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고현동 고현천변에 소풍나온 어린이들 모습. @김용호
거제 고현동 고현천변에 소풍나온 어린이들 모습. @김용호

인자 봉께 유치원에 새 학기가 열맀는 갑네. 꽃은 아직 멀었는데, 고현천 뚝방에는 꽃 보담도 더 예쁜 어린이들이 선생님 손을 잡고 나온 거로 봉께나. 해나 봄 햇살에 애기들 얼굴 끄실릴까 싶어가이꼬 커다란 모자를 쓴 모습도 얼매나 좋은지….

장개도 안 가고, 시집도 안 가고, 결혼해도 아는 안 놓는 이 세상에서 저리도 예쁜 얼라들을 낳아 길러서 유치원에 보내는 부모들은 얼매나 고마븐가 말이다. 만장거치 박수를 받아야 되는, 진짜로 애국자다. 

올해 초등학교 신입생이 '빵' 명인 학교가 전국에 157개 학교나 된다칸께나, 얼매나 심각한 일인가 말이다. 

빵 명인 그 초등학교에서 이 귀여운 유치원생들을 보모, 얼마나 부럽고 모셔가고 싶것노. 

이 귀한 우리나라의 보배들, 너므 얼라들이 아이다. 모두 우리 얼라들 아이가. 튼튼하고 무럭무럭 자라라.

질러서 가야 되는데, 뚝방길은 쫍고, 유치원 얼라들은 너무 이쁘고, 선생님들은 조심에 조심을 하고 있어서 나는 그저 뒤를 쫄쫄 따라간다. 앵무새나 종다리보담도 더 듣기 좋은 어린이들의 재잘대는 소리를 들으며. 

드디어 삼거름에 들어서 나는 유치원의 대열과 헤어졌다. 아무도 안 쳐다봐도 손을 흔들었다. 속으로 '아이고 우리 유치원 원생님들 자리 가입시다'라꼬 인사함시로.

거제 고현동 고현천변에 소풍나온 어린이들 모습. @김용호
거제 고현동 고현천변에 소풍나온 어린이들 모습. @김용호

 

표준어 기사

이제 보니, 유치원에 새 학기가 열렸는 모양이네. 꽃은 아직 멀었는데, 고현천 둑방에는 꽃 보다도 더 예쁜 어린이들이 선생님 손을 잡고 나온 엇을 보니. 혹시 봄 햇살에 애기들 얼굴 그을까 싶어서 커다란 모자를 쓴 모습도 얼마나 좋은지….

장가도 안 가고, 시집도 안 가고, 결혼해도 아이는 안 낳는 이 세상에서 저리도 예쁜 에기들을 낳아 길러서 유치원에 보내는 부모들은 얼마나 고마운가 말이다. 많은 박수를 받아야 되는, 정말 애국자다.

올해 초등학교 신입생이 빵 명인 학교가 전국에 157개 학교나 된다고 하니까 얼마나 심각한 일인가 말이다. 빵 명인 그 초등학교에서 이 귀여운 유치원생들을 보면, 얼마나 모셔가고 싶겠는가! 이 귀한 우리나라의 보배들, 남의 애들이 아니다. 모두 우리의 아이들 아닌가. 튼튼하고 무럭무럭 자라거라.

추월해서 가야 되는데, 둑방길은 좁고, 유치원 원생들은 너무 예쁘고, 선생님들은 조심에 조심을 하고 있어서 나는 그저 뒤를 졸졸 따라간다. 앵무새나 종다리보다도 더 듣기 좋은 어린이들의 재잘대는 소리를 들으며.

드디어 삼거리에 들어서 나는 유치원의 대열과 헤어졌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아도 손을 흔들었다. 속으로 ‘아이고 우리 유치원 원생님들 잘 가십시다.’로 인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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