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해저 침매터널 마지막 함체 연결 의미와 전망

최대 수심 등 각종 세계 신기록 작성…부산-경남,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통행료 1만원선 예상, 개통 60일 전 공고…완공 후 10여 일간 무료 시험운행

▲ 152m의 웅장한 높이를 자랑하는 거가대교 2주탑 사장교의 모습. 두 개의 사장교 모두 국내 최초로 적용된 프리 캐스트 공법 등 첨단 토목공법이 도입돼 눈길을 끌었다.

국내 최초, 세계 최장 6년만의 화려한 결실

지난 2004년 12월11일 착공된 거가대교. 지난 13일 마지막 침매가 연결되면서 대한민국 시공기술에 큰 획을 그었다. 전체 공정의 96% 가량이 완료된 셈이다.

수심 48m에 안착된 침매는 육상에서 함체를 제작해 수중으로 옮겨 연결한 것이다. 함체 1개의 길이는 180m, 너비 26.5m, 높이 9.97m, 무게 4만5,000t의 규모로 함체 1개를 만드는데 어마어마한 철근(2,070t)과 콘크리트(4만t)가 들어갔다.

거가대교 해저 침매터널은 일반적인 시공기술을 초월한다. 세계 최초로 내해가 아닌 거센 파도와 바람이 몰아치는 외해에 건설됐다.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깊은 수심 48m에 설치돼 그 위용을 자랑한다. 이 뿐만 아니다. 함체 길이 또한 세계 최장이며, 역시 세계 최초로 이중 조인트 함체 연결로 이뤄졌다.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은 "세계에 유례 없는 규모의 해저 침매터널은 토목 기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결과다"며 "6년간의 공사 기간 동안 예기치 못한 어려움들도 많았지만 신기술과 공법으로 극복해냈다"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경남·부산 상생, 새로운 경제권으로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거제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와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부산발전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거리는 기존 130.6km에서 48.5%가 줄어든 63.3km로 단축되며, 통행 시간도 기존 110.9분에서 65분으로 무려 46분(41.4%)이나 줄어든다. 하지만 실제 본보가 대략적인 시간을 측정해 본 결과 거제 송죽IC에서 출발, 부산에 도착하기까지 30분이면 충분했다.

이는 물류와 관광·의료·산업·교육 등 다방면에서 부산과 거제가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하며, 교류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부산과 거제 뿐만 아니라 통영·고성·사천, 더 나아가 광양·여수는 물론 목포까지 이르는 진정한 남해안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이로써 거제는 그 구간의 중심에서 관광 거제의 위상을 더욱 알릴 수 있는 초석을 다지게 됐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도 "부산과 경남의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함께 번영·상생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며 "부산의 물류·금융·서비스 산업과 거제의 조선·기계 산업이 서로 힘을 모아 나아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돼 기쁘다"고 환영했다.

문제는 통행료 그리고 '빨대효과'

그러나 모든 게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당장 통행료가 주민들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많다. 김 지사·허 시장 모두 시공사 측과 원만한 협의를 통해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통행료가 책정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이번에 들어간 총 사업비 3조1,000여 억원 가운데 1조9,000억원이 민간자본이며, 이는 40년간 통행료를 받아 원금을 회수하는 방식(BTO)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통행량이 예상보다 크게 미치지 못할 경우 경남도와 부산시는 향후 20년간 90% 수준까지 적자보전을 해줘야 한다.

지난해 7월 개통한 마창대교의 경우 경남도가 통행량을 잘못 예측해 연간 100억원을 민자에 지급해야하는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부산으로의 흡수 우려의 목소리도 심상치 않다. 많은 관광객의 유입이 예상되지만 그만큼의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데다 오히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여론이 높다.

국도 14호선 대체우회도로의 조기 완공으로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것은 물론 장목 관광단지 등 부수적인 관광 인프라 구축에도 더욱 정진해야 하는 시점이다. 거가대교 개통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거제시의 보다 발빠른 대응이 시급하다.

12월9일 개통, 이제 무엇이 남았나

현재 경남도와 부산시는 통행료로 1만원선으로 책정하고 있다. 하지만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1만2,000원 내지 1만3,000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측은 개통 60일 전에 협의를 통해 통행료를 공고할 예정이지만 진통은 예상된다.

이와 함께 남은 마무리 공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해저 침매터널의 바닥 아스콘 포장과 누수방지에 힘을 쏟을 것은 물론 사장교 펜스 설치 등도 이뤄진다. 또 사장교 바닥의 마지막 보수도 이뤄진다.

마무리 공사 후 10여 일간 무료로 시험운행을 하게 된다. 하지만 통행료 협의가 늦어지고, 시험운행 중 문제점이 드러난다면 거가대교 개통은 다소 늦춰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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