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정남 사진작가와 '거제 한 컷' 찾기66】 일운면 '공곶이 4색 포토존'

사진은 촬영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과거의 시간이 남긴 산물이다. 사진은 흔한 일상에서부터 역사적인 순간까지 한 장 한 장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거제에는 사진으로 거제의 오늘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 거제 모습을 고스란히 후대에 남겨주는 것을 자신의 업보라 생각하며 늘 새벽이슬과 은하수와 벗하며 살아가는 류정남 작가다. 류 작가의 취미는 거제의 포토존 명소 만들기다. 최근 10년 동안 그가 만들고 소개한 촬영지는 이른바 거제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거제 한컷'은 류 작가와 함께 떠나는 '인생 사진 남기기'코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거제의 비경을 소개해 새로운 거제의 관광지 및 포토존을 개발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거제 한컷'은 기존에 잘 알려진 관광지에서 '인생 사진' 남기는 법도 공유할 예정이다. 류 작가와 거제신문이 함께 만드는 포토스토리텔링 '거제 한 컷'은 누군가에게 추억이 되고 먼 미래엔 반짝이는 거제의 과거로 기억될 것이다.  - 편집자 주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류정남 사진작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이 찾아오는 거제는 봄을 알리기 위해 봄의 전령(傳令)인 꽃들이 앞다퉈 망울을 터뜨린다. 

경칩(驚蟄·3월5일)도 지나고 곧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씨 뿌릴 준비를 해야 하는 춘분(春分·3월21일)이 다가온다. 

노란 별빛이 쏟아지는 공곶이에는 온통 봄으로 넘실거리고 있었다. 동쪽 바다에서 불어오는 갯내음도 찬 기운을 쏙 빼고 포근하기만 하다. 

공곶이는 거제 동남쪽 끝자락 구석에 있다. 바다 쪽으로 뻗은 육지를 뜻하는 곶(串)과 엉덩이 고(尻)가 결합해 '엉덩이처럼 튀어나온 지형'을 뜻한다. 

이곳은 1866년 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의 은신처였으며, 1969년부터 강명식·지상악 부부가 반평생 구슬땀으로 일궈온 친환경 수목원이다. 

공곶이하면 '수선화'라는 수식어가 강하게 자리매김해 있지만 공곶이에는 수선화만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공곶이를 향하는 발걸음은 오는 길이 가파르고 힘들어도 사계절 쉼 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곶이 수선화꽃밭 너머 하얀 몽돌해변을 만난다. 이곳에는 공곶이를 다녀간 사람들이 정성으로 쌓아 올린 돌탑이 옹기종기 군락을 이루며 바다 건너 내도를 바라보고 있다. 

최근에는 강명식·지상악 부부의 가족들이 공곶이 몽돌해변 아름드리 후박나무 주변으로 포토존을 만들어 운치를 더하고 있다. 류 작가는 이번 한컷 촬영에서 공곶이의 수선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포토존 스팟이 있다며 소개했다.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류정남 사진작가

# 공곶이 333계단 

공곶이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공곶이로 내려가는 333계단을 만난다. 333개가 맞다 안맞다 이견도 많지만 겨울이면 빨간 동백꽃 융단이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하지만 겨울이 아니어도 좋다. 봄·여름·가을은 신록 가득한 천국의 계단과 터널이 반기고 있어서다.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류정남 사진작가

# 후박나무 너머 몽돌해변

공곶이에는 커다란 줄기를 뻗은 후박나무가 많다. 팔만대장경을 제작할 때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거제에서 산벚나무와 함께 벌목했다는 후박나무는 공곶이에서도 제 몫을 하고 있다. 

이번 한컷에선 공곶이의 수많은 후박나무중 수선화밭을 지나 해안가에 앉은 후박나무를 중심으로 촬영했다. 파도와 몽돌이 부대끼며 자글거리는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삼고 코앞에 보이는 내도(內島)를 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껴보면 어떨까?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류정남 사진작가

# 햇살 담은 돌담과 뽈똥(보리수) 군락

바다와 맞닿은 공곶이는 바람이 거센 편이다. 동글동글한 몽돌로 차곡차곡 쌓아 놓은 공곶이의 방풍막 재료는 공곶이 앞 바다에 지천으로 깔린 햐얀 몽돌이다. 햇살 가득한 몽돌 담벼락에 기대어 바다를 바라보며 남기는 사진이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돌담장 앞에는 뽈똥(보리수)이 지천이다. 군락 사이에는 최근 포토존으로 사용하기 위해 길을 내놨다.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며 새콤달콤 뽈똥을 채취해 먹던 옛 추억과 함께 뽈똥 군락 사이에 서서 바다를 마음껏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최대윤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최대윤

■ 류정남 작가의 '사진찍기 Tip' 

공곶이는 4계절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이미 한 컷에서 겨울 동백터널을 소개했지만 이번에는 계단 아래쪽에서 신록 가득한 333계단과 터널을 담았다. 계단에서 촬영은 카메라의 시선이 낮을수록 모델이 길고 이뻐 보인다. 공곶이 몽돌해변의 후박나무는 모델이 후박나무에 앉는 것부터 시작한다. 바다 건너 내도를 배경으로 촬영하되 나뭇가지의 생긴 모양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좋다. 조리개를 조절한 실루엣 촬영도 매력적이다. 공곶이 돌담에서의 촬영은 돌담이 생긴 모양과 질감을 살리기 위해 정면 사진 보다는 비스듬히 촬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보리수 군락지에선 보리수와 함께 바다와 하늘을 카메라에 충분히 담을 수 있도록 카메라 각도 조절에 노력해야 한다.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류정남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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