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정남 사진작가와 '거제 한 컷' 찾기64】 거제면 '소랑마을 봄마실'

사진은 촬영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과거의 시간이 남긴 산물이다. 사진은 흔한 일상에서부터 역사적인 순간까지 한 장 한 장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거제에는 사진으로 거제의 오늘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 거제 모습을 고스란히 후대에 남겨주는 것을 자신의 업보라 생각하며 늘 새벽이슬과 은하수와 벗하며 살아가는 류정남 작가다. 류 작가의 취미는 거제의 포토존 명소 만들기다. 최근 10년 동안 그가 만들고 소개한 촬영지는 이른바 거제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거제 한컷'은 류 작가와 함께 떠나는 '인생 사진 남기기'코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거제의 비경을 소개해 새로운 거제의 관광지 및 포토존을 개발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거제 한컷'은 기존에 잘 알려진 관광지에서 '인생 사진' 남기는 법도 공유할 예정이다. 류 작가와 거제신문이 함께 만드는 포토스토리텔링 '거제 한 컷'은 누군가에게 추억이 되고 먼 미래엔 반짝이는 거제의 과거로 기억될 것이다.  - 편집자 주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불어오는 춘풍(春風)에 가슴이 설렌다. 먼 바다서 불어오는 서슬퍼런 거제 겨울의 똥(?)바람과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동장군의 심술이 물러나고 어느덧 봄이 우리 곁에 다가왔다. 

요즘 거제의 들판 곳곳에는 돋아난 쑥과 매화 향으로 가득하다. 가만히 있기에는 봄은 너무 아름답고도 짧다.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몸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그만인 계절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이 있다면 갯가에 불어오는 바람과 봄볕을 맞으러 나들이하며 건강을 다져보는 것은 어떨까. 제철 맞은 봄도다리로 잃어버린 입맛을 되살리고 기운을 북돋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번 거제 한 컷은 거제에서 가장 물결이 잔잔한 곳인 거제면 소랑마을을 찾았다. 

소랑마을은 조선 영조 때 기록에는 효랑포(孝浪浦)로 불렸다가 고종 26년(1889) 소랑(小浪)리로 바뀌었다.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의 서쪽에 자리한 소랑마을은 통영과 거제를 마주하는 거제만과 맞닿은 데다 산달도가 막아 파도가 잔잔하다고 이름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거제 동쪽 옥포동의 팔랑포와 반대의 뜻을 지닌 지명이다. 

예전 소랑마을에서는 산달도와 한산도가 떠 있는 거제만의 잔잔한 파도를 감상하는 풍경이 일품이었지만 몇년 전 산달도에 연륙교가 만들어지면서 소랑마을에서 보는 제1경은 산달도 연륙교가 됐다. 

지난 2018년 산달연륙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산달도는 도선이 왕래하던 고당(해미당)마을과 더 가까웠지만 잘 정비된 도로와 섬을 잇는 연륙교 덕분에 산달도와 소랑마을이 더 가까워졌다.

어촌마을인 소랑마을은 어선이 드나드는 바다와 포구의 풍경도 있지만 제법 너른 들판 덕에 논밭 농사도 많다.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봄을 맞은 소랑마을의 논두렁에는 여린 쑥잎이 앞다퉈 고개를 내밀고 챙이 큰 모자를 쓴 어르신들이 용돈벌이로 봄쑥을 캐고 있는 모습이 퍽 정겹다.

소랑마을은 거제에서 제일 맛나다는 '굴' 양식의 역사가 서린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굴을 양식하는 방법은 과거에는 바위에 종자를 붙이는 '투석식'이었으나 1970년대 이후에는 소랑마을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수하식(양식생물을 수중에 매달아 양성하는 방법)'으로 자리매김 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소랑마을은 우리나라 굴 수하식 양식의 효시 마을을 기념하기 위해 특화사업을 지원받아 문화교류관과 나눔관 그리고 소랑바다광장이 만들어져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번 한컷 촬영의 배경은 소랑바다광장에 만들어진 대형 의자 조형물, 잔잔한 파도, 그리고 산달 연륙교다.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촬영중인 류정남 사진작가. @최대윤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촬영중인 류정남 사진작가. @최대윤

 

■ 류정남 작가의 '사진찍기 Tip' 

소랑마을에 최근 만들어진 소랑바다광장은 빨간색 대형 의자 조형물이 바다를 등지고 설치돼 있다. 거인이 사용했을 법한 의자에 모델을 앉혀 촬영하면 의자만 부각되고 모델은 돋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의자 조형물 뒷 배경인 산달연륙교와 잔잔한 소랑마을 앞바다를 배경으로 모델의 다양한 포즈와 위치가 요구된다. 

소랑바다광장에 설치된 나눔관 옥상은 광장에서 의자 조형물 중심 배경보다 바다 배경을 촬영하고 싶으면 오르면 된다. 짧은 봄마실이 아쉬워 시간을 쪼개 소랑마을의 옆 동네인 고당(해미당)마을의 방조제(거제면 고당마을에서 둔덕면 어구 가는 길 서쪽 해변 위치)를 찾았다. 방조제길 가장자리에 방품림으로 조성한 소나무길이 제법 매력적이어서 찾았는데 최근 벌채 작업으로 다소 아쉬웠다.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거제면 '소랑마을'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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