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흥남철수 거제도 기념행사를 마치며

김동성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 거제지회장
김동성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 거제지회장

지난 25일 오후 3시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 흥남철수작전기념비 앞에서 열린 흥남철수 기념행사에 참석해준 모든 분들께 거제지회장으로서 감사인사를 올립니다.

자유를 갈망하며 절규했던 피난민 가족과 인류애를 실천했던 영웅들과 그 관계자, 그리고 거제도 사람들이 그날을 잊지 않고 자유와 평화 그리고 관용과 포용의 정신을 계승시키고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거제시민을 대표한 박종우 거제시장과 미 해병대를 대표한 테니스 L 헤이거 미해병대 태평양함대 무적캠프부대장, 피난민을 대표한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 이인재 회장을 비롯한 이진규 함경남도지사 등 많은 분들이 자리를 같이했습니다.

인류애를 실천한 미군 포니 대령의 손자 벤포니와 메르디스 빅토리호에서 태어난 김치1 손양영·김치5 이경필씨의 참석은 감동 그 자체였고, 흥남합창단과 거제시소년소녀합창단의 무대는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거제지회 최선희 이사와 봉사센터 회원들의 주먹밥 재연 행사는 70년전 장승포항의 추억을 불러왔습니다.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 거제지회장을 맡은 제가 거제시민들을 초청한 이유를 말해보고자 합니다.

지난 25일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흥남철수작전기념비 앞에서 열린 제17회 흥남철수 거제도 기념행사에서.
지난 25일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흥남철수작전기념비 앞에서 열린 제17회 흥남철수 거제도 기념행사에서.

저는 피난민 가족은 아닙니다. 거제에서 500년을 살아오신 선조를 둔 거제 토박이 중에 토박이입니다. 그런 제가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 거제지회장을 맡았습니다. 거제의 제 선조가 피난민에게 손을 내밀어 마음을 보여주었듯 제가 그 마음에 답을 하기 위함입니다.

흥남철수작전을 '대규모 인도적 지원과 비전투 토대의 민간인 후송,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연출한 메르디스 빅토리호, 포니 대령, 김치1부터 5까지의 새 생명 탄생, 완벽한 철수작전' 등의 수식어를 붙여 칭합니다. 

하지만 당시 거제도 사람들의 인간사랑 정신과 관용과 포용 정신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적 마무리는 거제라는 큰 나무의 그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음에도, 어디에도 조명받지 못하는 현실의 안타까움이 저를 이 자리에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가 장기화되자 북한은 부산으로 진격하고자 북한군을 진주를 거쳐 거제로 투입시켰습니다.

'거제도를 사수하라'는 명령에 해병대의 원문상륙작전(통영)이 이뤄졌던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후 중공군의 개입으로 장진호 전투의 후퇴와 함께 흥남철수작전 피난민은 장승포항에 계획 없는 손님으로 오게 됐습니다. 

후방이라는 이유만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피난민과 포로들로 인해 거제인은 자신의 텃밭을, 마음의 한 칸을 아니 어쩜 전부를 내줘야 했습니다.

포로수용소와 이념의 전쟁터로부터 당신들의 삶을 지켜야 했습니다. 누구 하나 녹녹하지 않았던 시대의 삶 속에서 거제시민은 포로와 피난민보다 못한 소개민이 돼 부대끼며 함께 한 것입니다.

행사장에는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에서 거제시민에 대한 보답으로 마련한 은덕비가 자리해 있습니다. 꼭 한 번 읽어 보기 바랍니다. 실향민들은 감사의 마음을, 거제시민들은 당시 거제시민이 얼마나 위대하고 훌륭한 일을 해냈는지 자긍심을 담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미약하지만 저는 바람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거제시민에게 국민훈장을 수여하라"는 것입니다. 조금 허황된 소리일지는 모르지만, 법이 가능하다면 정부는 거제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위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두서없는 말로 인사말을 대신했습니다.

행사에 참석해준 거제의 귀하신 한 분, 한 분을 소개해드리지 못해 송구했으며, 대신 서면으로 소개드립니다.

△거제시 박종우 시장 △거제교육지원청 김재훈 교육장 △거제경찰서 정병원 서장 △거제대학교 허정석 총장 △거제시의회 김동수 의원 △거제시의회 박명옥 의원 △거제시의회 조대용 의원 △거제시의회 정명희 의원 △거제시의회 박미숙 의원 △거제대대 정태민 대대장 △거제문화원 윤일광 원장 △거제제일고등학교 강민진 교장 △연초고등학교 공현철 교장 △거제문화예술재단 김준성 관장 △대우병원 진대호 원장 △한전거제지사 김금식 지사장 △거제시희망복지재단 김원배 이사장 △(사)한국교육삼락회거제시지회 정동한 지회장 △거제역사문화연구소 김의부 소장 △거제수협 엄준 조합장 △거제시산림조합 추양악 조합장 △거제우체국 홍성민 국장 △새마을운동거제시지회 조문석 회장 △바르게살기운동거제시협의회 박성태 회장 △거제시여성단체협의회 김미옥 회장 △거제시여성인력개발센터 김미옥 센터장 △거제시소상공인연합회 박상표 회장 △거제시자원봉사센터 신종엽 센터장 △대금산팔각회 이경환 회장 △(사)해양환경국민운동연합거제시지회 임상열 회장 △이북도민 거제시연합회 박춘식 회장 △거제시재향군인회 황인철 회장 △거제시재향군인회(여성) 이정화 회장 △한국자유총연맹거제시지회 변정수 회장 △해병대전우회거제시연합회 김병호 회장 △장승포가축병원 이경필 원장 △거제시자원봉사센터 최선희 외 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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