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정남 사진작가와 '거제 한 컷' 찾기65】 장승포수변공원 '지명 조형물'

사진은 촬영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과거의 시간이 남긴 산물이다. 사진은 흔한 일상에서부터 역사적인 순간까지 한 장 한 장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거제에는 사진으로 거제의 오늘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 거제 모습을 고스란히 후대에 남겨주는 것을 자신의 업보라 생각하며 늘 새벽이슬과 은하수와 벗하며 살아가는 류정남 작가다. 류 작가의 취미는 거제의 포토존 명소 만들기다. 최근 10년 동안 그가 만들고 소개한 촬영지는 이른바 거제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거제 한컷'은 류 작가와 함께 떠나는 '인생 사진 남기기'코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거제의 비경을 소개해 새로운 거제의 관광지 및 포토존을 개발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거제 한컷'은 기존에 잘 알려진 관광지에서 '인생 사진' 남기는 법도 공유할 예정이다. 류 작가와 거제신문이 함께 만드는 포토스토리텔링 '거제 한 컷'은 누군가에게 추억이 되고 먼 미래엔 반짝이는 거제의 과거로 기억될 것이다.  - 편집자 주

거제 장승포항 수변공원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 장승포항 수변공원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장승포항에는 옹기종기 모여 정박해 있는 배들과 항구를 드나드는 배들을 만날 수 있다. 하얗고 빨간 두 개의 등대가 문지기처럼 장승포항을 지키고 선 풍경과 비릿한 바다내음이 코끝을 스치는 경험은 장승포항이 주는 서정적 선물이다. 

이곳은 정겨운 갱상도 사투리가 표준어인 토박이 어부들 살아가는 모습을 마주할 수 있고 사계절의 다양한 모습으로 방문객의 감성을 자극하며 낭만을 채우는 엄마의 품과 같은 곳이기도 하다. 

봄바람에 흥에 겨운 파도가 춤을 추는 날이면 장승포수변공원 너머 동백섬 지심도를 바라보며 걷는 재미도 장승포에서만 볼 수 있는 멋스러운 일이다.

거제 장승포항 수변공원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 장승포항 수변공원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이번 거제 한컷은 장승포수변공원이다. 최근 장승포수변공원에 색다른 조형물이 설치됐다는 입소문을 들어서다. 

원래 장승포수견공원에는 지난 2019년 장승포라이온스클럽이 기증한 조형물이 있었다. 이 조형물은 장승포수변공원을 찾은 사람들을 반기는 장승포수변공원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9월 거제를 찾은 반갑지 않은 손님인 태풍 '힌남노'가 몹쓸 짓을 했다. 파손된 조형물을 복구하기 위해 거제시와 지역민들은 고심했지만, 복구 비용이 만만찮았다. 

결국 거제시와 장승포동은 팔색조라이온스, 장승포 주민과 의견을 수렴했고 거제시 해양항만과의 지원으로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기로 했다. 

새로운 조형물은 누가 봐도 장승포항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제작하는데 중점을 뒀다. 

요즘 여행객은 여행지마다 기념사진을 남기며 여행지를 홍보하고 있지만 장승포항에는 장승포의 이름을 알릴 조형물이 없었다. 

거제 장승포항 수변공원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 장승포항 수변공원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장승포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지심도나 장승포를 찾는 여행객들이 장승포를 아름답다고 극찬하면서도 장승포라는 지명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영어로 알리기엔 장승포의 영문스펠링이 너무 길어 누가봐도 장승포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디자인 선정에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장승포수변공원의 지명 조형물은 빨강·노랑·파랑·하얀색으로 물들인 '장승포'라는 철제 글자를 겹겹이 오려 붙였다. 장승포항의 매력중 하나인 등대 이미지를 살리려는 노력도 충실해 보였다. 

장승포항은 1889년 체결된 조일통상장정(朝日通商章程) 이후 몰려든 일본인의 어업 침탈, 일제강점기 일본인 어업인이 만든 현대화된 도시, 1950년 12월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비롯한 흥남철수작전 피난민의 수용, 1970년대 조선업의 발달로 1990년대 승격한 장승포시의 영광, 거가대교 개통 후 불꺼진 항구로 이어진 굴곡진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불꺼진 항구로 불리던 장승포항은 최근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장승포수변공원 가장자리에 앉아 장승포항의 밤을 비추는 장승포차를 비롯해, 몇년째 장승포항에 활기를 불어준 거제맥주축제, 새해마다 거제의 희망을 노래하는 불꽃축제와 거제 예술의 메카인 거제문화예술회관으로 인해 장승포항의 찬란했던 옛 영광이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거제 장승포항 수변공원에서 촬영중인 류 작가. @최대윤
거제 장승포항 수변공원에서 촬영중인 류 작가. @최대윤

■ 류정남 작가의 '사진찍기 Tip' 

비가 오는 날 사진 촬영을 한다는 게 여간 속상한 일이 아니다. 적당한 빛과 적당한 분위기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장승포수변공원에 조성된 '장승포 지명 조형물'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장승포항을 홍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 오는 날 촬영은 카메라나 촬영자가 비에 맞지 않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며 맑은 날 보다 빛의 양이 적어지고 색감이 진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노출 보정과 채도를 조정해 맑은 날에 비해 밝게 촬영하는 것이 좋다. 

거제 장승포항 수변공원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 장승포항 수변공원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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