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흥남철수 거제도 기념행사가 지난 25일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 흥남철수작전기념비 앞에서 (사)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회장 이인재) 관계자와 이북5도민·거제시민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행사는 기념사와 축사·진혼곡 연주·장학금 수여·공로패 및 감사패 수여·합창 순으로 2시간여동안 진행됐다. 식전행사로 거제소년소녀합창단과 할머니 합창단인 함남합창단이 '고향의봄'을 함께 불러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행사를 주최·주관한 이인재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장은 기념사에서 "UN군은 사전약속도 없었는데 흥남항에서 피난민과 동행했지만, 피난민은 추위와 기아로 극한 상한에서 맨몸으로 남한에 안착하기 어려웠다"며 "그러나 거제도민들은 뜨거운 동포애로 도민보다 많은 피난민들의 안착을 도와줬다.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는 거제도민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박종우 시장은 축사에서 "10만이 넘는 피난민을 6만명의 거제주민이 따뜻하게 맞이했다"며 "거제시는 흥남철수기념공원을 준비하고 있으며, 흥남철수작전으로 미 해병이 피난민을 살렸던 정신을 잘 이어 최고의 자유로운 도시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캠프 무적 부대장 데니스 L 헤이거 대령은 "흥남철수작전은 미 해군과 미 해병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명철수작전이며, 생존·사랑·인도적인 교훈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주홍 함경남도중앙도민회장은 축사에서 "6.25때 5살에 부산으로 피난온 이산가족으로 73년만에 거제를 방문했다"며 "1976년 전국 건설붐으로 자재파동시 삼성조선소 관계자가 찾아와 무제한 시멘트 공급을 요구해 우선적으로 몇백톤을 공급해줬다. 오늘날 삼성조선과 거제시의 눈부신 발전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심경모 함경남도장학재단이사장은 "1950년 거제주민들은 안방만 주민이 사용하고 나머지는 전부 피난민에게 내 주었다. 그 따뜻한 배려로 죽지 않고 살아남아 87살이 될 때까지 살고 있는데 모두 여러분의 덕이다"며 "그 고마움을 조금이나마 갚는다는 생각으로 현재까지 4126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함경남도장학재단은 거제대학교 최종인·윤혜민·오새원 학생에게, (재)북청군장학회에서 거제대학교 이동환·원하연 학생에게, (사)흥남철수기념사업회는 거제대학교 이남숙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또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과 이장영 거제시이북5도민연합회 고문이 흥남철수기념공원 건립에 공을 인정받아 감사패를 받았다. 

한편 흥남철수작전 기념행사는 1950년 12월 10만명의 목숨을 구한 흥남철수의 생명존중과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한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며, 숭고한 정신을 후대에 계승하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5월26일에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