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양해각서(MOU) 체결 인수자금 조달능력에 초점

한화그룹이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14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화는 당장 이번주 초인 17일부터 3-4주간 일정으로 실사에 들어갈 예정이며 12월말에 산은과 본계약을 체결한 뒤 내년 3월말 전에 인수금액 잔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실사 저지 투쟁을 선언한 마당이어서 실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며 실사 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는 우발 채무나 부실이 매각 작업의 걸림돌로 부상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 한화는 6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는 인수 자금 마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장담하고 있으나 국내외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고 자금시장 경색도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한화가 계획대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의문시 되고 있다.

◇실사는 어떻게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국내외 사업을 정밀 실사하기 위해 100여명 규모의 실사단을 꾸렸다.

실사단은 홍동옥 경영기획실 재무팀장(부사장)을 단장으로 재무, 인사, 기획, 생산, 법무 인력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자문회사인 JP모건, 법무법인, 회계법인, 조선전문가 등의 외부 인사도 포함돼 있다.

해외 실사는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와 중국 산동성 옌타이 선박용 블록 공장을 주 대상으로 하게 된다.  특히 망갈리아 조선소는 부실규모가 최대 3천억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어 실사의 관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고용보장, 종업원 보상 등을 내세우며 산업은행과 이에 대한 협상을 끝내기 전에는 현장 실사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나서고 있어 대우조선해양 국내 사업장에 대한 실사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화는 그동안 진행했던 사이버 실사로 파악한 대우조선해양의 사업전망, 자산 등이 실제와 비교해 어떤지, 감춰진 부실이나 사업상의 제약 등이 있는지 정밀하게 파악하겠다는 방침이다.

◇ 자금조달 계획대로 될까

6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인수자금 조달에 대한 한화측의 거듭된 자신감 표명에도 업계는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외 금융위기로 인해 자금 조달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한화는 인수금액 보다 2조~3조원 많은 9조원대의 자금조달 루트를 확보했기 때문에 1~2건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전체 인수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가령 대한생명 지분 매각, 시흥 군자매립지 매각 등 주요 자금조달 계획이 실행되지 않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만큼 자금조달 계획을 넉넉히 세워놓았다는 것이다.

한화는 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해외자금 2군데 이상이 투자를 강력히 희망해오고 있어 금리 등 투자조건을 검토중이라며 해외자금의 투자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크게 악화된 국내외 자금시장, 실물경기 상황으로 인해 ‘수성’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추가 자금조달이 쉽겠느냐고 우려하고 있다.

또 조선 경기도 중국 변수 등으로 가변성이 큰 만큼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더라도 이를 성공적으로 경영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한화는 MOU 체결 이후 국민연금과 투자 참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나 국민연금의 참여 여부는 현 경제위기로 인해 불투명한 실정이다.

한화의 자금조달 계획에 대해서도 업계는 한화의 부채비율이 다른 주요 그룹에 비해 높아 재무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화는 MOU 체결에 따라 당장 입찰 금액의 3%를 이행보증금으로 산은에 납부해야 하며 12월말 본계약을 체결할 때 인수금액의 10%, 3개월 후인 내년 3월말 이전에 85%의 잔금을 각각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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