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3월7일까지 화·목 증인 및 참고인 조사 시작
정상화 위한 원인분석 vs 헐뜯기...'정쟁'과 '감정'에 치우친 특위
일각 "정치가 망친 복지관, 정치로 해결하면 안돼...체제 모두 뜯어고쳐야"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이하 거제복지관)에서 해고됐던 직원 3명이 지난해 8·9월에 원직 복직했다. 그러나 해고직원 복직에 따라 기존 직원과의 갈등이 심각하고, (중략) 그래서 특별위원회를 통해 복직자와 기존 직원 간의 갈등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해고 당시 내부 문제점을 조사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진실을 규명코자 한다. 또한 복직에 따른 각종 비용 지급에 대한 책임 관계를 명확히 하고 거제복지관 해고자 복직에 따른 갈등 해결과 복지관 운영을 정상화하고자 한다."

지난해 9월19일 제202회 거제시의회(의장 옥영문) 제4차 본회의에서 '거제시의회 거제복지관 운영 정상화를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용운·이하 거제복지관 특위)' 구성 결의안에 대한 전기풍 의회 행정복지위원장의 제안 이유다.

'거제복지관 특위'가 11차례 회의를 거치면서 '정상화'를 위한 원인분석보다 '정치적 판단'이 좌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의원들이 원인 분석에 따른 해결방안 모색은 뒤로 한 채 원인자 추출과 이미 생각의 틀을 가둬놓고 원하는 답을 끼워 맞추기 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해 구성된 거제복지관 특위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거제복지관 특위는 지난 19일에는 관계공무원 6명을, 21일에는 희망복지재단 관계자 및 공무원이 출석해 증인 조사를 진행했다. 증인인 주모 전 사회복지과 과장과 박모 전 거제복지관 관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참석지 않았다.

'징계 수위' 놓고 공방 벌여져

거제복지관 특위에서는 2016년 진행된 거제복지관 특정감사에 따른 과정과 결과에 대한 논의를 중점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시 사회복지과에서 감사법무담당관에 특정감사를 요청했고, 권민호 전 시장의 결정에 따라 특정감사가 진행됐음이 재차 확인됐다. 하지만 시의 중징계 결정을 두고서는 공방이 이어졌다. 시 공무원 측은 "시는 '중징계' 결정을 내렸을 뿐, '해임'은 거제시복지관 인사위원회에서 내린 결과"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거제시희망복지재단 관계자들도 같은 의견이었다.

일부 의원은 "권민호 전 시장이 '해임'을 지시한 것 아니냐"며 책임자 추궁에 나섰다. 전기풍 의원은 신채근 자원순환과장에 질의하는 과정에서 '전 시장의 요구'와 비슷한 질의만 수차례 했다.
당초 중징계 결정이 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양희 의원은 "법원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타당하다고 생각하느냐"며 "비슷한 사례가 있으면 모두 중징계 대상이 돼야 하느냐"고 질의했고, 이에 대해 여경상 행정국장과 신채근 자원순환과장은 "당초의 징계사항은 문제가 없었고, 같은 사례가 또 발생한다 할지라도 중징계 대상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태열 의원은 "복직된 사회복지사가 청렴무결 하다고 생각지 않는다"면서 지방·중앙노동위원회와 행정소송에서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이 패소한 것을 근거로 '정리해고'는 가장 신중해야 함에도, 시는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시, 복지관 위탁운영자 인계·인수과정서 발생한 잘못 인정

거제복지관을 조계종복지재단에서 거제시희망복지재단으로 인계·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은 시에서도 인정했다.

민간위탁자인 조계종복지재단에 대한 관리소홀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지 못한 점, 인계·인수가 늦어지자 서둘러 처리하면서 지급하지 않아도 될 예산을 일부 지급한 점 등에 대해 당시 희망복지재단 사무국장 직무대리로 근무했던 A 계장은 "무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조계종복지재단이 운영한 전 예다움노인복지센터의 채무를 A계장과 당시 희망복지재단 이사장이 개인 대출로 대신 갚는 등의 행위도 함께 드러났다.

인계·인수 늦어지자, 조계종복지재단과 구두로 합의 봤던 거제시

2015년 1월1일부터 거제시희망복지재단에서 거제복지관과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을 운영해야 되지만 인계·인수 절차가 늦어지자 당시 인수위원회를 맡은 위원들이 조계종복지재단을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과정에서 조계종과 현재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오모 실장 건에 대해서 합의를 봤지만 구두 상이었고, 재판에는 출장보고서가 증거 채택이 됐지만 인정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 관계자는 "출장보고서를 작성한 이 2명이 각자 따로 썼음에도 동일한 내용이었는데 재판부에서는 인정해주지 않았다"며 "당시 조계종과 문서로 증거를 확실히 남겼더라면 4년 넘게 끌려 다니진 않았을 텐데 가장 후회스럽다"고 밝혔다.

복지관 인사채용 비리는 현재진행형?

최양희 의원은 특정감사로 해고된 사회복지사 2명의 징계가 과했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시 특정감사에서 가장 문제시됐던 인사 채용 문제가 현재도 발생하고 있음을 증거로 내보였다. 최근 거제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 채용 과정에서 심사자들이 점수를 잘못 매긴 사례가 또 발생한 것이다.

최 의원은 "인사 문제로 중징계 결정이 나는 등의 일이 발생했던 사례가 있는데도 거제장애인복지관에서 이와 같은 문제가 또 발생했다. 같은 징계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여경상 행정국장은 "조건에 따라 채용이 돼야 하는데 한 가지 실수를 한 거라면 경과실이지만, 다양한 조건이 충족 안 되는데도 채용됐다면 중과실이지 않겠냐"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 의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간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A씨는 "민간에서도 잘 발생하지 않는 심사채점합산 실수를, 같은 기관에서 반복 발생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같은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봤을 때 시의회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희망복지재단과 양대복지관의 전면 체질개선이 없는 한 사회복지사 간 갈등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증인 및 참고인 조사 두 번째 날인 지난 21일에는 10명의 특위 의원 중 제 시각에 도착한 의원은 6명에 불과했다. 김동수 의원은 시간을 착각해 10분 지각을, 전기풍 의원은 지역민 민원 청취로 50분 지각했다. 강병주 의원은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다문화심포지엄에, 안순자 의원은 행사 참석으로 불참했다. 


거제복지관 특위 말·말·말

"감사를 안 할 수 있나. 인수인계를 안 해주는데…"
○…여경상 행정국장 지난 19일 첫 주자로 나선 증인 조사에서 2016년 거제복지관 특정감사가 윗선 지시로 인한 것이 아니었냐는 계속된 질의에 결국 터진 말. 여 국장은 2016년 당시 특정감사결과가 내부 결재를 마친 이후 감사법무담당관에 임명됐다. 그는 "과실인지 중과실인지 그 기준을 행정 일을 하다 보면 다수의 규정이 있다"며 "해고 시키라고 했습니까. 정말 너무합니다. 저희들이 해고 시키라고 했습니까"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왜 행정만 뭐라 하느냐…무엇을 위한 특위냐"
○…이인태 거제시의원
지난 19일 오후에 이뤄진 증인 조사에서 특위 소속 의원들이 행정을 탓하는 질의가 이어지자 한 말. 오후 증인 조사는 전·현직 사회복지과 과장 등이 출석했다.
이 의원은 "(현재 거제복지관 내부 직원 갈등은) 노노(勞勞)가 아닌 노사(勞使)다. 특위가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고 진행되고 있다"며 "아직도 그 간부들이 피해자라고 보나 본데 피해자는 사회복지사다. 그걸 알고 있는 의회도 이러면 안 된다. (중략) 똑바로 보고 한쪽 편만 들지 말고 양쪽 편에 서서 해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말에 참석한 전·현직 사회복지과 과장 등은 격한 동의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前 시장이 지시내린 것 아니냐"
○…전기풍 거제시의원
지난 19일과 21일, 증인 조사에서 수차례 증인을 향해 한 말. 전 위원은 특정 감사 지시가 전 시장의 지시가 아니었냐는 질문을 이틀 동안 최소 10차례 이상 말했다. 증인으로 나선 공무원이 '그런 사실 없다'고 말하자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위증의 죄가 있음을 재차 밝히기도 하고, 결국 '전 시장이 감사 지시는 있었다'는 답을 받아냈다. 일각에서는 전 시장과 같은 당적이었을 때는 왜 아무 말 하지 않았냐는 비판도.

"개인 '가치관'을 의원이 판단 내리는 것은 옳은가"
○…기자석
특위를 취재하던 기자에서 나온 말. 지난 19일과 21일에 진행된 거제복지관 특위에서는 "~것이 맞다"는 말이 자주 나왔다. 옳고 그름으로 분명하게 나뉘는 사안이 아닌,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를 수 있는 해석의 차를 두고 의원들이 해당 공무원에게 "~것이 맞다"고 강조한 것이다. 특위에서 개인의 가치관까지 틀리다고 판단내리는 것은 옳은 일인가.

"처음이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나…"
○…김용운 거제복지관 특위 위원장
지난 19일과 21일 두 번의 증인 조사에서 반복해서 한 말. 거제복지관 특위는 지난 1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 오후 3시에 진행된다. 지난 19일 오후 6시가 훌쩍 지나 마친 거제복지관 특위는 지난 21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2시30분 지나서야 끝났다. 점심시간도 없이 진행된 특위에 김용운 위원장은 "처음이다 보니 시간 분배가 원활치 못해 증인 및 의원들 모두 굶주린 상태에서 특위를 진행했다. 12차부터는 시간 분배를 잘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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