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스님, 중생들 마음의 등불 밝히던 곳에 대웅전 지어
사찰문화 탐방 및 108 성지순례 등 진행

연초면 한내마을을 지나 해안로를 따라 가다보면 해인정사(주지 자원스님)를 만날 수 있다. 앵산의 한 자락에 위치한 이 절은 대한불교 조계종 해인사의 말사로도 알려져 있다.

1997년도 1월12일 터를 잡은 해인정사는 총 면적이 5000평 가량 되며 대웅전·삼성각·육화당(요사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원스님은 1975년 출가 후 부산 해인사 약수암에 있다가 거제로 와 해인정사를 맡게 됐다.

자원스님은 해인정사 절터를 찾던 당시 한내리(汗內里)라는 한자에 주목했다. 한내리는 예전부터 물이 귀했던 곳이다. 자원스님은 한내리의 한(汗)이 '질펀하다'는 뜻을 갖고 있어 물이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금 있는 이곳에 절터를 지으면서 그 확신은 현실로 변했다.

절을 지으면서 땅을 깊게 파자 깨끗한 물이 흘러나왔다. 게다가 이곳은 예로부터 '장발심등처(長發心燈處)'라 해 중생들의 마음을 밝히는 등불이 있던 곳이다. 그래서 자원스님은 이곳에 대웅전을 짓게 됐다.

대한불교 감로신장회의 이사로 활동하는 자원스님은 치료비가 없는 환자들을 선정해 치료비를 대신 내주는 등의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단체는 초기에 심장병에 걸린 우즈베키스탄의 어린아이나 노인들의 치료를 도와줬으나 최근에는 국내에 초점을 맞춰 치료비가 부족한 사람들을 월2회 선정해 도움을 주고 있다.

▲ 해인정사 주지 자원 스님

해인정사는 매년 정월 열나흗날 한내 모감주숲에서 동향제를 지내고 있다. 모감주나무는 경상남도 보호수다. 태풍 때 쓰러진 나무들을 안타깝게 여겨 자원스님은 모감주나무를 사기 위해 산림청에 연락해 30주를 사서 심기도 했다. 항상 곁에 있어 잘 알지 못했던 토지·공기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봄과 여름방학이 되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사찰문화 탐방에 들어간다. 연꽃단지가 조성된 습지로 여행을 떠나 카메라로 연꽃을 찍는 등 학생들이 좋아할만한 소재로 불교문화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홀수달 3번째 주 일요일에는 108 성지순례를 다닌다. 염주알 하나하나에 다녀온 절을 새기고 108개의 염주알이 모이면 성지순례가 끝나는 것이다. 다녀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살수계살림(불명을 받는 것)을 실시했고 2012년부터는 다시 2차 순례를 시작했다.

신도들도 해인정사에 애착이 많다. 신도들이 사찰음식보존연구회를 만들기도 했다. 이 단체는 사찰음식을 재현해보고 고추장 된장 청국장 같은 장 담구기 전수교육 등의 활동을 펴고 있다. 청국장의 경우 거제는 따뜻한 남쪽이라 발달하지 않았는데 말려서 나눠주는 식으로 계속 진행해오고 있다.

해인정사 신도들과 자원스님은 불교정신을 널리 알리고 사람들에게 잠시 쉬어나갈 수 있는 안식처를 제공한다. 자원스님은 "신도들이 꼭 어느 날에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고 평소에도 찾아오는 것처럼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절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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