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어떤 사람이 부처를 찾아가 호소했다. 

"저는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게 없으니 도대체 무슨 연유일까요?" 
"그것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저는 가진 게 없는 빈털터리입니다. 남에게 줄 것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 해도 남에게 줄 수 있는 일곱 가지는 있는 법이다."

①화안시(和顔施) 얼굴빛을 환하게 ②자안시(慈顔施) 눈빛을 편하고 부드럽게 ③언사시(言辭施) 말씨를 부드럽게 ④심려시(心廬施) 상대방을 배려해주기 ⑤사신시(捨身施) 몸을 움직여 돕기 ⑥상좌시(床坐施) 자리를 양보 ⑦방사시(房舍施) 지나는 나그네에게 방을 빌려주고 또는 '찰시(察施)'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기. 

이것을 부처의 '무재칠시(無財七施)'라고 한다. 숨 막힐 듯 아귀다툼하는 이 사회에서 이러한 보시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고 어쩌면 돈으로 돕는 것 보다 훨씬 더 필요하다.

나는 요즈음 거의 매일 저녁 탁구를 치는데 참으로 즐겁고 건강에도 좋은 전천후 운동이지만 상대방과 겨루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매너와 에티켓이 필요하다. 아래 탁구 10 계명은 인터넷에서 퍼 온 것인데 관련 무재칠시의 번호를 괄호 안에 넣어본다.

① 복식경기 때 실수한 파트너에게 잔소리 금지(1·2·3·4). 복식은 서로 짝을 지어서 하는데 실수한 자신의 파트너에게 잔소리를 하면 듣는 사람은 기분이 나빠진다. 실수를 하고 싶어 한 것도 아닌데 경기 중에 그렇게 잔소리를 하는가? 그것이 듣기 싫어 라켓을 집어던지고 가는 사람도 보았다. 꼭 지적할 말이 있으면 게임을 마친 후에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부드럽고 정중하게 말하여야 한다. 

②상대방이 공 주우러 갈 때 따라가기(4·5). 탁구를 좀 치는 사람이 아니면 잘 모르는 매너인데, 탁구공은 다른 곳으로 굴러가게 마련이고 멀리 간 경우 한 사람은 주우러 가는데 그 상대방이 그냥 제자리에 있으면 줍는 사람은 살짝 기분이 나빠진다. 굳이 둘이 주우러 갈 필요는 없지만(특별히 공의 행방을 몰라 둘이 다 필요한 경우는 있다.) 그래도 같이 돕는다는 몸짓은 서로를 흐뭇하게 한다.

③시합구(경기용) 먼저 준비(7) 공 하나에 1000원정도로 비싸지는 않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녹아있다. ④게임(연습) 전 '반갑습니다' 끝나고 '잘 쳤습니다' 인사하기(1·2·3·4)는 기본중의 기본.

⑤ 네트나 에지로 득점한 경우 미안함 표시(4) ⑥상대방이 자세 잡고 나서 서비스(4) ⑦서브는 규정을 지켜서 (16㎝ 이상 띄우기·손바닥 오픈) ⑧음주 후에는 탁구 금지.

⑨고수를 너무 오래 붙잡지 않고(4) 대기자가 있으면 양보하기(6). 탁구장에서 하수일수록, 신입생일수록 뻘쭘하게 혼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같이 치자고 제안하거나 다른 사람과 치도록 주선해주기도 큰 배려에 속한다.

⑩너무 흥분해 소리치지 말자(3). '승부는 이기는 것이 예절이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쳐서 이기도록 노력해야(그리고 수시로 핫띵을 외쳐야) 나와 상대방의 발전을 함께 이룰 수 있겠지만 이게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 나는 타고난 승부욕이 있어 게임은 소리치면서 열심히 하고 이것을 장점으로 여기지만 그것이 지나쳐서 나의 외침과 몸짓이 상대방에게 거슬리지는 않을까 한 번씩 자성해본다. 

거문고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려면 줄이 너무 느슨하지도 너무 팽팽하지도 않고 적당해야 하니 이것이 바로 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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