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곡동 '추봉도횟집'

바다와 산의 푸르름을 품은 거제는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 큰 섬으로 천만 관광도시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남해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거제신문은 한동안 지면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이집 어때'라는 코너를 [요 어떻소!-거제의 맛&멋]으로 다시 신설해 관광객 및 지역민들에게 거제의 맛과 멋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추봉도횟집 자연산 회 상차림. @최대윤
추봉도횟집 자연산 회 상차림. @최대윤

거제에서 횟집을 고르는 일은 쉽지 않다. 관광객 입장에선 내륙 보다 가격이 다소 비싼데다, 활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횟집을 고르는 일이 어렵기는 오랜 세월 바다와 함께 살아온 거제 토박이들도 마찬가지다. 회의 선도는 기본이고 육질까지 꼼꼼하게 따지기에 오히려 관광객보다 더 까다롭고 그만큼 선택의 폭도 좁다. 

추봉도횟집의 생선구이와 매운탕, 회초밥. @최대윤
추봉도횟집의 생선구이와 매운탕, 회초밥. @최대윤

압도적인 신선함, 자연산 활어의 맛

그럼에도 현지인으로 늘 북적이는 횟집이 있다. 입 안의 신선함이 자연산 활어의 가치를 대신 말해주는 '추봉도횟집(대표 송서아)'이다. 

추봉도횟집은 홀을 책임지는 송서아 대표와 활어의 공급·요리를 도맡고 있는 이른바 어부겸 주방장인 남편 박성룡씨가 운영하고 있다. 

35년 동안 조선소에서 근무하다 추봉도횟집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7년 전 박씨의 누나가 운영하던 식당을 이어받으면서부터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추봉도횟집의 모든 활어는 박씨가 고향 추봉도 앞 바다에서 운영하는 근망(주복·정치망)에서 직접 공수하고 있다.

예약 손님이 많으면 하루에 한 번 물을 보러 가고(그물을 확인) 평소에는 이틀에 한 번 정도 물을 보러 가고 있는데 이조차 용왕님의 허락 없이는 힘들다. 

바다가 심술을 부리는 날은 물 보러 가는 일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추봉도횟집의 회가 100% 자연산인 이유기도 하다. 

추봉도횟집 송서아 대표. @최대윤
추봉도횟집 송서아 대표. @최대윤

예약 필수, 영업시간은 '손님이 있을 때까지…'

추봉도횟집의 횟감은 매일매일 어부의 수확물에 따라 달라진다. 취재가 진행된 날에도 자연산 도다리·돌돔·참돔·성대·돌장어가 접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추봉도횟집은 식탁 위를 푸짐하게 채운 밑반찬은 없다. 대신 추봉도에서 어제·오늘 공수한 신선한 해산물과 송 대표가 집 앞 남새밭에서 직접 가꾼 채소가 정성스레 올려져 있다. 

추봉도횟집의 또다른 별미는 회를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만들어 먹는 회초밥이다. 고추냉이와 씻은 묵은지 그리고 추봉도횟집의 자연산 활어회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쫄깃한 활어회 한 점을 올려 먹으면 회 접시는 어느새 바닥을 보이게 된다. 

추봉도횟집의 회는 신선함은 물론 생선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기로 유명하다. 생선회 비린내의 원인인 활어의 피를 제거하는 노하우 때문인데 회를 잘 먹지 못했던 손님도 이곳에서는 젓가락질하기 바쁘다.

추봉도횟집을 찾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찾은 사람은 없을 정도로 늘 손님이 북적이기 때문에 예약하지 않으면 헛걸음을 하는 일이 다반사다.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준비한 횟감이 떨어지고 손님이 젓가락을 놓기까지다. 

추봉도횟집 전경. @최대윤
추봉도횟집 전경. @최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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