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의 지갑을 열어라3]관광형 쇼핑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지방 소도시 '천지개벽' 버금가는 파급 효과…식당·특급호텔까지 들어서
기업도 늘어 일자리 창출·지역경제에는 도움…영세상인과 상생방안 과제

쌀과 도자기 정도로만 알려졌던 여주가 프리미엄 아울렛의 대표 도시로 부상하고 관광형 쇼핑의 명소로 성공한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과제를 짊어진 전국 지자체들이 벤치마킹해야할 사안이다.

경기도 남한강변에 위치한 작은 도시인 이곳이 값싸고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해 주말마다 찾는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로 이미 관광형 쇼핑의 명소가 된 것은 프리미엄 아울렛이 있기 때문이다.

관광형 쇼핑명소로 도약하며 지역경제 부흥을 견인한 여주는 우선 도시의 변모로 그 위상이 확인된다. 인구 10만이 갓 넘는 지방 소도시에 불과했던 여주는 프리미엄 아울렛 유치 이후 급성장해 지난해 9월 군에서 시로 승격했다. 이처럼 118년 만에 여주목의 화려했던 영광을 되찾게 된 배경에는 아울렛의 역할이 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07년 6월 개장했을 때만 해도 내국인에게도 다소 생소했던 여주가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비교적 높았다. 여주는 전통적으로 쌀이나 고구마 같은 농작물과 도자기로 알려진 곳이었다. 쇼핑 공간은 '중앙통'이라 불리는 여주시청 앞 시내뿐이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결과는 '대박'이었다. 한 해 아웃렛 방문객 수는 2008년 250만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6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매년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버버리나 페라가모, 펜디, 구치, 보테가베네타 등 145개 유명 패션 브랜드 매장부터 커피 전문점이나 수제 햄버거 전문점 등 외식 공간까지 갖춘 쇼핑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2009년에는 지역 상인회에서 운영하는 자체 아울렛 타운인 '여주375아울렛'이 프리미엄 아울렛 바로 옆에 들어서 이 지역 일대가 하나의 '쇼핑 클러스터'가 됐다.

'아울렛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프리미엄 아울렛의 성공과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라는 입지 장점에 최근 몇 년 사이 여주에 속속 입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주시내 사업체 수는 2008년 7143개에서 2012년 말 7367개로 각각 늘었다.

지역에서 고용창출 기여도도 높다. 현재 1000여 명의 직원 중 90%가 여주에 살고 있고, 65%가 여주 태생이다. 2015년 확장이 마무리되면 추가로 800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게 된다.

허영무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점장은 "아울렛이 오면서 지방 소도시가 많이 변했다"며 "식당만 200여 곳이 늘었고, 생길 거라곤 상상도 못했던 특급호텔도 들어서 성업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가 거둬들이는 지방세 수입 또한 지난해 말 기준으로 1825억원으로, 프리미엄 아울렛 개장 직전과 비교해 200억원 이상 증가했다.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쇼핑 명소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여전히 기대가 크다. 관광형 쇼핑명소, 특히 프리미엄 아울렛의 경우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소비 창구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아울렛이 생기고 해외 관광객들에게 쇼핑명소로 이름을 알리면서 여주 아울렛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개점 첫 해 2만명이었던 것이 현재는 연간 22만명을 넘어섰다. 관광객 유입에 따른 숙박·음식업의 매출 상승도 성과다. 쇼핑객들이 여주에서 묵고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김남신 여주시 지역경제과장은 "프리미엄 아울렛 오픈 이후 대규모 국내외 관광객이 꾸준히 여주시를 방문함에 따라, 한국중앙수석박물관, 여주박물관, 수상레포츠센터 등 관광 인프라 구축에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공동목표로 하면서 지자체와 유통업체의 상생 노력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유통업체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관광 상품과 연계하려는 시도를 했다. 대표적인 것이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만든 여주 특산물 판매 공간인 '그린마켓'이다. 185㎡ 규모의 공간에서는 쌀, 고구마 등 여주 특산물과 도자기 공예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여주시도 프리미엄 아울렛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아울렛 옆에 8만2378㎡ 규모의 농촌테마파크를 지어 곧 개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영세상인들의 불만의 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성공에 가려서 안보일 뿐 중소상인들의 소규모 매장 매출은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온다.

▲ 인구 10만이 갓 넘는 여주군이 프리미엄 아울렛 유치 이후 급성장해 지난해 9월 시로 승격했다. 사진은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모습.

이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지역민 보듬기에 안간힘

지난해 12월 아시아 최대의 프리미엄아울렛를 개점한 이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 이천의 특산물인 도자기를 상징한 백자동과 청자동으로 건립해 지역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등 지역과 함께하는 아울렛으로 거듭나고 있다.

청자동에는 80여개의 매장이 들어서 있으며 1층 광장에는 청자 도자기모양의 아치를 세워 도자기의 고장 이천의 도자기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백자동에는 240여개의 매장과 함께 건물 외벽에 백자 도자기의 이미지를 부착해 고객들에게 도자기의 신선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은 이천 외 타지역에서 몰려 온 유동인구가 주말에는 4만~5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아시아 최대의 프리미엄 아울렛을 입증하고 있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은 지역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지역 친화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오픈 이전인 지난해 9월에는 이천아트홀에서 청소년과 함께하는 몽당연필 토크콘서트 개최해 지역 내 청소년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 지난해 10월에 개최한 이천도자기축제에서는 이천 대학생 서포터즈 LTE를 모집해 서포터즈 활동을 통한 장학금 지원과 축제 기간 중 미니공연·페이스 페인팅·통역·안내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이천 아울렛 입점 브랜드 및 사무, 주차관리 등 800여명을 현지 채용했고 지난해 12월26일에는 마장면 사무소에서 마장면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하기도 했다. 많은 우려와 기대 속에 오픈한 이천 아울렛은 일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 회원 분석시스템을 통해 아울렛 방문 고객을 분석한 결과 전체고객의 98% 이상이 서울 및 수원, 용인 등 타지역에서 유입된 고객들로 나타남에 따라 이천시 홍보와 더불어 지역관광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우선 앞서 언급된 채용박람회를 통해 800명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우려했던 지역 상권의 타격을 예상한 것과 달리 이천시 도심의 숙박시설 및 요식업체, 택시 등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이천시의 특성을 반영한 매장인 '향토 특산물관', '도자기관' 등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매장을 배치해 고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이천시 홍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등 이천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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