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28일, 해고당사자 및 복지관 전·현 관장 등 증언
'과거 들춰내 원인 분석 후 해결 찾아야 VS 과거는 덮고 미래 나아갈 방향 찾아야' 충돌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운영 정상화를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용운·이하 거제복지관 특위)가 지난달 26·28일 제11·12차 회의를 열었지만 이해당사자 간 엇갈리는 진술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용두사미'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거제복지관 특위 소속 10명의 의원 모두 각기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데다가 입장 차도 커 해결책 도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거제복지관 특위로 문제가 해결되기보다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도 있겠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여전히 튼튼한 삼각편대…거제시와 시희망복지재단·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이하 거제복지관)은 거제시가 거제시희망복지재단에 위탁을 맡긴 기관이다. 희망복지재단에서 거제복지관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관장하는 듯 보이지만, 거제복지관 1년 예산은 시 사회복지과에서 관여한다.

또 거제복지관의 운영위원회나 인사위원회 모두 위원장인 거제복지관장이 역임하고 있어 실제 운영·인사위원회 최종 결재권자는 관장을 임명하는 거제시장이나 다름없다. 이와 같은 구조이다 보니 시와 희망복지재단, 거제복지관은 한데 엮여 있고, 책임소재를 물을 때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쳇바퀴 돌 듯 서로의 탓으로 돌리면 되기 때문이다.

이는 거제복지관 특위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거제복지관 사회복지사 해고의 시작이었던 2016년 거제복지관 특정감사 건은 권민호 전 거제시장의 지시로 진행했고, 보고가 이뤄졌다는 답변이 있었다. 그러나 특정감사의 결과로 중징계에 이은 거제복지관 인사위원회 '해고' 결정은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관계 당사자들 모두 특위에서 증언했지만 밝혀지지 않았다.

시는 거제복지관과 희망복지재단의 몫으로, 희망복지재단은 거제복지관이 결정 내렸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당시 관장이었던 이상영 전 거제복지관 관장은 인사위원회에서 내린 결과라고만 답할 뿐, 최종결재권자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이로 인해 거제복지관 특위가 거제복지관 인사·운영위원을 증인·참고인으로 소환하지 않은데 대해 지적이 제기됐다.

동일한 잘못, 다른 잣대

지난달 19일에 진행됐던 거제복지관 특위에서 시 담당공무원은 해고된 사회복지사의 '중징계'사유는 인사 문제가 가장 큰 이유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양희 의원은 "같은 이유라면 이후에도 동일한 잣대를 대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사채용에 있어 최근까지도 시 희망복지재단은 점수 계산을 잘못해 순위가 뒤바뀌는 경우가 발생했다.

거제복지관 특위에서 밝혀진 건만 2건 이상. 이에 대해 윤숙이 거제장애인복지관 관장직무대리는 오류를 인정했다.

윤 관장직무대리는 "인사 채용 당시 직원들은 평생 한 번도 겪지 못할 소송에 휘말리면서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자기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특히 이 당시에는 과장 2명을 포함, 7년차 이상 선임 사회복지사 7명이 육아휴직을 가 인사업무를 한 적 없던 다른 부서 과장이 맡게 됐다. 그래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당시 힘들었던 상황에 대해 토로했다.

하지만 특위가 마무리되던 중 사회복지과에서 담당주사를 역임했던 A계장은 기자석으로 다가와 "무죄추정의 원칙"을 4번이나 강조하고 퇴장했다.

'불통(不通) 이유' 두고 전혀 다른 진술

같은 상황을 놓고 전혀 다른 진술이 잇따랐다. 일각에서는 '3자 대면'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달 26일 오후 증인으로 나온 임광수 현 거제복지관장은 "업무 중에 현 직원들의 직무에 대한 피드백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어떠한 부분에 지적을 하면 다시 피드백 되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업무가 원활히 진행이 잘 안 되고 있는 상태"라고 현재 거제복지관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 관장은 "직접 평직원들까지 다 챙기는 업무중심의 소통만을 해야 되겠구나, 라고 판단을 하고 지금 일일이 하나하나 업무를 다 챙기고 있다"며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는 조심스러워야 되는데 오히려 그들은 조심스럽다기보다는 보여주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복직한 사회복지사는 반박했다. 김윤경 거제복지관 사무국장은 "부당한 부분이 있다"며 "무혐의를 받았음에도 인사와 회계업무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인지 (사무국장임에도)사무만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본인이) 서류를 올리면 예산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대체인력으로 들어온 사람의 합의를 받지 않으면 관장의 결재가 떨어지지 않는다. 예산과 관련된 그 어떤 부분에도 합의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의 일부 업무에 배제된 데에 대해 누구도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추가 취재에서 드러났다. 또 휴게시간을 두고서도 논란이 제기됐다. 임 관장은 휴게시간을 충분히 주고 있다고 한 반면, 오정림 사회복지사는 1시간의 점심시간 조차 외출이나 자유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특위서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

거제복지관 특위는 복직자와 기존 직원 간의 갈등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결의됐다. 이를 위해 일부 특위 의원은 질문 시간을 할애해서 해결방안이나 소명하는 시간을 충분히 주기도 했다. 반면 일부 의원은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진실로 규정 혹은 추정하거나,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특히 개인의 인간성을 논하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특위에서 제재를 가해야할 부분은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회의 뿐 아니라 회의록을 통한 발언이 전 시민에게 모두 공개되는 상황에서 성급했다는 문제까지도 제기됐다. 이러한 태도에 일부 증인들은 "증인으로 참석했는데 피고인처럼 겁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직 사회복지사 증언은 종료, 5일부터 일반 근무자 증언

거제복지관 특정감사로 경·중징계를 받은 사회복지사의 증언은 지난달 28일 모두 마무리됐다. 오는 5일부터는 복지관에 근무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며 진정서를 제출한 일반 사회복지사들의 증언이 시작된다. 지난달 28일 증언과 일부 대립될 것으로 보인다.

김윤경 거제복지관 사무국장은 "사무국장직에 있으면서 의도하지 않은 상처를 줄 수도, 강압을 줄 수도 있다. 그랬다면 사과할 용의가 있다. 1차 복직 당시에도 사과를 했다. 사과한 날, 직원들의 진정서가 언론에 배포돼 상처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또 사과를 원한다면 사과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부당해고 판정 받은 이후 거제시나 재단, 관장 그 누구도 우리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우리는 누구에게 사과를 받아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거제복지관 특위 말·말·말

"비겁하게 살지 않았습니다"

○…이상영 전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장 지난달 26일 오전에 이뤄진 증인 조사에서 이태열 의원이 반복된 소송과 중징계 권고가 '해임'으로 결정 난 것은 거제종합사회복지관 운영위원회에서 한 일이라는 시 행정 담당자들의 말을 전하자 이 전 관장이 한 말. 이 전 관장은 "나름대로 할 말이 참 많습니다만 더 이상 옛말에 걸레 쥐어짜는 식의 추한 모습 보이기 싫다"며 "실무자들이나 행정에서도 관장이 그래서 했다. 재단에서도 그렇게 했다는데 저는 그렇게 비겁한 짓은 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상을 60년 이상 살았습니다만 지금까지 인생을 그렇게 살지도 않았고 그렇게 비겁하게 살지는 않았습니다"라고 열변을 토한 뒤 침묵하겠다고 답하기도.

"4층에서 3층으로 내용증명 보냅니다"
○…오정림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노인복지센터 사회복지사
지난달 28일 오전에 진행한 증인 조사에서 오 사회복지사의 임금이 과도한 책정으로 노인복지센터 운영이 곤란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데 대해서 김용운 의원이 "협의를 위해 어느 정도까지 수용 가능하냐"고 묻자 답변의 일부. 오 사회복지사는 "금액을 생각해보지 않았고 이런 근로계약을 사용함에 있어도 사측이랑 어떤 협의를 한다든지 대화를 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내용증명에 대해 폭로했다. 한 공간에 있으면서 4층에서 3층으로 내용증명을 우편으로 보내고, 촉구 공문을 보내는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의 대화 방식에 놀라 재차 확인하기도. 내용증명 발송 우편비는 세금 아닌가.

"한때 명예훼손 소송을 해본 적 있어서"
○…이태열 거제시의원 지난달 28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거제복지관 정상화 특위는 점심식사 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 5시간 동안 진행돼 특위 의원들도, 증인들도 모두 지쳐 있을 때 이 의원의 말에 모두 웃음이 터졌다. 이 의원은 거제복지관 일반 사회복지사의 진정서와 관련해 해고된 사회복지사들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나중에 무혐의로 끝난 법적절차를 얘기하던 중 돌연 과거를 고백했다.

이인태 쏘아올린 화살, 애꿎은 김용운·노재하로
○…이인태 거제시의원 지난달 28일 진행된 증인 조사에서 7대 거제시의회 당시 최양희 의원이 해외연수를 시민단체 활동가와 간 부분을 전하며 이들 가운데 오정림 사회복지사와 간 부분이 특정이해집단을 대변하기 위한 활동에 나선 것으로 중립성까지 의심받고 있고 이해당사자와 같이 다녀와도 상관없는지 오 사회복지사에게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 사회복지사는 "이해당사자는 어떤 것을 말하는지 알기 어렵다"며 "홀로 연수는 그 외의 의원들도 있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원연수는 세금으로 가는 만큼 다녀온 후 사후보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노재하·김용운 의원 같은 경우 다녀온 후 30일 이내에 의원보고를 해야 되는 거제시의회 의원 공무원 여행규칙 제9조를 어겼다고 생각한다. 그게 더 중요한 게 아니냐"고 답해 이 의원이 최 의원을 향한 화살이 가만히 있던 김용운·노재하 의원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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