 즐거웠어."

밤하늘, 별 그리고 그 안에 그리움을 담아 별나라 여행을 떠난 고흐는 이 작품을 1888년 9월에 그려 이듬해 봄에 완성했다. 그의 행복한 마음, 아름다운 영혼이 깃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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