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제3회 거제역사 문화탐방 기행문 [대상]
화창한 오늘은 지심도를 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옥포문화의집에 모여서 다같이 출발했다. 정말 맑은 날이었고 버스 창가 자리에 앉아 하늘을 감상했다.
나는 버스를 타고 두근두근했다. 하늘은 꼭 도화지에 그린 것처럼 구름은 새하얗고 또 하늘은 끝도없이 푸른색이었다. 또한 초록색인 나무는 마음에 안정을 주었다.
어느새 30분이 지나 지세포항에 도착했다. 지세포항을 보자마자 반했다. 맑은 하늘과 구름…. 초록색이 가득한 소나무와 정말 물감이라도 탄 것처럼 바닷물이 맑았다. 어릴 적에 읽은 동화책의 한 장면 같았다. 이때는 온도가 약 25도가 되는 선선하면서 더운 날이었다.
지세포항에서는 총 맞은 나무를 봤다. 그냥 소나무라 강사님의 설명을 들으면서도 신기했다. 제일 기억에 남았던 말은 아직 아픈 역사를 말하듯이 총 맞은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이 소나무가 잊지 못하는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그저 소나무가 불쌍했다. 그저 얼마나 아팠을까 하고 하루 종일 머리에 맴돌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벌써 지심도에 갈 배가 와서 정신없이 배를 타고 바닷물을 가로지르면서 20여분만에 지심도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든 생각은 이곳은 시간이 멈춰있는 것 같았다. 섬에 있는 모든 것이 정말 아름답게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웠다, 새로운 역사를 본 듯하다. 이날은 무지하게 더워서 바람이 안 부는 날인데 지심도는 가자마자 나와 구면인 듯 선선한 바람으로 날 맞이했다. 그리고 산을 올라기기로 했다.
계속 올라가다가 옛 폐교였던 학교에 갔다. 이젠 학교가 없어지고 운동장엔 푸른 풀들이 가득했다. 정말 햇빛도 잘 들어와 예뻤다.
이곳을 둘러보고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사가 높은 곳을 계속 가다보니 너무 힘들고 지쳤다. 하지만 아름다운곳이 더 많다는 말에 힘든 마음을 꾹 참고 계속 올라갔다.
얼마 지나지않아 한 공원에 도착했다. 공원에는 활주로와 손가락 하트 조형물이 있었다. '하트가 왜 여기에 있지? 의도한 것인가?' 하고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높은 곳에서 보면 섬의 모양이 한자 마음심(心) 자와 닮아서 그것을 의미하려고 공원에 하트 조형물이 있는 것 같았다. 보면 볼수록 미묘해지는 하트 손가락 조형물이었다.
이 공원에서 쉬다가 아직 볼게 남아서 무거운 몸을 일으켜 다시 출발했다. 그리고 간 곳은 포진지가 있는 곳이었다. 이곳은 물이 맺혀 있었고 개구리도 많았다. 마치 마녀가 마법을 걸어놓은 것처럼 특이했다. 개구리가 있는 것이 신비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지심도 벙커도 있었다. 벙커에는 지심도의 역사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진열돼 있었다. 벙커인만큼 소리가 많이 울렸다. 벙커도 아주 잘 유지돼 있어 많이 신기했고 관람객들이 좀 있어서 제대로 못 본 것이 아쉬웠다.
아쉬운 마음을 갖고 지심도 탄약고로 향했다. 탄약고는 잘 숨겨져 있었고 주변에 풀이 풍성하게 자랐다. 탄약고라고 해서 소름돋는 느낌을 받았다.
탄약고를 마지막으로 보고 배를 타러 선착장으로 내려갔다. 나의 마지막 느낌은 지심도에 있는 포진지와 탄약고 등 모든 것이 시간이 멈춘 것 같았고 내가 커서 지심도를 지킬 것이라고 나 자신과 약속을 했던 뜻깊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